알라딘

헤더배너
상품평점 help

분류

이름:이수정

최근작
2023년 7월 <곡옥 2>

곡옥 1

순장이라는 단어가 주는 야릇한 비애감과 그 틈새에서 다가오는 무수한 사연들이 거리를 조정해오면서 나의 혈관과 피부, 모든 세포 속을 파고들었다. 사랑하는 이와 가족들을 두고 무덤 속으로 걸어가는 사람과 짐승의 울부짖음이 나의 심장을 긁고 지나간 그날 오후, 나는 지산동 박물관과 고분군 사이를 맨발로 걷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대가야는 고대 국가로의 성장을 하지 못하거나 신라에 의해 멸망당한 국가로 알려져 있다. 한국사에서는 거의 잊힌 역사였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기록에도 가야사는 빠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령의 대가야가 연맹체의 이름을 가야라고 한 것으로 어떠한 형태로든 단일 체제로 분류되어 왔다는 반증을 담보하고 있다. 5세기 후반의 대가야는 중앙집권화가 상당히 진전되어 관료조직이 정비되고 백제·신라에 비견되는 영역국가로서 실존하고 있었다. 물론 외형은 단일 연맹체라고 하더라도 내면적으로는 상호 견제가 가능한 분절 체계가 존재했다는 것도 당연한 사실이다. 철의 제국이라고 불리던 가야의 진정한 멸망의 원인은 무엇일까? 신라는 전기 가야연맹의 주체였던 금관가야를 491년(532)에 흡수했다. <삼국사기>?법흥왕 본기?에 김유신의 증조부인 김구해는 자신의 지배권을 인정받는 조건으로 신라에 투항했다. 그러던 중에 후기 가야 연맹체의 주체인 대가야마저 신라에 의해 멸망함으로써 가야는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이사부와 사다함의 공격으로 521년의 대가야의 역사를 종결지었다는 표면적이고 직접적인 사건으로 역사는 서술하고 있지만 그것은 가야의 국력이 여기까지 이르게 된 그 근본 이유가 되지 못한다. 소설 <곡옥>은 역사적 고증보다 더 깊은 곳에 숨은 대가야사 멸망의 이유를 찾아 나서고 있다. 순장과 결부된 민심의 와해 내지는 분열의 징후와 새로운 문명, 불교의 도래에 따른 신· 구 문화 대립이 대가야 멸망의 가장 원초적인 원인이 아니었을까 하는 이야기이다. 역사적인 사실이라는 밑그림 위에 가상 할 수 있는 허구의 자리를 더함으로써 보다 다양한 대가야에 대한 인식의 틀을 획득할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현재로는 더 이상의 발굴이 어려운 대가야의 이야기를 재조명해 보려는 게 소설의 의지이다.

곡옥 2

순장이라는 단어가 주는 야릇한 비애감과 그 틈새에서 다가오는 무수한 사연들이 거리를 조정해오면서 나의 혈관과 피부, 모든 세포 속을 파고들었다. 사랑하는 이와 가족들을 두고 무덤 속으로 걸어가는 사람과 짐승의 울부짖음이 나의 심장을 긁고 지나간 그날 오후, 나는 지산동 박물관과 고분군 사이를 맨발로 걷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대가야는 고대 국가로의 성장을 하지 못하거나 신라에 의해 멸망당한 국가로 알려져 있다. 한국사에서는 거의 잊힌 역사였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기록에도 가야사는 빠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령의 대가야가 연맹체의 이름을 가야라고 한 것으로 어떠한 형태로든 단일 체제로 분류되어 왔다는 반증을 담보하고 있다. 5세기 후반의 대가야는 중앙집권화가 상당히 진전되어 관료조직이 정비되고 백제·신라에 비견되는 영역국가로서 실존하고 있었다. 물론 외형은 단일 연맹체라고 하더라도 내면적으로는 상호 견제가 가능한 분절 체계가 존재했다는 것도 당연한 사실이다. 철의 제국이라고 불리던 가야의 진정한 멸망의 원인은 무엇일까? 신라는 전기 가야연맹의 주체였던 금관가야를 491년(532)에 흡수했다. <삼국사기>?법흥왕 본기?에 김유신의 증조부인 김구해는 자신의 지배권을 인정받는 조건으로 신라에 투항했다. 그러던 중에 후기 가야 연맹체의 주체인 대가야마저 신라에 의해 멸망함으로써 가야는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이사부와 사다함의 공격으로 521년의 대가야의 역사를 종결지었다는 표면적이고 직접적인 사건으로 역사는 서술하고 있지만 그것은 가야의 국력이 여기까지 이르게 된 그 근본 이유가 되지 못한다. 소설 <곡옥>은 역사적 고증보다 더 깊은 곳에 숨은 대가야사 멸망의 이유를 찾아 나서고 있다. 순장과 결부된 민심의 와해 내지는 분열의 징후와 새로운 문명, 불교의 도래에 따른 신· 구 문화 대립이 대가야 멸망의 가장 원초적인 원인이 아니었을까 하는 이야기이다. 역사적인 사실이라는 밑그림 위에 가상 할 수 있는 허구의 자리를 더함으로써 보다 다양한 대가야에 대한 인식의 틀을 획득할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현재로는 더 이상의 발굴이 어려운 대가야의 이야기를 재조명해 보려는 게 소설의 의지이다.

가나다별 l l l l l l l l l l l l l l 기타
국내문학상수상자
국내어린이문학상수상자
해외문학상수상자
해외어린이문학상수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