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을 주워 화병에 담아 기른 적 있다.
밟혀서 짓무른 줄기가 곧잘 살아나기도 했는데
너는 왜 없는 것들만 적어두냐고 묻는다.
그래도 오늘 아침,
한번만 더 물을 주면 안 될까요?
다시 피고
좀더 살지 모르잖아요.
빈 병을 품에 안고 차례를 기다린다.
멀리 누군가 햇볕을 끼얹으며 까르르 놀다가
말없이 옆에 와서 같이 늙어준다.
2025년 봄
최현우
“코코야!” 하고 부르면 코코는 언제나 달려옵니다. 어디에 있든지 이곳으로 옵니다. 혼자서는 할 수 없고 함께여서 가능했던 날들을 아주 많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코코에게, 코코를 부르며 두 팔 벌리는 모든 마음에게, 나보다 나를 아껴 주고, 그러므로 누군가를 아끼는 법을 가르쳐 준 영혼에게 코코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