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코너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의견을 개진해 주신 분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너무 늦게 답을 올리는 것 같습니다.
개진된 의견에 대해 간단하게 답하겠습니다.
1. 내용의 전문성에 대하여
우선 본 책은 건축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기 보다는 건축 밖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쓰여진 책입니다. 따라서 내용의 난이도를 일반인을 대상으로 맞추었습니다. 자연히 전문적인 어휘의 사용을 가급적 자제하고, 개개의 사실에 대한 상세한 내용보다는 전체 윤곽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서술하고자 했습니다.
건축 및 문화예술전문가를 위한 집필작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글의 내용에서 미진하거나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생각되시는 분들은 좀 더 기다려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당장 보고 싶으신 분들이 있다면, 시공사에서 발행한 <한국현대예술사대계> 2권과 3권에서 50년대와 60년대의 한국건축에 관한 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문화예술 각 부문의 소장 연구자들의 공동작업입니다. 따라서 건축뿐 아니라 동시대의 인접 문화예술전반을 폭넓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2. 시대구분에 대하여
건축사를 서술하는데 있어서 시대구분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책에서 해방 이후를 서술하면서 시점에 대해서 아무런 언급을 안한 것은 이 책이 여타 분야와 함께 시리즈로 나올 계획이었고, 대전제는 해방이후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시리즈의 기획의도가 근현대의 구분과 시점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저의 불찰에 대한 변명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 문제는 학계에서도 정리된 바는 없는 부분입니다. 1945년 이후부터 서술한 것은 다분히 일반사적인 구분의 편의를 따른 것이지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건축에 한정해서 본다면 해방보다는 한국전쟁이 훨씬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관심이 있으시면 저의 석사논문 '한국건축의 성격변환에 관한 연구,1945-1960년을 중심으로' 또는 앞에서 언급한 책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3. 10년단위의 시기나눔에 대하여
사실 이 부분은 임의로 나눈 10년 단위는 아니었습니다. 건축과 사회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사회의 변화가 급속하게 이루어졌던 중요한 사건이 시기를 구분하는 근거가 되었던 것인데, 공교롭게도 10년 안팎의 시간길이를 갖게 된 것입니다.
사실 건축과 사회의 관계를 조명할 때 시기 구분은 매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이는 사회변화의 속도와 이에 반응하는 건축변화의 속도사이에 시간의 갭이 존재하고 변화속도량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지요.
상기 부분은 독자의견에 대해 간단하게 답한 것입니다만, 충분한 대답으로는 부족하리라고 생각됩니다. 충분한 대답을 위해서는 좀더 많은 지면과 대화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간단하게나마 답한 내용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2년 2월 1일 알라딘에 보내신 작가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