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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고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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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이어 쓰는 조경학개론>

식물, 세상의 은밀한 지배자

“식물은 내게 학문의 대상이 아니다. 그들의 도움을 받아 정원이라는 공간을 만들고, 정원에 대한 책을 쓰는 내게 식물은 언제나 삶의 주인공이었다. 그래서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늘 귀를 기울여야 했다. 그들이 두런두런 들려 준 이야기는 참 경이로웠다. 그 신비로운 속삭임을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다."

신의 정원, 나의 천국

정원을 디자인의 관점에서만 바라보았던 젊은 시절이 있었다. 이제 정원은 내 안에서 점점 커져 세상을 가득 채웠다. 정원 이야기를 통해 정원의 커다란 품에 안겨 있는 세상 이야기를 하고 싶다. 정원이 희망이라는 것을 모두에게 말하고 싶다. 지구 전체가 정원이라면 세상이 평화로울 것이라는 스승님의 말씀을 이제 이해한다. 정원은 마술임을 안다. 이 정원의 마술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일곱 계절의 정원으로 남은 사람

칼 푀르스터 선생과 여러 달 씨름을 하다 보니 마치 그의 영혼 속에 허락 없이 들어갔다 나온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든다. 물론 오래 전에 발표되어 널리 알려진 글들이고 예전에도 여러 번 읽었던 글들인데 지금까지는 늘 건성으로 읽었었나 보다. 번역을 하다 보니 그의 숨소리에까지 귀를 기울이게 된다. 해독이 안 되는 글이 많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슬쩍 넘어갈 수도 책을 덮어버릴 수도 없으니 더 자세히 들여다봐야 했고, 그래서 더 깊이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거의 영혼이 아플 정도였다. 문득 지금까지 내 삶의 여정에서 벌어진 여러 '우연'들이 왜 나를 자꾸만 칼 푀르스터 쪽으로 몰아갔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석사과정 때 설계사무실 FPB에서 일을 시작했는데 거기 소장이 칼 푀르스터 재단 회장이었던 것도 그렇고, 지도 교수님이 재단의 이사였고 두 분이 동시에 추천해서 나도 이사가 되어 버린 것도 그렇다. 외국인을. 어쩌자고……. 당황스러웠지만 영광이었다. 그리고 학위 논문을 쓸 때 칼 푀르스터와 이십 년을 같이 일했던 함머바허 여사의 작품세계를 주제로 선정하게 되었던 것, 푀르스터의 딸 마리안네와 친구가 되어 십여 년을 절친하게 지냈던 것까지. 그러면서도 칼 푀르스터에 대해 깊이 관심을 갖게 되면 너무 깊은 우물에 빠질 것 같은 예감이 들어서 지금껏 슬슬 외곽을 맴돌았었다. 그의 글을 옮기면서 그의 우물에 깊이 빠져보니 ‘은하수에서 커피를 마시는’ 한 행복한 사람이 있었다. 그의 영혼 전체가 햇빛이 화사한 정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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