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만화가가 되고 싶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좋은 만화가가 되고 싶다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러면 좋은 만화가란 어떤 만화가인가 질문을 다시 받았습니다.
좋은 만화가란, 사람들이 만화를 읽고 ‘좋은 만화다.’라고 한다면,
그 만화를 그린 사람이 바로 좋은 만화가가 아닐까 대답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좋은’이라는 말은
어떤 만화에 붙일 수 있느냐는 질문을 또 받았습니다.
‘좋은’이라는 말이 붙으려면, 그 만화를 보고 기분이 좋아야 하지 않을까,
그 감정이 기쁨이든 슬픔이든 유쾌함이든 외로움이든
혹은 또 다른 어떤 감정이든,
보는 이가 그 감정에 오롯이 충만해져 기꺼운 마음이 될 수 있다면,
그 만화에 ‘좋은’이 붙어도 좋지 않을까 대답했습니다.
대답을 다 하고 나니, 나는 아직 좋은 만화가 되기에 요원합니다.
그래도 노력하겠습니다. 노력하고 있습니다.
고로 허리띠를 살짝 풀고, 마음껏 웃고 울어주세요.
(물론 울 일은 거의 없습니다만….)
어린 꼬마 시절부터 뭔가 따라 그리는 걸 좋아했습니다.
좋아하는 만화책을 낄낄거리고 몇 번이고 보다가 지치면
연습장이나 도화지에 재미있는 장면들을 하나씩 따라 그리곤 했고,
그렇게 한 장을 다 채우면 엄마한테 달려가 자랑하기도 했죠.
그러면 엄마는 그 그림을 보곤 한참을 웃곤 하셨고,
어쩐지 그게 좋아서 또 열심히 그려대곤 했습니다.
어느덧 세월이 지나 만화가가 되었습니다.
이제 제가 즐겨 보던 만화책의 장면들 대신
주변 사람의 이야기, 나의 이야기를 따라 그리기 시작합니다.
그것이 바로 『생활의 참견』이라는 이름으로,
어느덧 두 번째 책으로 묶이게 되었습니다.
부디 많이 웃어주세요.
많이 즐거워해주시고, 많이 행복해주세요.
저는 여러분의 그 기쁨을 힘으로 또 열심히 그려나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10년 4월의 어느 새벽, 김양수
생활 속의 이야기를 만화로 그리다 보면 사람들에게 많이 받는
질문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어떻게 그런 웃긴 일들이 주변에서
자주 일어나느냐?”라는 질문입니다. 이에 저의 대답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일상에 대한 관찰, 그리고 두 번째는 좋은 친구들.
이 두 가지가 어쩌면 지금의 『생활의 참견』을 있게 한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느덧 『생활의 참견-NEW SEASON 3』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당연히 많은 독자 여러분들의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한편으로는 옆에서 응원해주고,
함께 이야기를 나눠주고, 자신의 이야기들을 숨김없이 꺼내 놓아주었던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리하여
이번 3권에서는 그 친구들이 직접 이야기하는 『생활의 참견』,
그리고 저와의 이야기들을 책 사이사이에 담았습니다.
그래서 굳이 이 책의 주제를 꼽자면 ‘친구’가 되겠네요.
『생활의 참견』도 여러분의 좋은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는 그저 재미있고 즐거워서 자꾸 보고 싶은
친구가 되고 싶었다면, 이젠 여러분의 곁에서 늘 함께하는 생활 같은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물론, 참견도 잊지 않아야겠지요. ^^;
2011년 여름, 김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