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쓰는 동안 틈틈이 당신의 손길이 떠올랐다. 잊히고 버려진 옷 사이에서 입을 만한 걸 고르는 손길, 내 몸에 맞춰 꼼꼼하게 수선하고 깨끗하게 세탁하는 손길, 그리고 단정한 주름까지 잡아 별거 아니라는 듯 툭 던지는 손길까지. 그 손길의 절반이라도 닮아 문장을 매만질 수 있다면 좋겠다.
기꺼이 내 거짓말에 속아 줬던 수많은 당신에게 인사를 전한다. 아직 치지 못한 거짓말이 많이 남아 있다. 그건 당신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는 거짓말을 치는 동시에 속을 채비를 한다. 우리는 오랫동안 팽팽하게 마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