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이제는 우리 숲을 누릴 자격이 있다. 그리고 우리 숲을 폄하만 할 것이 아니라 자부심을 가져야 할 때다. 무엇엔가 자부심을 느끼는 일이 억지로 되지는 않는다. 우선 그 대상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알면 사랑하게 된다. 우리 숲에 대한 지식의 외연을 넓혀 가다보면 어느새 숲에 애착을 느끼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을 세상으로 내보내는 이유이다.
이 책을 펴내는 이유는 어쩌면 단순하다고 할 수 있다. 지난 수백 년 동안 이 땅의 생명문화유산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했던 명목 소나무를 발굴 정리하여 기록으로 남기는 한편, 산업화와 도시화로 쇠약해진 명목 소나무들을 보다 철저하게 보호 관리하여 우리 곁에 오랫동안 머무르게 하고픈 염원 때문이다.
"나무 심기 가장 좋은 때는 20년 전이었다. 그 다음으로 좋은 때는 바로 지금이다"라는 말이 있다. 좋은 때를 놓쳤다고 계속해서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지금이 그 다음으로 좋은 때임을 깨닫고 학교에 나무를 심자. 심을 곳이 없다는 말은 핑계에 불과하다. 담벼락을 허물고 모퉁이 땅을 갈아엎어 나무를 심자. 학교에 숲을 만들자.
우리 민족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는 예나 지금이나 소나무지만, 소나무가 정작 이 땅에서 점차 사라지는 실상은 잘 모른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우리가 소나무를 아끼고 사랑하는 정서적 근원을 현장 답사를 통해서 밝히고, 우리 문화의 다양한 영역 속에 자리 잡은 소나무의 위상을 나름대로 정리하는 한편, 우리 곁을 점차 떠나고 있는 소나무를 지키고 가꾸고자 펼치는 여러 활동도 담고자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