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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예술
국내저자 > 번역

이름:권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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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 <린 스타트업>

게이미피케이션, 교육에 게임을 더하다

아직 초등학교에도 다니지 않았던 어린 시절, 어지럽혀진 방을 치워야 할 때마다 언니와 내가 함께한 놀이가 있었다. 이 놀이에서 한 명은 성(방)에 사는 공주, 나머지 한 명은 성에 놀러 오는 이웃 나라 왕자 역할을 맡는다. 왕자가 잠시 방에서 나가 있으면, 공주는 왕자가 곧 온다는 소식을 듣고 부리나케 방을 정리한다(대신 청소를 해줄 시녀도 없다니 참으로 소박한 왕족이었다). 가끔 왕자가 밖에서 '거의 다 와 간다.'는 언질을 주면서 청소를 더 빨리 하도록 재촉하기도 한다. 마침내 왕자가 도착해서 문을 열었을 때 방이 말끔하면 공주에게 반하고, 지저분하면 실망하며 돌아가는 것으로 이 놀이는 결말을 맺는다. 이런 식으로 공주와 왕자 역할을 번갈아 맡으면서 언니와 나는 어지럽혀진 방을 치워나갔다. 사실 여기서 굳이 이야기하는 게 적절한지에 대해 의문이 생길 만큼 유치하기 그지없는 놀이었지만, 틀림없이 이 놀이는 언니와 내가 게임화(Gamification)라는 개념의 '기역' 자도 모르면서 청소를 놀이로 승화시킨 완벽한 게임화 활동이었다. 이런 걸 보면 '게이미피케이션'이니 '게임화'니 하는 그럴듯한 용어를 가르치지 않아도 우리의 마음속에는 재미를 추구하는 본능이 숨어있는 것 같다. 요즘 인터넷을 보면 게임화라는 개념이 심심찮게 소개된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면 게임화는 마치 지금껏 존재하지 않았던, 2010년대에 들어 스마트폰과 함께 등장한 참신한 마케팅 전략인 것처럼 느껴진다. 이 용어가 미국에서 정식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2010년이 처음이었다고 하니 영 틀린 말도 아니지만, 용어가 새롭게 정립되었을 뿐 개념 자체는 오래전부터 알게 모르게 우리 삶에 존재해왔다. 당장 나만 해도 어린 시절부터 저런 놀이를 만들어 해왔으니, 어쩌면 우리 모두는 저마다의 게임화 경험이 있을지도 모른다. 다만 스마트폰 등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산업 전반에 걸쳐 게임화를 적극 활용할 여지가 생긴 것이다. 게임화가 '핫'한 트렌드임은 분명하지만, 이 책은 유행만을 좇아 스마트폰 게임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보상을 준다는 식의 피상적인 관점에 머무르지 않는다. 대신 게임화의 개념을 기본부터 학술적으로 연구하고 고찰한다. 덕분에 감각적인 최신 사례를 소개하는 것보다는 고루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게임화를 진지하게 생각하며 활용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내가 어린 시절 언니와 즐겼던 청소 놀이도 제대로 형식을 갖춘 게임화가 될 수 있을까? 유치하고 평면적이기 이를 데 없는 줄거리부터 손보고, 방을 깨끗이 치웠을 때 예쁜 꽃병이나 액자 등을 보상으로 주면서 어린 아이들이 스스로 방을 치우는 습관을 기르게 하는 교육용 게임을 만들 수 있을까? 아무래도 나부터 이 책을 다시 찬찬히 읽으면서 연구해봐야겠다.

