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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번역

이름:박재영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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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K를 팝니다>

문학 속의 의학

우리가 이 책을 출간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의사와 의학도들이 문학 작품 속에 나타난 의학/의료/의사의 모습을 통해 자기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것은 우리가 지난 1995년에 이 연재물을 시작했던 이유와 같다. 특히 이 책이 의과대학 학생들에게 유용하게 읽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90년대 이후 우리 나라의 각 의과대학에서는 인문사회의학 등의 이름을 가진 교과 과정을 마련하고 있다. 미래의 의사들에게 인간과 사회에 대한 통찰 을 길러주기 위함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 과목에 사용할 만한 교재는 많지 않다. 보잘것없는 책이지만, 이 책이 의과대학 학생들의 인성 배양에 작은 도움이라도 되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이 책이 오로지 의학도를 위해서 만들어진 것은 결코 아니다. 이 책은 의학/의료/의사에 대한 일반 독자의 이해의 폭을 넓혀줄 수 있을 것이며, 결과적으로 환자-의사 신뢰 회복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이 책을 만드는 두 번째 이유이다.

뭐 먹지?!

제가 이 책을 쓴 목적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 어머니께 효도하기 위해서 - 평생을 전업주부로 살아오신 어머니는 다른 모든 전업주부들과 마찬가지로 평생 아무 것도 해 놓은 일이 없이 세월을 보냈다고 생각하시는 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이 얼마나 위대한 분인지는 우리 모두가 너무나 잘 알지 않습니까, 표현을 안 하거나 못 할 뿐이지. 둘째, 세상의 모든 전업주부들에게 그들이 얼마나 빛나고 아름답고 가치있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그 가사노동의 혜택을 받고 있는 가족들이 그 사실을 얼마나 오랫동안 기억하고 찬양하는지를 말씀드림으로써, 용기와 격려와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자 했습니다. 셋째, 세상의 모든 남자들과 출가하지 않은 딸들, 즉 전업주부의 가사노동의 혜택을 받고 사는 사람들 중에서 전업주부의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알려드리고 싶어서입니다. 넷째, 돈을 벌어서 은행에서 받은 융자를 좀 갚아보려구... 위의 네가지 중에서 첫째는 충분히 달성했구요(시골할머니를 텔레비전에까지 출연시켰으니..), 둘째와 셋째는 읽어보신 분들에게는 충분히 달성된 듯하지만, 많은 분들이 읽으신 게 아니라서 미완성이구요, 넷째는 둘째와 셋째가 미완성인데서 알 수 있듯이 전혀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첫째 이유를 달성했으니, 불만은 없습니다. 게다가 꽤 많은 분들이 편지를 보내 주시기도 했습니다. 감사합니다.(1999년 11월 5일,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작가 코멘트)

종합병원 2.0

막연한 계획이 이렇게 실현된 것은 최완규 작가의 부추김 때문이었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 최고의 드라마 작가가 되었지만, 14년 전에는 '종합병원' 대본 집필을 갑작스레 맡게 된 신인작가였다. 당시 의과대학 학생이었던 나는 이런저런 인연으로 그의 작업을 도왔고, 드라마는 성공했었다. 세월이 한참 흐른 후에 다시 만난 최 작가는 '종합병원 시즌2'를 만드는 것은 자신의 오랜 꿈이었다면서, 내게 원작으로 활용할 만한 소설을 한 편 쓸 것을 강권했다. 이 책은 그 강권의 결과다. 드라마로 만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소설이지만, 내가 제공한 부실한 재료들이 그의 요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작가의 말'에서)

