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집을 지을 때 몸과 마음이 하나 되니 영혼이 기뻐한다. 그래서 흙집 짓는 과정이 즐겁기만 하다. 주변에서 "집 한 채 지으면 십 년 늙는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그러나 나의 경우에는 전혀 그렇지가 않다. 오히려 집 한 채 지으면 십 년 젊어지는 느낌이다. 흙집 짓는 재미가 그만이기 때문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창조적 성취감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손수 흙집을 짓고 나서 흙집을 바라보면 자기 자신이 그렇게 대견스러울 수가 없다. 자신에 대한 신뢰가 용솟음친다. 삶이 더 이상 두렵지 앟으니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해진다. 흙집을 한 채 짓는다는 것은 자연의 훌륭한 의사를 주치의로 모시는 것과 같다. 흙집에 사는 것만으로도 치유의 역사가 일어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