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소셜미디어 총론에 관한 집필을 구상한 것은 5년 전쯤의 일이었다. 이후 국내에 수많은 종류의 책이 출간되었지만 대부분 소셜미디어 마케팅에 대한 가이드거나 기본 사용 설명서 수준의 책들이었다. 이런 서적들을 기반으로 한두 달 교육을 받거나 몇 번의 세미나를 통해 자신이 소셜미디어를 이해한다고 생각하거나 대부분 다 알고 있다고 보는 견해는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이라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또한 기업 강의나 대학원 강의를 하면서 경험해보니, 많은 사람이 소셜미디어의 기본 개념과 이론적 바탕도 없이 그 흐름이나 활용 방법에 대한 설명만 듣고 있다는 점은 다소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간 학자들의 학술적 연구 결과, 산업계의 전략, 그리고 사용자의 대응과 변화를 지켜 보면서, 사람들이 소셜미디어에 대해 좀더 근본적인 기초를 다질 수 있는, 그리고 기업이나 학계가 미디어 사용자 성격을 이해해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내용을 담아 한 권의 책으로 엮어야 한다는 사명감에 차곡차곡 자료를 정리해왔다.
우리는 뉴미디어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많은 데이터를 분석해서 사람들의 행동과 태도의 특성과 변화를 이해하고, 우리 사회에 미치는 다양한 의미와 영향에 대해 파악해야 한다. 나는 컴퓨터 과학 전공자로서 다양한 사회 과학 영역에서 오랫동안 연구가 이루어진 이론이나 결과를 살피고 그 중에서도 특히 소셜미디어에 연관된 여러 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위주로 중요한 이론이나 논문을 참고하면서 다시 지금 시대에 적용하거나 확인해 보는 연구도 다수 수행했다. 특히 컴퓨터 과학과 사회 과학이 접목되어 새로운 컴퓨팅 분야를 만들어 낸 소셜컴퓨팅이라는 영역은 내게 새로운 시각을 안겨 주었고, 이 분야를 널리 알리기 위해 국내 학술지나 언론에 기고를 하고 나아가서 새로운 국제 학술회의에 여러 편의 논문을 싣기도 했다. 미래의 소셜컴퓨팅은 컴퓨터 과학이 성장해 가는 큰 줄기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급속도로 이어지는 소셜미디어의 변화와 산업에서의 성장을 따라가며 이를 하나의 책으로 엮어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소셜미디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논문의 수와 주제의 다양성도 커져갔고, 기업의 전략은 시시각각으로 바뀌었으며, 사용자들은 빠르게 하나의 서비스에서 다른 서비스로 옮아가기도 했다. 정리했던 데이터는 6개월만 지나면 쓸모 없는 데이터가 되어서 계속 수정이 필요했다. 책을 출간하는 지금 시점에서 이 책에 소개한 데이터의 일부는 간혹 구 데이터가 되어버렸을 수도 있겠으나, 큰 흐름을 이해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얼마 전 모 대기업의 디지털 마케팅 부문을 담당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주요 연구 주제와 논문을 소개하는 기회가 있었는데, 모두들 매우 흥미롭게 받아들이고 큰 도움이 되었다는 평을 내게 전해왔다. 그간 칼럼과 기고문 등에서 호평을 받았던 여러 흥미로운 이야기가 이 책에 다수 실려 있으므로 독자들도 책에서 설명하는 주제와 연구 내용, 기업에서 중요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 등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읽어주시면 좋겠다. 대학 학부생은 관련 분야를 전공할 때 이 책을 기본 교재로 활용할 수도 있으며, 소셜미디어 영역에서 일하는 인력들은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한 번 이 분야의 주요 논점과 이슈를 점검하기 위해 읽어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