차라리 밥 공장을 지어라

우리 사회가 의료 분야에서 추구해야 할 가치는 1970년대의 그것과 21세기의 그것이 같지 않다. 심지어 1990년대 중반과 2006년 현재를 비교해도 확연히 다르다. 이미 의료는 사회의 여러 다른 분야들과 복잡하게 얽혀 있는 복합적인 문제가 되었고, 개별적인 몇 개의 정책이나 특정한 이해관계에 의해 돌변할 수도 없는 거대한 흐름이 되었다. 임기응변식의 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이상주의에 입각한 탁상공론으로는 더더욱 그 해결이 어렵다. 교묘한 여론 조작으로 의사 집단을 소외시킴으로써 개선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며, 의료 분야에 더 많은 돈을 지출한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정부-국민-의사 모두가 연관되어 있는 이 게임은 어느 한쪽이 이기고 다른 한 쪽이 지는 게임이 아니며 그래서도 안 된다. 정부와 국민, 국민과 의사, 정부와 의사 사이의 원할한 의사소통을 통해 삼자 모두가 승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의료 현한 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이다.

한국의료, 모든 변화는 진보다

이 책은 지난 3년 동안의 한국의료에 대한 단편적 기록이다. 신문에 연재됐던 글들을 묶은 것이기에 일관된 체계는 없지만, 지난 3년 동안 한국의료의 언저리에서 벌어졌던 크고 작은 많은 일들의 이면이 담겨 있다. 한국의료 역사상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다고 할 수 있는 지난 3년을 돌아봄으로써, 미래의 진보를 위한 단초를 함께 모색할 수 있기를 바란다.

