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이 시작되었다고 떠들어 대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십 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의 강산은 참 많이도 변했습니다. 강의 모습도 바뀌고 산의 모습도 바뀌었습니다. 허허로운 벌판에 도시가 들어서기도 하고 바다가 육지로 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변하지 않고 있고 또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마음 속에 흐르고 있는 우리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과, 또 그것에 대한 사랑입니다. - 머리말 중에서
보고 싶은 도깨비
나는 어렸을 때 할머니와 어머니로부터 도깨비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랐습니다. 전깃불도 없던 산골에서 밤하늘의 별을 헤아리며 솔향기 나는 도깨비 이야기를 즐겨 들었습니다. 도깨비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재미있어서 자꾸만 더 해 달라고 졸랐습니다. 한밤중에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어디선가 금방이라도 도깨비가 나올 것만 같았습니다.
할아버지가 된 지금, 나는 손자 손녀들에게 도깨비 이야기를 들려주지 못했습니다. 아이들이 동화책을 통해 도깨비를 만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내게 도깨비 이야기를 해 달라고 조르지 않는 이유도 있습니다.
도깨비는 우리 조상들이 물려준 우리 정서에 딱 맞는 문화유산입니다. 도깨비 이야기 속에는 재미와 익살과 함께 삶의 지혜도 스며 있습니다. 도깨비는 어려움에 빠질 때 힘을 주고, 용기도 주고, 넉넉한 웃음도 주었습니다. 이야기 속에서 만나던 도깨비를 때로는 상상의 나라에서도 만나고, 꿈속에서도 만났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도깨비가 나를 잊어버렸는지 꿈속에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도깨비가 어른들보다 어린이를 더 좋아해서 인지도 모릅니다. 사실 나도 지금보다는 어렸을 때 도깨비를 더 좋아했으니까요.
이제는 잘 만날 수 없는 그 옛날이야기 속에서 만났던 도깨비가 더욱 보고 싶습니다. 메밀묵을 좋아하는 도깨비 이야기 '도깨비와 메밀묵', 도깨비에 의해 허깨비로 변한 '허깨비가 된 허수아비', 도깨비 장난으로 모델이 되어 패션쇼를 하는 '모델이 된 허수아비 ', 게으름쟁이를 허수아비로 만들어 버린 '허수아비가 된 게으름쟁이' 이런 도깨비들입니다.
어린이 여러분도 재미있고, 때로는 그리운 도깨비들을 만나 보세요. 도깨비 이야기 속에 담긴 쏠쏠한 재미와 함께 용기와 슬기도 덤으로 얻게 될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고양이 옹이는 여러분의 친구가 될 것입니다. 옹이와 친구가 되는 어린이들은 어려운 일도 스스로 극복할 줄 알고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동화를 읽는 독자들은 이야기의 참맛과 우리말의 재미에 흠뻑 빠지게 될 것입니다. 자유와 생명을 사랑하는 모든 어린이들과 함께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고양이 옹이를 힘차게 응원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