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여러분께 이야기하기에 앞서 먼저 이 책에 실린 글은 제가 상상하여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밝히고 싶습니다(물론 세상의 모든 이야기가 그렇듯이 이 글 속에도 어느 정도는 제 개성과 어투가 배어 있기는 합니다). 지금부터 제가 들려드릴 이야기는 제 인생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유배 생활에 대한 회고입니다. 여러분에게 그 시절이 너무나 고통스러웠다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아무리 고통스럽던 시절도 세월이 흘러 추억으로 회고될 때는 조금은 달콤하게 떠오르는 법이지요. 마치 오랫동안 가지 끝에 매달려 인고의 시간을 보낸 열매들이 달콤한 과일로 익는 것처럼 말이죠. 지금 다시 유배 시절을 떠올리면 슬며시 웃음이 배어 나옵니다. 때때로 주변 사람들에게 그 당시의 이야기를 해주곤 하는데 그들도 모두 제 이야기를 들으면 배를 잡고 웃음을 터트린답니다. 이 책을 읽는 여러분도 분명 함께 즐거워하리라 생각하며 저는 이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