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거나 건강하다는 이유로, 또 그밖의 여러 이유로 사람들은 죽음이 어느 먼 시점에 있는 것처럼 생각하며 살아간다. 그리하여 미래에 대한 진지한 생각이나 죽음 너머의 세계를 위한 진실된 준비에 대부분 게으르다. 그러나 죽음은 언제나 예고 없이, 때로는 뜻밖의 사건으로 우리를 방문한다. 이 책의 저자인 나가이 다카시 선생은 어린 두 자녀를 남겨두고 죽음과 대면해야 했다. 원폭 피해자였던 선생은 원자병에 백혈병까지 겹쳤으나, 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를 신앙으로 겸허하게 받아들였다. 이 책은 그가 남은 시간 동안 자신에게, 자녀에게 그리고 세상을 향해 처절하리만큼 진실된 마음으로 토로한 기록들이다. 이 책을 번역하는 동안, 이것이야말로 내가 자녀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 꼭 남겨야 할 말이라고 생각되었다. 나의 자녀들에게 내가 주었어야 할 사랑, 일러주었어야 할 말들을 이 책으로 대신 전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