내부 고발자들, 위험한 폭로

2015년 대한민국의 여름은 국가정보원의 해킹툴 사용 의혹으로 얼룩졌다. 국가정보원이 접촉한 이탈리아 보안업체 해킹팀이 도리어 정체를 알 수 없는 해커에게 해킹을 당하면서 세계 각국 정부들이 감추고 싶어했던 방대한 비밀이 만천하에 드러났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던 것이다. 누가 왜 어떤 방법으로 해킹을 자행했는지는 베일에 감춰져 있지만 그로 인한 파장은 온 세상에 낱낱이 공개되고 있다. 한편, 최근 몇 년간 잠잠했던 위키리크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 2015년 6월 어느 날, 사우디아라비아의 외교문건 6만 건과 미 국가안보국이 프랑스 대통령들을 감청해왔다는 내용의 기밀문건을 연이어 폭로한 것이다. 2006년 설립된 이래 전통 언론 매체에서는 감히 다룰 수 없었던 세계 각국 정부의 일급기밀들을 과감하게 방출해온 위키리크스는 2010년 여름, 미국의 아프간 전 관련 기밀 문건과 국무부의 외교문건을 공개하면서 21세기 폭로 저널리즘의 새 장을 열었다. 위키리크스는 대중 앞에 혜성처럼 등장한 정체불명의 웹사이트였다. 줄리안 어산지라는 이름의 백발 호주인이 설립했다는 사실 외에는 모든 것이 베일에 싸인 '듣도 보도 못한' 조직이 국가적 기밀정보들을 신명나게 터뜨리다니, 과연 그 전까지 볼 수 없던 낯선 풍경이었다. 하지만 줄리안 어산지는 어느 날 홀연히 나타나 세상에 없던 무언가를 뚝딱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위키리크스를 존재하게 한 통신 기술 발전과 폭로 저널리즘의 시작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1년, 미국 랜드연구소에서 근무하던 군사전문가 대니얼 엘스버그는 국방성의 베트남전 관련 1급 기밀문건 250만 건을 유출해 <뉴욕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에 제공했다. 백악관을 뒤흔들고 미국의 패전을 이끈 '펜타곤 문서' 사건이었다. 폭로 저널리즘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이 사건은 당시 자라나던 어린 세대에게 세상을 바꾸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한편 1970년대 후반 미국에서는 컴퓨터 네트워크 상의 공개열쇠 암호화 기술이 개발되었다. 이전까지 국가 간 전쟁에서나 사용되던 암호화 기술을 민간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된 획기적 발전이자, 현대 암호화 기술의 시작이었다. 이런 시대의 변화 속에서 암호화라는 새로운 기술에 폭로 저널리즘이라는 정신을 담아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꿈을 품은 컴퓨터 학도들이 한 자리에 모였으니, 1992년에 에릭 휴즈와 팀 메이, 존 길모어가 결성한 해커 집단 '사이퍼펑크(cypherpunk)'다. 이들은 동료 해커들과 온라인에서 암호화 기술에 대한 정보와 생각을 나눴고, 지구 반대편 호주 멜버른에는 사이퍼펑크의 메일링 리스트를 기웃거리며 해커의 꿈을 키우던 소년이 있었다. 이 소년은 21세기에 위키리크스라는 전대미문의 웹사이트를 만들어 초강대국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 정부의 부패한 민낯을 세상에 까발린다. 이 책은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폭로의 역사를 이끌어온 산증인들을 직접 만나고 그들의 자취를 돌이켜본다. 물론 내부고발, 폭로의 주역들도 완벽하지만은 않았다. 사소한 갈등으로 동료를 미워하거나 등을 돌리고, 완벽한 기술을 선보이겠다고 큰소리를 쳤다가 허술하기 그지없는 결과로 망신을 당하기도 한다. 영화에 나올 법한 고독한 천재 해커, 정의의 사도와는 영 다른 모습이었다. 무분별한 폭로의 정당성과 제3의 피해 유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견이 많다. 하지만 신변 위협에도 아랑곳 않고 세계 이곳저곳의 어두운 비밀을 고발한 이들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는 아름답지만은 않은 세상의 이면을 조금이나마 더 알게 되었다. 이들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위키리크스는 재기를 위한 기지개를 켰으며, 혹여나 이들이 다시 겨울잠에 들더라도 새로운 꿈을 꾸는 다음 세대의 누군가가 또 등장해서 『내부 고발자들, 위험한 폭로』의 후반전을 위한 새 이야기를 쓰리라 믿는다.

