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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국내저자 > 어린이/유아

이름:태기수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최근작
2022년 11월 <모르모트 인간>

거짓말

소설 동인 작업(作業)의 테마 -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은 언제나 범람합니다. 거짓말은 날렵하게 동시다발적으로 전 국면에서 언제든지 폭죽처럼 터집니다. 거짓말은 이처럼 범람하고 끓어 넘치면서 진실의 이면을 건축합니다. 주지하다시피 이 시대는 과학과 야만이 상존하는 완벽한 카오스의 세계입니다. 수없이 많은 개인들은 불화하고, 거대한 문명은 충돌하면서 서로 자신의 진실을 윽박지릅니다. 귀가 담을 수 없을 만큼 그 소리는 크고 거칠어서 우리는 도무지 둘의 말이 모두 진실인지 거짓인지 아니면 어느 한쪽이 진실이고 어느 한쪽이 거짓인지 분간할 수가 없습니다. 인간과 신과 사탄의 욕망이 들끓는 이 시대의 진실은 이제 더 이상 직설의 혀로 말하여지지 못합니다. 거짓말은 굴절된 진실들을 규합하고 그 수사를 거느리면서 그 세력을 확장합니다. 그 복마전 속에서 언어는 위축되고 무기력해집니다. 거짓은 그러니까 진실 속에 은폐해서 진실의 거짓들과 합종 연횡합니다. 디지털의 규약, 0과 1 사이에서 진실은 끊임없이 부화합니다. 거짓말은 모든 역설과 풍자의 호위를 받으면서 허공을 떠도는 상상력들을 결집시킬 것입니다. 거짓말이 수배하는 진실은 그러므로 불온하고 어둡고 침침합니다. 거짓말들은 불처럼 일어나서 모든 낡디 낡은 진실들을 위협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첫 작업을 거짓말을 쓰는 것으로 결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거짓말의 그 마술적인, 점액적 세계 속에는 미생물처럼 살아 꿈틀대는 진실의 포자가 들어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조악한 언어로 그것을 발견해내고자 합니다. 우리 12인(처음에는 12명이었으나 현재는 11명)은 ‘거짓말’을 부끄러움 없이 생산해, 허위로 쌓아올려진 진실을 해체하고 붕괴시키고자 합니다. 열두 가지의 상상력은 한 다스의 거짓말을 양산하면서 그늘 속에 가려진 진실을 무한하게 배태하게 될 것입니다 (글. 김도언). (2002년 4월 3일 알라딘에 보내신 작가 코멘트)

모르모트 인간

크로스 오버 책에 실린 일곱 편 중 상당한 작품들에서 연극적 요소가 두드러진다. 소설 작업과 극작을 겸하고 있는 탓, 덕분이다. 하나의 극적 상황 안에서 전체 스토리가 완결되는 작품, 모노드라마 또는 2인극 대본에 가까운 소설도 있고, 희곡, 시나리오 장르와 융합된 소설적 퍼포먼스 같은 작품도 있다. 「모르모트 인간」은 장막극 대본으로 각색하여 희곡집『총과 바이올린』(걷는사람, 2019)에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제목으로 싣기도 했다. 「오늘의 사과는 레드블루」는 《실천문학》(2021년 봄호)에 발표한 소설 형식의 기획 칼럼을 희곡으로 재창작하고, 그 작품을 중편소설로 각색한 미발표작이다. 이처럼 공연 콘텐츠와 소설의 영역을 넘나드는 크로스 오버 방식이 내 창작 리듬과 잘 맞는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같은 방식으로 글쓰기를 지속하며 창작 현장에 머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책을 출간하는 과정에서 걷는사람 김성규 대표의 격려와 도움을 많이 받았다. 뻔해 보이는 손해를 감수하면서 선뜻 출간을 결정하고 여러모로 신경을 기울여 준 출판사와 추천사를 써 준 한지혜 작가에게도 각별한 고마움을 전한다. 2022년 가을

물탱크 정류장

원룸 건물에 거주하면서 많은 이들과 만나고 헤어졌다. 몇 개월 만에 다른 곳으로 이주한 이들도 있었고, 건물 신축과 동시에 들어왔다가 10여 년째 머물며 건물과 함께 늙어가는 사람도 있다. 이들에게서 어쩔 수 없는 떠돎과 어쩔 수 없는 머묾이 빚어내는 불안의 표정을 엿보곤 했다. 물탱크가 누군가의 존재의 집이 될 수도 있다는 인식을 내게 심어준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이 작품은 이들과 같은 꿈길에서 우연히 만나 나누게 된 대화의 기록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총과 바이올린

<물탱크 정류장>은 2010년 출간한 장편소설을 각색한 작품이다. 2013 년 남산예술센터 공동제작 작품으로 선정돼 그해 여름에 공연(이강선 연 출)했는데, 완성도 면에서 여러 모로 아쉬움이 많았다. 책에 실린 작품은 이 대본을 다시 쓰는 기분으로 개작한 것이다. 메타소설 형식을 접목한 실험적인 시도로 새로움을 더한 점이 대본에서 크게 달라진 부분이다.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도 2010년 발표한 단편소설 <모르모 트 인간>을 각색한 작품이다. 단편의 서사 구조를 장편으로 확장시켜 희 곡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아쉽게도 아직 무대에 오 를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희곡집으로나마 선보일 수 있게 되어 다소 위 안이 된다. <총과 바이올린>은 ‘변절자’로 비난받는 안중근 의사의 차남 안준생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이다. 실제 인물과 사건들이 등장하지만, 많은 부 분 허구적 설정으로 빚어낸 일종의 팩션(faction)이다. 스튜디오 반 창단 10주년 기념작으로, 2017년 대학로 상명아트홀 2관에서 공연(이강선 연 출)되었다. 올해 12월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재공연을 하는 걸로 일정이 잡혀 있는데, 초연 당시의 문제점을 보완하여 보다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 완성되기를 기대해본다.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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