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시베리아 횡단을 꿈꾸는 분들을 위한 여행기다. 그래서 러시아의 현실.역사.문화.종교 등에 관한 얘기를 많이 썼다가 꼭 필요한 것만 제외하고 거의 다 잘라냈다. 지면도 모자랐고 그런 부분은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쓰는 것이 합당하다는 생각에서 였다.
대신 나는 여행 중 겪은 사소한 얘기들을 많이 썼다. 직접 배낭을 메고 낯선 길을 가는 여행자들에게는 거대 담론이나 주관적인 감정보다는 사소한 사건, 사실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늘 여행자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 지식은 물론 그곳에서 보낸 체험의 깊이와 양 모두.
그러나 시베리아 횡단에 관한 책은 그리 많이 나온 편이 아니기에, 또한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며 기록한 글들이지만 앞으로 저 미지의 세계로 떠날 사람들에게 조그만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짧은 체험임에도 불구하고 책을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