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있는 곳에 법이 있다”(ubi societas ibi ius)는 말이 있다. 이는 어떤 의미인가? 우리는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통하여 삶을 살아간다. 삶의 과정에서 다른 사람과의 이해가 충돌하여 갈등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 갈등을 바르고 타당하게 해결하기 위한 잣대로서 법이 기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어머니 뱃속에 잉태할 때부터 죽음에 이를 때까지 법의 지배를 받으면서 살아간다. 이런 의미에서 착하고 선한 사람을 ‘법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이다’라고 하는 말은 옳은 말이 아니다. 그래서 “법에 대한 무지는 용서받지 못한다”(Ignorance of the law is no excuse). 가혹한 표현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현대사회를 살아가다 보면 엄연한 사실로 다가온다. 우리는 법의 무지를 변호사의 조력이나 각종 인터넷상의 정보를 통해 보완하려고 한다. 양자는 분쟁해결능력과 비용의 측면에서 각기 장단점이 있다.
그동안 법학자들은 건강한 시민이 법률분쟁에 휘말리는 일을 예방하고 법률전문가의 도움 없이 자신의 법률문제를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지침서를 만들어 왔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교양법학서와 법학입문서는 법학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고, 이론적으로 접근하여 일반인이 일상생활에서 흔히 만나게 되는 법률문제를 해결하는 데 별로 도움을 주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하여, 저자들은 학생들이 대학생활을 마치고 시민사회의 일원으로서 삶을 영위하면서 겪게 되는 법률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아울러 일반인이 머리맡에 놓아두고 언제든지 궁금한 사항을 찾아볼 수 있는 ‘알기 쉬운 생활법률’을 집필하기로 마음먹었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쉬운 생활법률이 되도록 하기 위해, 이 책은 다음과 같은 서술방식을 따르고 있다.
첫째, 사람은 경제활동을 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혼인하여 가정을 꾸미고, 이를 위해 주택을 임차하거나 구입할 것이고 금전거래 등을 하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민사와 세금문제를 중심으로 서술하였다. 즉 취업과 동시에 맞게 될 근로관계ㆍ근로소득세, 가정생활에서 접하게 될 혼인ㆍ이혼ㆍ부양ㆍ상속ㆍ유언ㆍ상속세, 부동산과 금전의 거래에서 발생하는 부동산등기ㆍ임대차ㆍ매매ㆍ담보ㆍ이자ㆍ취득세ㆍ증여세ㆍ양도소득세 등을 다루었으며, 건전한 시민의 일상생활과 거리가 먼 형사문제 등은 기술하지 않았다.
둘째, 일상생활에서 비교적 빈번하게 일어나는 민사ㆍ세금문제를 구체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함으로써 법의 내용을 친근하고 알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법학을 전공하지 않는 학생이나 일반인에게 실생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사례교육보다 우수한 교육방법은 없으며, 이는 법학을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셋째, 법학을 전공하지 않는 학생과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법률용어를 피하고 가능한 일상생활 용어를 사용하였다.
넷째, 교양법학서의 성격상 판례를 제외하고 다른 문헌을 인용하지 않았다. 문헌을 인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집필과정에서 다른 문헌을 전혀 참조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주지하다피시 저술은 문학작품과 달리 상상만으로는 할 수 없고, 항상 다른 저서나 연구업적을 참고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저자들도 ‘알기 쉬운 생활법률’을 집필하면서 가능한 많은 문헌을 참조하였다. 다만 일반인이나 학생들의 민사나 세금문제와 유사한 사건을 참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판례만을 인용하여 미주로 처리하였다.
아무튼 ‘알기 쉬운 생활법률’이 생활 속의 법률노트로서 독자들의 법률지식 확대는 물론이고 법률분쟁 해결에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저자들의 소박한 심정이다. 끝으로 이 책이 나오기까지는 많은 분의 격려와 도움을 받았다. 점점 열악해지는 출판환경으로 인하여 교과서를 출간하기가 저자들의 연구열정과 부지런함과는 무관하게 더욱 어려워진 것이 우리나라 현실이다. 흔쾌히 이책이 독자들을 만날 수 있도록 해 주신 피앤씨미디어 박노일 대표님과 김중용 부사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편집과 실무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심성보 이사님과 김인숙 과장님께 고마움을 전한다. 또한 우수한 성적으로 변호사시험에 합격하여 실무연수 중에 귀중한 시간을 내어 꼼꼼한 교정으로 고생한 최신아 변호사의 고마움을 잊을 수 없다. 국가사회에 봉사하는 법조인으로 대성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