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향한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한 시선, 통쾌한 인식과 전복적인 유머로 일기체 문학의 가능성을 증명한 작가 김한길은 1953년에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일곱 살 때부터 서울에서 자랐다.
1981년 중편소설 「바람과 박제」로 《문학사상》을 통해 등단했고, 「병정일기」「세네카의 죽음」 등을 발표했다. 장편소설로는 200만 부 이상 판매된 밀리언셀러 『여자의 남자』(전3권), 영화로도 제작된 『낙타는 따로 울지 않는다』를 통해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 외에도 《동아일보》에 연재되며 촌철살인의 필치를 선보인 칼럼집 『아침은 얻어먹고 사십니까』와 작가의 인생관을 담아낸 『김한길의 희망일기』 등을 출간했다.
국회의원(3선)과 여당 원내대표로 의정활동을 활발히 펼쳤고, 청와대 정책기획수석과 문화관광부장관 등을 지낸 바 있는 작가는, 오늘도 더 많은 이들이 더 행복한 세상을 꿈꾼다.
이 글들은 아마도 내 젊은 날 가장 힘들고 막막했던 시절의 기록이다. 하기야 더 어려웠던 고비들이 있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그 역경을 견딜 만한 의미와 의지가 있었다. 그런 시간들은 고달프면서도 불행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일기를 쓰던 동안에는, 내가 선택한 삶에 내가 자신이 없었다. 쓸데없는 세월을 보내며 망가져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괴롭고 불안하였다. 그랬기에 오히려, 돌이켜보니, 다른 어떤 시간들보다 더 소중한 날들이었는지도 모른다.
새로 책으로 묶기 위해 다시 읽다가, 나는 여러 군데를 다시 쓰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지난날을 고칠 수는 없으니까. 과거란 그런 거니까. 안타깝고 아리고, 그러면서도 지독하게 그리운... 추억이란 다 그런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