데이터 시각화 교과서

데이터 시각화는 다양한 의미가 담긴 숫자들을 점으로, 선으로, 면으로 그려내는 작업입니다. 수학적 언어를 시각적 언어로 '번역'하는 작업이죠. 제가 이 책을 위해 한 일도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공통의 키워드를 놓고 보니, 번역과 데이터 시각화에는 제법 비슷한 구석이 많아 보였습니다. 사실 요즘 세상에서는 번역기를 돌리면 1초 만에 뚝딱하고 번역문이 나오기도 합니다. 지금 당장 마이크로소프트 워드에서 차트 메뉴에 들어가 숫자를 대강 입력하면 그럴싸한 그래프가 나오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이 책을 그런 식으로 번역했다면 지금 제가 '옮긴이의 글'이라는 제목으로 지면 한 장을 차지하는 사치를 누리지는 못했을 겁니다. 진작에 짤렸겠죠. 그런 불상사 없이 저자의 메시지를 여러분께 전달하기 위해 저는 영어에 대한 기본적 이해를 바탕으로 원문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고, 전문 기술서에 맞는 어투를 선택하고, 같은 뜻이라도 무슨 한국어 단어를 골라 어떻게 배열해야 독자들에게 잘 이해될까 고민하며 한 문장 한 문장을 옮겼습니다. 수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데이터를 통찰하고, 특성에 맞는 시각화 방식을 선택하며, 요소들의 크기와 모양, 색상, 위치를 이리저리 조절해서 비로소 의미 있고 효과적인 그래프를 완성하는 것과 같은 과정이었습니다. 번역 실무자 입장에서, 이 책은 데이터를 유창한 시각 언어로 번역하는 방법을 꽤나 체계적으로 설명한 알짜배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연구실이나 회사에서 데이터를 다루는 분들이 가장 큰 관심을 가지시겠지만, 실무자가 보고하는 시각화 결과물을 보면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장군님'들에게도 유용한 책이 아닐까 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데이터 시각화의 원리와 과정을 잘 알면 다른 사람이 만든 그래프도 더 정확하게 이해하고 핵심을 간파할 수 있으니까요. 왜 '장군님'을 거명했는지는 책을 읽으면서 직접 발견하시면 좋겠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로 배우는 UI 디자인

요즘은 바야흐로 소프트웨어의 전성시대다. 현대인의 생활 속 일부가 된 스마트폰을 필두로 TV, 컴퓨터, 심지어는 손목시계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크기와 종류만 다른 여러 가지 모니터를 통해 업무를 하고, 친구들과 대화하고, 정보를 찾고, 여가를 즐긴다. 인간의 삶에서 디지털의 지분이 커져가는 만큼 이런 디지털 세상을 일구는 한 축인 UX와 UI 디자인 분야도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이 지면에 무슨 이야기를 써야 할까 고민하다 문득 인터넷 서점에서 'UI 디자인'이라는 용어를 검색해보았다. 당연히 수백 종의 책이 우수수 나오리라 기대하는 동시에 수많은 책들 사이에서 괜히 기만 죽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하면서. 하지만 이게 웬걸, UI 디자인에 대한 책은 생각처럼 '널리고 깔려'있지 않았다. 물론 훌륭한 책들이 자리를 지켜주고 있기는 하지만, 내가 '사용자 인터페이스'라는 개념도 낯설고 그래픽 프로그램에도 문외한이지만 나날이 중요해지는 이 UI 디자인을 어떻게든 해내야 하는 초심자라면 무슨 책을 골라야 할지 막막할 것 같았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시각디자인을 정식으로 배우고 실무에서 디자이너로 일해 온 사람들에게는 이 책이 시시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그러나 요즘은 꼭 디자이너가 아니라도 나날이 발전하는 디지털 세상을 잘 이해하고 업무 경쟁력을 높이고자 디자인에 대한 기본기를 갖추려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책이 오히려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로 책장에서 빛을 발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이 모쪼록 많은 초심자들에게 UI 디자인을 시작하기 위한 길을 터주길 바란다.

