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에 세상의 모든 것이 갔고 또한 내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떠나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미수를 앞 둔 이 몸이 할 말이 무엇이 있으며 할 일이 또 무엇이 있겠습니까? 하지만 사랑하는 고향과 부모님 곁을 떠난 불효자식이 그나마 작은 효심으로 겪은 일, 생각하는 일들을 적어 전할까 합니다. 내가 자랑스럽고 즐거워서가 아니라 내가 살아서 팔다리가 움직이고, 해가 뜨고 달이 뜨고 빛이 있을 때 더 늦기 전에 이 글을 적어 볼까 합니다. 그리고 부모님은 물론 모든 형제 자매 또한 나의 모든 친척과 친지들에게 전하는 마지막 선물이며 작별의 글입니다.
내가 단신으로 따뜻한 남쪽 나라에 오기 전 또는 온 후에라도 이북 땅 내 고향에 계시는 부모 형제와 친척들 또한 여러 친지들이, 내가 없더라도 이글을 보고 나의 후손 자식들을 찾아봐야 하기 때문에 힘들지만 어렵고 어렵게 회상하며 또 생각하며 이 글을 적기로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