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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어린이/유아

이름:김선남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2년, 대한민국 서울

최근작
2023년 8월 <커다란 집에서>

다 같은 나무인 줄 알았어

나무를 알아간다는 것은 세상을 알아가는 것과 같아요. 왜냐하면 나무는 우리보다 훨씬 오래 전에 생겨나 그 무수한 세월 속에서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다른 생물들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은행나무

씨앗이 자라 흙에 뿌리를 내리고 나면 나무는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습니다. 불어오는 바람을 고스란히 다 맞고 살아가야 하지요. 때로는 따뜻한 실바람이 불기도 하고, 때로는 세찬 바람이 불기도 합니다. 그저 수동적으로 보이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은행나무는 바람을 맞아 꽃가루를 잘 퍼뜨릴 수 있도록 윗가지에 꽃을 피우고, 곤충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잎에 강한 독을 만들기도 하니까요. 우리는 나무와 달리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고, 무언가를 피하거나 취할 수도 있습니다. 나무와 비교해 능동적으로 보이지만 생각해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누군가의 자녀로 태어나는 일, 소중한 사람을 만나는 일, 갑작스러운 사고나 질병…. 살다 보면 이런 수많은 일들이 피할 수 없는 바람처럼 우리에게 불어옵니다. 한 나무를 오랫동안 가까이에서 지켜보면 그 나무는 그 사람에게 특별한 존재가 됩니다. 은행나무가 나에게는 그렇습니다. 특별하다는 건, 그 나무가 내 삶과 닮았다는 거겠지요. 언젠가부터 나는 은행나무가 되어, 지금 나를 흔드는 바람이 멈추길 바랍니다. 하지만 은행나무처럼 기다리는 법도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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