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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예술

이름:전민조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44년, 일본

최근작
2022년 9월 <전민조의 스케치북>

그때 그 사진 한 장

사진을 찍는 일은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사진은 자신을 위해서 찍는 것이었고, 남이야 어떻게 평가하고 생각하든지 오로지 자신의 기쁨과 보람만이 사진을 찍는 이유였다. 다만 카메라를 만진 지 30년의 세월이 흐르고 나니 느껴지는 것이 있다. 카메라를 든 이가 모든 편견에서 자유로울 때 좋은 사진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모르고 너무나 외곬으로 사진을 찍어 오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농부

“사진은 보이지 않는 대상은 찍을 수 없다. 그것이 사진의 한계였다. 나의 눈에 보여진 것은 모두 진짜로 보여 찍었지만 후에 대부분 가짜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정말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고 숨어 있었다.”

과거의 모습을 이제는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사진 속에 미이라처럼 영원히 정지된 30년 전 사람들은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그때 그곳에는 지금처럼 시간에 쫓겨 다니는 관광객들과 돈벌이에 혈안이 된 상인들이 우글거리지 않았었다. 가슴에 카메라를 주렁주렁 매단 젊은이가 정신없이 사진을 찍어대면 섬 처녀들은 얼굴이 빨개져서 달아났다. 수평선을 바라보며 염소와 송아지를 모는 귀여운 아이들, 물동이와 땔감을 머리에 이고 다니는 소녀들과 아낙네들의 표정은 너무나 평화로웠다. 그 시절에는 꿈이 있었다. 고독한 섬에서의 삶은 도회지에서와 같은 활기는 없는 척박한 삶이었지만, 돈으로는 살 수 없는 따뜻한 정이 있었다. 해안에서 부서지는 하얀 파도와 바람을 타고 비상하는 갈매기들을 바라보면서 시간이 흐르면 섬의 풍경도 덧없이 변해 버릴 것 같은 안타까움과 섬에 대한 뜨거운 애정으로 이 기록을 남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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