터치스크린 모바일 게임 디자인

나는 아이패드와 스마트폰으로 <심슨가족: 스프링필드>라는 모바일 게임을 즐겨 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애니메이션 <심슨네 가족들>의 배경과 인물이 그대로 등장하는 이 게임에서, 나는 주인공 호머 심슨이 실수로 핵폭탄을 터뜨려서 날려버린 스프링필드 마을을 새롭게 꾸밀 수 있다. 구석구석 정성스럽게 꾸민 나만의 스프링필드에는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비밀의 화원과 그물침대가 있고, 학창시절에 친구들과 모여 광합성을 했던 화단이 있고, 여행지에서의 추억이 담긴 미로 공원이 있다. 현실 세계의 나에게는 비록 그물침대를 걸어놓을 마당 한 구석 없지만 가상의 스프링필드에서 나는 주민들에게 일을 시켜 번 돈으로 땅과 건물을 마음껏 사서 꿈의 공간을 만드는 '능력자'가 된다. 사실 나는 이렇게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스무 살 무렵 <카트라이더>에 잠시 빠진 적이 있지만, 유료 아이템을 써도 완주 한 번 못하는 형편없는 실력에 좌절을 맛보고 게임이라는 대상 자체에 마음의 벽을 쌓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던 내가 조금씩 게임에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은 아이패드라는 막강한 게임기가 생기면서부터였다. 얄밉게 낄낄거리는 원숭이들을 묵사발로 만들기 위해 새들을 날리고 심슨 가족과 친구들이 사는 마을을 꾸미면서, 이 세상에는 내가 재미있게 잘할 수 있는 게임도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터치스크린 기기가 보편화되면서 게임의 세계에 눈을 뜬 사람은 나뿐만이 아니다. 똑같이 게임에 문외한이던 다른 친구 역시 함께 심슨가족의 마을을 꾸미고, <캔디크러쉬 사가>의 알록달록한 사탕을 없애고 있다. 몇 년 전부터는 '국민게임'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애니팡>을 비롯해 지인들과 함께 즐기고 경쟁할 수 있는 모바일 게임이 대거 등장하면서, 게임을 삐딱한 눈으로만 바라보던 어른들마저 마음을 사로잡혔다. 이렇게 터치스크린 게임은 그동안 게임을 남의 일로만 여겼던 많은 사람들에게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주고 있다. 끼니를 걸러가며 진지하게 게임에 임하는 열혈 게이머들을 위한 장대한 스케일의 게임도 좋지만, 더 많은 사람이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서 지하철에서든 커피숍에서든 자신이 만든 게임에 열중해 있는 사람들을 마주친다면 정말 뿌듯하지 않을까? 누군가가 이 책을 읽고 멋진 모바일 게임을 만들어서 나 같은 캐주얼 게이머들의 일상에 새로운 활력소를 안겨준다면, 나에게도 크나큰 영광일 것이다.

포토샵으로 만드는 게임 아트

포토샵은 팔색조 같은 도구다. 사진작가도, 그래픽 디자이너도, UX 디자이너, 게임 아티스트도 포토샵을 사용한다. 하지만 같은 프로그램을 사용한다고 모두 같은 방식으로 같은 작업을 하는 것은 아니다. 포토샵으로 사진 두 장을 감쪽같이 합성해 내는 사람이라도 웹 페이지를 만들어 보라고 한다면 막막할 것이다. 따라서 자신이 공부할 포토샵 책을 한 권 선택할 때도 '포토샵을 배우고 싶다'는 막연한 희망보다 자신의 목적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 책은 그 중에서도 게임 아티스트를 위한 포토샵 안내서다. 게임 스토리보드부터 배경화면, 캐릭터, 애셋, 간단한 3D 작업까지 게임 아티스트를 꿈꾸는 사람들이 포토샵을 활용해 머릿속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게 방향을 제시한다. 포토샵이나 여타 그래픽 프로그램에는 문외한인 기획자나 개발자들이 이 책을 읽는 것 역시 아티스트와 소통하거나 원하는 이미지를 직접 구현해 보기 위해 좋은 방법이다. 풍부한 예제들로 구성된 이 책은 후반부에서 3D 매핑을 다루는 일부분을 제외하면 포토샵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도 무리 없이 따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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