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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이름:이영광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65년, 대한민국 경상북도 의성

직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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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살 것만 같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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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과 사귀다

-복간본에 부쳐 잊혀져 가던 그늘과 사귀다를 재발간해 새로 걷게 해준 ‘걷는사람’에 감사드린다. 이 두 번째 시집을 배고 낳을 무렵에 나는, 그늘에는 혼령과 멀고 가까운 부름들, 내가 아는 모르는 것들이 살고 있다고 무시로 생각하였다. 아니, 생각되었다. 능동적인 시간은 그늘에 없었다. 안아보려 했으나 지고, 눌리고, 당하고, 떠다녔다. 먼지로서. 그러나 피 묻은 먼지로서. 조치원 우거에서 2019년 1월

그늘과 사귀다

이 어룽어룽하고 쓰린 세상에 멍멍한 사람으로서 와서 다름 아닌 시와 더불어 고행苦行하게 된 것이 행복하다 번개와 함께 나타난 골짜기의 나무들이 젖은 채로 타고 있듯이, 섬광일순일 뿐이지만 속수요, 무책이라고 생각한다 정해년 봄, 광릉 숲 - 초판본 시인의 말

깨끗하게 더러워지지 않는다

유력의 골짜기들을 어렴풋이 안다. 돈, 명예, 권위, 권력은 물론 온갖 물질성을 놓고 벌이는 각축의 장들. 이것들엔 피가 흐른다, 헛된 피가, 강물처럼. 깊은 밤 먹자골목의 음식물 쓰레기봉투에서 새어 나오는 국물 같은. 어떤 무력의 골짜기에 사슬에 묶이듯 묶여 있다. 가스 같고 구름 같고 빈 자루 같고 거품 같은, 아무것도 아닌 것과의 투쟁. 아무것도 아닌 것과 싸우지 않는다면 대체 무엇과 싸운단 말인가. 이 싸움에는 한 방울의 피도 안 난다. 그러나 모든 것이 걸려 있다. 오늘 밤 나는 내가 술 먹고 게워놓은 나 같구나. *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시와 여기 없는 여자이고, 제일 잘하는 건 그만두는 거다. 그런데도 술은 아직 나를 마셔준다. 나는 술의 기호품이다. ―에세이 「명정酩酊 수첩」 중에서

끝없는 사람

우울은, 쓰게 한다. 명랑은 그걸 오래 계속하게 하고. 주름 없어 잘 웃지 않는 명랑은 말한다. 네 모멸의 기쁨, 겸손의 쾌락을 내려놓아라…… 다 내려놨어, 나는 거짓말하고. 명랑하고. 아야, 내 신세야…… 2018년 7월

나는 지구에 돈 벌러 오지 않았다

작년 올해, 시가 안되던 시간에 어지러이 적어두어썬 단상들을 손질해서, 산문집이란 걸 낸다. 이래도 되나 싶었지만, 이래도 되겠지 생각해버렸다. 무른 글쟁이는 답답한 시절에 긁히기도 하고 그래서 좀 비틀거리기도 하는 것 아니겠냐고. 살고 있는 사람들이 귀해져 간다. 고통을 견디는 데, 고통을 피하는 데 바치기에도 인생 백 년은 턱없이 모자란 것일까. 그런 취생몽사일까. 평안이 죄가 되는 곳에서, 좀 살 것 같은 상태란 게 꿈에 떡 얻어먹듯 희한한 일이 아니라, 가끔 맞는 휴일 같았으면 좋겠다.

살 것만 같던 마음

시 쓰는 시늉을 해온 것 같다. 시는 크고 나는 작다보니 별수가 없었다. 연인이었던 인연들을 인연인 연인들로 바꾸어 모시려 한 것이 한 시절 내 시늉이었던 듯하다. 나는 내가 조금씩 사라져간다고 느끼지만 이 봄에도 어느 바람결에나 다시 살아나는 것들이 많다. 온전해지고 싶어 험난하게 애쓰는, 그 모든 실성기를 사랑한다. 2024년 늦봄 이영광

아픈 천국

모르면, 헛소리가 새어나오던 몸. 앎이 암이랴만, 아직 내게 배달되지 않는 나의 비밀들 터지지 않은 뇌리의 폭탄들 좀처럼 끝장나지 않는 내일들에 의해 종교적으로, 나는 산다. 뭔가를 믿고 있다는 사실 말고는 아무것도 믿지 않는 아니, 뭔가를 믿고 있다는 사실 말고는 아무것도 잊지 않은 광신도처럼. 뜨겁고 고요한 대낮을 지나 전쟁 같은 헛소리의 세계로.

직선 위에서 떨다

나는 시의 특수한 문법을 단련하지 않고 그것을 채울 마음을 찾아다녔다. 몸보다 더 뜨거운 몸, 몸부림에 깊이 끌렸다. 형식은 자연의 소관인가. 집중하지 않아도 절로 몰입이 되는 노가다, 아마 시의 매혹은 불가능을 주물럭거리는 데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토록 위안이 될 리가 없다. 한끼의 밥, 찰나의 사랑에 넋을 내줄 수 있더라도 인간에게는 애당초 모든 것이 불가능하다는 걸 되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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