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헤더배너
상품평점 help

분류국내저자 > 소설

이름:박민형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최근작
2023년 7월 <그 사람이 정말 그곳에 있었을까>

그 사람이 정말 그곳에 있었을까

그 사람이 정말 그곳에 있었을까. 어쩌면 이 소설도 까치들에게 들었던 미안함처럼, 그런 ‘미안함’ 때문에 이야기가 시작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살아남은 자로서 동 시대를 살다가 함께 건너오지 못하고, 생을 마친 한 청년에게 이제야 미안한 마음을 전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소설은 살아오는 내내 혀끝을 칼에 베인 것 같은 아픔을 물고 있게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마쳤습니다. 모진 인연 하나를 끊어버린 것 같은 지금, 맨발로 걸을 수 있는 그곳으로 가서 걷고 싶습니다. 까치들이 저 때문에 놀라지 않도록 조심의 조심을 하면서요.

달콤한 이별

이 소설은 첫사랑 속에 감추어진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진실을 말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것이 설령 사랑이라고 해도 말입니다. 가장 아름답고 영롱해야 할 첫사랑으로 해서 운명이 갈라졌습니다. 이제 그 운명 앞에 첫사랑은 진실을 말할 차례입니다. 첫사랑에 얽힌 과정을 풀어 나가는 일은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래도 뒤틀린 진실을 밝히고 싶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뜨거운 가마솥에서 더운 김을 내뿜는 것 같은 여름날이 턱밑에 와 있었습니다. 어려운 시기에도 불구하고 또 한 권의 책으로 엮어 주신 경진출판 대표님과 편집부 식구들에게 고마움과 그리운 마음을 담습니다. 또한 이 글이 완성될 때까지 기도와 격려를 아끼지 않은 가족들과 지인들, 벗들에게도 수줍은 사랑을 고백합니다.

어머니

바람이 몹시 거친 새벽, 마침표를 찍습니다. 그래놓고. 커피포트에 물을 끓입니다. 커피를 탄 머그잔을 들고 창가 의자에 앉습니다. 날이 밝지 않은 창밖은 온통 먹빛입니다. 그 어둠을 바라보며 커피잔을 감싸 쥡니다. 따뜻합니다. 어머니의 품처럼. 그러자 어디선가 “외할아버지한테 편지 다 썼니?” 하고 묻던 어머니의 낭랑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너무나 이른 나이에 돌아가신 탓에 제 어머니에 대한 기억은 항상 젊은 ‘엄마’의 모습만이 떠오릅니다. 나이 드신 제 어머니의 모습이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머니가 그리울 때면 이웃에서 혹은 길에서 마주치는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제 어머니를 찾아봅니다. 폐지를 가득 실은 손수레를 끌고 가시는 어르신의 이마에 깊게 패인 주름에서, 편의점에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계신 합죽한 얼굴에서, 시장통의 노점에 앉아 쪽파를 다듬고 있는 옹이 박힌 손에서, 머리에 무언가를 이고 가는 굽은 등에서. ‘어머니’라는 이름은 언제나 가슴을 뛰게 합니다. 그 ‘가슴 뜀’을 오랫동안 느끼고 싶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몇 번의 계절이 순환되었습니다. 소설 ‘어머니’와 함께했던 시간들이 못내 아쉽기만 합니다. 많은 날을 아쉬움 속에서 머무적거릴 것 같습니다. 항상 힘이 되어 주는 가족들, 여행길에서 슬며시 손을 잡아 주던 며느리의 자그마한 손의 온기, 어느 시간이든 상관없이 밑반찬을 싸들고 달려와서는 이야기 보자기를 풀어 놓는 벗, J. 친정엄마처럼 늘 끼니를 챙겨 주는 대모님, 철마다 깻잎·풋고추·감자·고구마 등등을 보내 주는 수녀님, 분단의 비극으로 가족이 된 구관호 작가님. 이분들이 있어서 삶의 투정도 부리고, 엄살도 떱니다. 고마움과 그리움을 전합니다. 새벽의 시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곧 환한 빛이 세상을 밝힐 것입니다. 바람 끝이 유순해지기를 기다리며.

가나다별 l l l l l l l l l l l l l l 기타
국내문학상수상자
국내어린이문학상수상자
해외문학상수상자
해외어린이문학상수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