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이 처음 세상에 나온 지도 30여 년이 되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그동안 여러분의 사랑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그러나 지금도 두려운 마음을 금할 길 없는 것은 여러분의 사랑에 비해 저의 글이 너무도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이번 개정판의 출간(出刊)을 한참동안을 망설인 이유도 이런 책을 낸 다는 게 외람스럽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본래 출판을 위해 쓴 게 아니었습니다. 처음 1년 동안은 집안 식구들과 가까운 친지(親知)들이 돌려보는 작은 책자였습니다. 그러던 것이 주위에서 이 책을 원하는 사람이 넘쳐나면서 어쩔 수 없이 출판사를 통해 세상의 빛을 보게 된 것입니다.
이 책은 오래전에 쓴 책입니다. 시대형편이 개정판을 내는 지금과는 사뭇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따라서 개정판은 지금의 형편에 맞게 고쳐 쓸 곳이 더러 있었으나 초판의 정신을 그대로 따르기로 하였습니다. 이 책은 처음부터 뜻하는 바가 옛것을 상고(詳考)하며 오늘을 반성해 보자는 데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책은 어디까지나 할아버지가 자기 손주들에게 들려주는 얘기입니다. 혹 어긋나는 곳이 있더라도 넓은 아량으로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2018. 정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