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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국내저자 > 어린이/유아

이름:김영주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59년, 대한민국 서울

최근작
2024년 6월 <단비어린이 역사동화 시리즈 1 - 11권 세트 (전11권)>

책쾌

조선왕조는 정책적으로 서점의 설립을 금하거나 억제하였다. 통제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정책이었다. 그 때문에 서적의 유통은 책 거간꾼이란 뜻의 책쾌(冊?)라 불리던, 떠돌이 책장수들이 담당할 수밖에 없었다. 강압과 차별이 난무하던 사회적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책쾌 조생은 1720년 전후부터 1870년 전후까지 붉은 수염 휘날리며 동서남북 존비귀천을 가리지 않고 나는 듯 달려 책을 팔았다. 반세기 넘는 재위기간 동안 영조는 무시로 금주령을 선포하였다. 그런 중에도 그는 술 외에는 어떤 음식도 입에 대지 않았으며, 사시사철 삼베옷 한 벌에 짚신 한 켤레만을 꿰차고 다녔다. 그런 그를 두고 정약용은 ‘붉은 수염을 한 사람으로 우스갯소리를 잘 하였으며, 눈에는 번쩍번쩍 신광이 있었다.’며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에 수록된 「조신선전曺神仙傳」을 빌어 ‘붉은 수염에 혹 무슨 이치가 있는 것이 아닐까.’ 미루어 짐작하였다. 조수삼은 역시 ‘그의 모습은 사십 남짓 돼 보였다. 손꼽까.보니 벌써 사십 년 전 일이다. 그런데 지금도 늙지 않았으니 정말 보통 사람과 다르다.’고 묘사하였다. 유만주가 쓴 『흠영欽英』과 서유영의 『금계필담錦溪筆談』등에도 그에 관한 일화가 여럿 실려 있다. 그렇듯 많은 이들로부터 신선이라 회자되던 그가 하늘이 부여한 책임을 다하고 마침내 자신의 자리로 되돌아가기까지, 척박한 걸음걸음을 견디게 해주었던 건 다름 아닌 사랑이 아니었을까. 나는 믿는다. 책쾌 조생을 지금 이곳에 나는 듯 내달리게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절망과 좌절을 삼켜야 했던지. 무릎을 꺾인 채 두 번 다시는 일어서지 못할 듯, 자괴감에 휩싸인 것이 몇 번인지 모른다. 그럼에도 연꽃에 담긴 애잔함을 솔개의 비상으로 승화시키고 싶다는, 열망에 의지해 기어이 신발 끈을 고쳐 맬 수 있었던 것은 많은 이들의 애정과 배려 덕분이었다. 제각각의 모양과 색깔을 띤, 무조건적인 사랑이 없었다면 지금 이 자리에 결코 다다를 수 없었음을 나는 믿는다. 안성호 대표와 편집팀원들을 비롯하여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어준 모두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 2011년 신묘년 끝자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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