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수의 글]
커제 9단을 완파한 후 더 이상 적수가 없는 알파고는 바둑계에서 은퇴를 선언했다.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게 얻은 1승은 바둑 역사에서 인간이 인공지능을 이긴 유일한 1승으로 남았다. 이런 결과는 ‘머지않아 인간이 인공지능의 지배를 받게 될 것’이라는 두려운 미래를 상상하게 만든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될까?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는 극단적 미래상은 ‘생각해볼만한 미래’이긴 하지만, 이런 미래가 도래할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단적인 두려움이 활개를 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미래학과 미래적 사고를 가르치고 연구해온 한 사람으로서, 《슈퍼 예측, 그들은 어떻게 미래를 보았는가》는 일반인은 물론이고 미래연구자가 되고 싶은 이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한마디로,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을 제대로 가르쳐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초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미래예측은 대단히 중요한 기술이다. 하지만 미래예측에 대한 신화적 사고나 잘못된 인식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 기술을 습득하는 것을 포기하거나 폄하한다. 물론 미래를 예측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다. 누구나 노력하면 충분히 습득할 수 있다. 저자들의 말처럼 슈퍼 예측가들이 사용하는 방식들은 타고난 능력이 아니며, 누구나 훈련을 통해 충분히 장착할 수 있는 생각의 기술이다. 이것이 바로 미래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이 책을 많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이유다.
최윤식_미래학자이자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장, 전 뉴욕주립대 미래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