K를 팝니다

안녕. 당신이 이 책을 펼쳤다는 건, 한국을 방문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뜻이겠지. 구체적인 여행 계획이 잡혔을 수도 있고, 언젠가 한 번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수도 있겠지. 출장이나 휴가와 같은 단기 방문이든, 유학이나 취업과 같은 장기 체류든, 한국을 방문한다는 멋진 생각을 갖게 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해. 물론 당신이 K팝이나 한국의 드라마나 영화를 좋아하다가 한국에 대해 더 알고 싶어져서 이 책을 골랐을 수도 있을 거야. 어느 쪽이든, 이 책을 읽으면 한국에 대해서 더 많이 알게 될 것이고, 한국을 방문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질 것이고, 당신이 한국에서 보내는 기간이 더 즐거워질 것이라고 확신해. 어떻게 그걸 확신하느냐고? 놀랍게도, 이 책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출판된 한국 여행 관련 서적들 중에서 진짜 한국인이 쓴 최초의 책이거든. 이미 적지 않은 수의 한국 여행 가이드북이 영어를 비롯한 여러 언어로 출간되어 있지만, 그중에 진짜 한국인이 쓴 책은 하나도 없어. 전부 외국인 여행자들이 그리 길지 않은 기간 동안 한국을 돌아다닌 다음에 쓴 거지. 이 책은? 그야말로 ‘찐’이지. 나는 진짜 한국인이야. 한국에서 태어나서 50년 넘게 살았어. 한국어도 정말 끝내주게 유창하지. 한국에서 초등학교부터 대학원까지 다니면서 이것저것 공부도 많이 했고, 한국 음식도 엄청나게 많이 먹어봤고, 한국의 역사나 문화에 대해서도 제법 잘 알아. 이름난 곳도 많이 다녀봤지. 하지만 이런 조건에 부합하는 한국인은 수도 없이 많아. 그 많은 사람 중에서 하필 내가 이 책을 쓰게 된 것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어. 첫째, 직업이 저널리스트라서 대중적인 글쓰기에 능한 편이야. 20년 넘게 보건의료 전문 미디어에서 일하는 동안(미처 말을 못했는데, 내가 사실은 의사야. 비록 환자를 진료하지는 않지만), 복잡하고 어려운 내용을 간단하고 쉽게 풀어 쓰는 일을 줄곧 해왔지. 보건의료와 관련된 기사, 칼럼, 책 들 이외에 종합병원을 배경으로 하는 장편소설도 쓴 적이 있는데, 그게 텔레비전 드라마로 만들어지기도 했으니, 제일 잘하는 게 글쓰기라고 할 수 있겠지. 둘째, 나는 여행과 여행 준비를 좋아하는 사람이야. 오죽하면 『여행준비의 기술』이라는 책도 썼겠어. 그 책은 영문판이 없어서 아쉽긴 한데, 엄청 웃기고 상당히 독특한 여행 에세이라는 소문이 자자해. 말하자면 나는 일종의 여행작가인 셈이지. 내 친구 몇 명은 나를 보고 ‘한국의 빌 브라이슨’이라고 불러주기도 해. 셋째, 맛있는 음식을 먹고 만드는 일에 관심이 많아. 유명한 음식점을 찾아다니기를 즐기고, 직접 만들 수 있는 요리도 꽤 많이 있어. 아주 오래전의 일이지만 미식과 요리에 관한 책도 펴낸 적이 있을 정도야. 사실 한국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즐거움 중의 하나는 한국 음식을 먹어보는 일이야. 아직 해외에 덜 알려졌을 뿐, 한국은 정말 음식 문화가 발달한 나라거든. 그래서 이 책에서도 음식 이야기를 정말 많이 했어. 독자들에게 한국의 음식 문화를 생생하게 알려주려고 말이야. 넷째, 외국 여러 나라를 돌아다녀봤지. 스무 개 정도 되는 나라를 여행했고, 미국에서 2년 동안 살아본 경험도 있어. 그러다보니 다른 나라와 한국이 어떻게 다른지, 외국인들은 한국에 대해 어떤 것들을 궁금해하고 어떤 것들을 신기하게 생각하는지 많이 알게 됐어. 그 나라에 사는 사람들은 너무도 익숙해서 그냥 지나치는 것들을 외국인들은 흥미롭게 바라보는 경우가 많은 법이잖아. 이를 바탕으로 외국인들이 가장 신통하게 생각할 한국 관련 이야기들을 이 책에 풀어냈어. 정보도 주고 재미도 주는 게 내 목표지. 다섯째, 사실 이게 가장 중요한 건데, 이런 콘셉트의 책을 쓰겠다고 마음먹은 한국인이 그동안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지. 아무도 하지 않은 일을 하고 세상에 없는 뭔가를 만들어내는 일은, 그게 대단히 큰 것이든 아니든, 흥분되고 보람 있잖아. 열심히 펜을 굴리게 된 핵심 동기가 바로 이것이야. 나의 독특한 시각을 독자들과 나누고, 아직 덜 알려진 한국의 이모저모를 여러분에게 들려줄 수 있어서 나는 정말 행복해. 한국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나라는 아마 아닐 거야.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환상적인 여행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별로 없을 거야. 하지만 한국은 정말 재미있는 나라이고, 그 어떤 나라보다 많은 추억을 만들어줄 수 있는 곳이야.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방문해도 즐겁고, 『론리 플래닛 한국』편을 미리 읽고 오면 더 즐겁긴 한데, 이 책을 읽고 나서 한국을 방문하면 당신의 한국 여행은 몇 배나 더 짜릿한 경험이 될 거라고 확신해. 한국인이라면 모두가 다 아는 일상 표현 중에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있어. 당신이 한국에서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도록, 더 많은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더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내가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려줄게. 맞아, 이 책은 ‘정보’가 아니라 ‘이야기’가 있는 책이야. 구체적인 정보를 엄청나게 많이 나열해놓은 가이드북이 아니라는 뜻이지. 그런 책은 이미 많아. 한국을 방문할 구체적인 계획이 아직 없다면 이 책만 봐도 충분하지만, 비행기 티켓을 알아보는 단계라면 평범한 가이드북도 함께 보는 게 좋을 거야. 아무튼, 당신이 이 매력적인 나라 한국을 한 번쯤 꼭 방문하기를, 한국에서 머무는 동안 그 어느 여행지에서보다 신나는 시간을 보내기를, 그리고 그 즐거웠던 기억을 오랫동안 간직하기를 바라. 신기함과 즐거움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이 나라에 당신이 얼른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을게. 조만간, 한국에서 보자고. - ●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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