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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이름:변영희

최근작
2024년 11월 <노도 섬 일기 2>

남해의 고독한 성자

꿈속의 양소유와 실제의 성진은 다를 바가 없다. 따라서 구운몽의 저자 서포 선생뿐 아니라, 이 책을 읽는 독자 또한 성진도 되고 양소유도 될 수 있다. 불가에서 분별심을 버리라는 말씀, 불이(不二)의 가르침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지난 8개월여 동안 『남해의 고독한 성자(聖者)』를 지극히 존경하고 사모하는 마음으로 집중, 집필했다. 초고는 남해 노도창작실에서, 퇴고는 귀가해서 조심스럽게 마칠 수 있었다. 오로지 서포 선생의 전무후무한 충심 효심 문심을 배워 시방세계에 널리 알리고 싶었다. 성자 각자 신선인 서포 선생의 인품은 어느 생애에서도 두 번 다시 만나보기 힘들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또한 서포 선생의 어머니 윤 부인의 모성도 각별히 살펴 부각시켰다. 오늘날 윤 부인 같은 모성을 만나기는 하늘의 별 따기일 것 같다. 서포 선생이 남해 노도 섬에서 세계명작 『구운몽』의 기적을 이룬 데에는 하늘의 뜻과 숭고한 이치가 분명 존재한다고 여긴다.

동창회 소묘

소설을 쓰고 싶었다. 스물한 살 가을에 부부소설가의 누각으로 피신하던 때보다 훨씬 빠른, 중1 그 무렵이었다. 소설을 왜 그리 애지중지 끌어안았더란 말인가. 그것은 서대문의 붉은 벽돌집으로부터 2.4톤 트럭으로는 다 실을 수 없는 엄청난 분량의 책 보따리를 끌고 집에 돌아온 희경언니 덕분이었을까. 현대문학, 사상계를 비롯, 세계명작과 각종 철학 서적이 집안을 가득 채웠다. 의욕이나 결심만큼 소설을 써내지 못했다. 도리어 나 자신이 소설 그 자체를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 삶이 곧 소설이었던 셈이다. 코로나19 시절에 책을 새로 펴내다니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차분한 글쓰기로 내 영혼의 쉼터를 견고히 하고 더 철저한 수행을 쌓아가려고 다짐한다. 수다한 어려움 속에서 중국 문학, 불교학, 동양학의 터널을 뚫고 나와 바야흐로 참 ‘나’를 찾아 새로운 여행을 떠날 차례다. 소설집 『동창회 소묘』로 내 고단한 여정을 함께 하고자 한다. 이 책이 재 탄생할 수 있도록 도와준, 내 가족을 비롯한 모든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아울러 나의 부모님 영전에 정성을 다해 큰절을 올린다.

매지리에서 꿈꾸다

소설을 안 쓰면 모를까 소설 쓴다고 자리를 잡으면 전화도 제때 못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앉아 있어도 늘 허둥지둥한다. 소설병이 들어도 아주 깊게 든 것 같다. 눈 부릅뜨고 차분히 읽고 읽어도 볼 때마다 나타나는 오자처럼 쓰고 또 써도 성에 차지 않는 소설을 위하여 늦은 저녁 나는 식탁에 선 채로 고추장아찌에 찬밥 한 술 물에 말아먹었다. 밥도 앉아서 먹지 못할 만큼 소설병은 더욱 도지거나 할 모양새다. 그동안 학문에 열을 쏟았다면 그것 역시 소설병을 치유하기위한 고육책인지 모른다. 하긴 굳이 치유할 이유도 없다. 소설병을 앓는 동안 백치처럼 순전純全해질 수 있기 때문이리라.

무심천에서 꽃 핀 사랑

<무심천에서 꽃 핀 사랑>에 등장하는 경희 문희 자매의 고향은 이 소설에서는 이른바 그리운 곳, 추억의 장소라는 개념에서 더욱 진일보한, 한 마디로 살이 떨리고 뼈아픈 곳으로 각인되어 있다. 뼈아픈 곳의 이미지는 과거의 기억 속에 깊숙이 내장되어 있으면서 삶의 힘겨운 고비마다 역설적으로 경희와 문희 자매를 비롯한 등장인물 모두에게 긍정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준다.

열일곱의 신세계

사는 일은 곧 소울 메이트, 그리움의 시원같은 첫 사랑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이고, 어제로 흘러간 전생을 기억해내는 것이었다. 자연인의 셈법 같은 지혜를 발견하면서 죽음의 비극도 세월 지나고 나면 한 줌 재가 되는 허무와 슬픔을 토로한다.

입실파티

아름다운 장미의 계절에 단편 8편을 묶어 소설집을 출간한다. 책을 낼 때마다 부끄러움이 앞선다. 독서와는 거리가 멀어진 세상과, 죽어라고 엎드려 글을 쓰는 나의 모습이 상반되기 때문이다. 어렵게 용단을 내렸다. 이것이 숨결이 바람이 된 은우와의 소통방법이라면 과장일까. 여기 실린 8편 중 대부분은 때늦은 학문의 과정에서 겪은 소회가 끈끈하게 녹아있다. ‘겸허하면서 진지한, 깊은 산속에서 맑은 샘물이 솟아나듯, 은근한 비파소리처럼 사람의 영혼을 정화시켜 준다, 신선하고 향긋한 풀 향기가 폴폴 난다’는 그 말이 이번 책에서도 맞아 떨어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안주하지 말라! stay hungry!’ 스티브 잡스의 말을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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