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아직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인데……”라는 말에
“창섭씨, 절 너무 믿지 마세요”라며 고개를 젓는 사람이 있었다.
그러자 난
그 사람에게 모든 걸 말하고 싶어졌다.
주저하는 사람이 아주 오래 살았으면 좋겠다.
여기에 적힌 것들이 모두 내 이야기라면,
누구에게나 떠들고 다닌 이야기도 있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이야기도 있다.
(…)
두서없이 쏟아지게 될 나의 이야기들 앞에
당신도 고개를 저어주길, 망설여주길, 머뭇거려주길.
당신의 주저하는 모습을 보면,
난 당신을 믿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다.
또다시 무언가, 말하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주저하는 당신이 아주 오래 살기를.
어쩌다 마주치게 된 이 게스트하우스에서
지낼 만큼 지내다 가셨으면 좋겠다.
2021년 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