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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어린이/유아
국내저자 > 사진/그림

이름:이승원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7년, 대한민국 서울

최근작
2024년 3월 <2024 크레용하우스 필독서 세트 : 초등 1-2학년 - 전4권>

삐이삐이, 아기 오리들이 연못에 살아요

어느 날 산책길에 엄마 오리를 따라 세상에 나온 귀여운 아기 오리들을 보았습니다. 갓 알에서 깬 듯 여리고 겁 많은 아기 오리들은 엄마를 놓칠세라 바짝 붙어서 헤엄을 칩니다. 이튿날 다시 만났을 때는 금세 장난을 치며 엄마와 제법 멀리 떨어지기도 합니다. 그때마다 엄마 오리가 안절부절못하며 새끼들을 지키는 모습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오리 가족이 씩씩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제 마음도 함께 즐거워졌습니다. 그렇게 여름을 지나며 어린 티를 벗어 낸 오리들은 엄마 곁을 서서히 떠나갑니다. 더 넓은 세상을 찾아 하늘 높이 훨훨 날아가기도 하겠지요. 다음 해에도 또 다른 아기 오리들을 만날 수 있을까요? 귀여운 아기 흰뺨검둥오리들이 줄지어 헤엄치는 여름날을 다시 기다립니다.

영등할망 제주에 오다

『영등할망 제주에 오다』가 나오기까지 작년 한 해 제주도 동쪽 바닷가 마을에서 지냈다. 집 근처 솔밭에서는 조랑말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었고, 하귤이 주렁주렁 열린 어느 집 너머, 해녀 민박의 돌담길 사이를 나가면 지미봉 아래 오리들이 모여 있는 바다가 나왔다. 오리들에게 눈인사를 하고는 구불구불 끝없이 이어진 밭담 사이를 걸었다. 오가는 이 아무도 없는 밭길에는 바람만이 끊임없이 지나갔다. 무밭에는 새하얀 무꽃들이 일렁이고, 당근밭에선 가느다란 당근잎들이 바람 따라 마구 춤을 추었다. 오래된 마을 안길은 고요하기만 했다. 사람들은 도대체 다 어디 있는 걸까. 내가 걷던 길 일부는 제주 올레길에 포함된 구간이기도 했지만 이제는 유행이 지나 걷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관광객이 많은 동네가 아니어서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덕에 가끔씩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호사를 누렸다. 돌아올 때는 눈부시게 투명한 바다에서 밀려오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걸었다. 검은 바위들 사이로 새파란 물총새가 날아다니고, 아스팔트 위로는 백할미새가 깡충깡충 뛰어갔다. 가끔씩 운 좋은 날은 바다 멀리 돌고래 무리가 지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매일 걸을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영등할망 제주에 오다』를 쓰고 그린 시간은 고되기보단 즐거웠다. 그동안의 책들 중 완성되기까지 가장 짧은 시간이 걸렸다. 제주를 걸으며 벅차오르던 감정이 옅어지기 전에 그림을 완성하고 싶은 욕심도 한몫했다. 그림책을 처음 내는 것도 아닌데, 책이 세상에 나오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설렌다. 이 책은 영등할망 신화를 빌려 제주도의 자연과 문화 이야기를 풀어 낸 책이지만, 동시에 어쩌면 오롯이 나를 담은 책이기도 하다. 늘 바람이 많이 불던 섬, 제주. 옥상 위 잘 널어놓은 빨래를 넘어뜨리고, 애써 열매 맺은 토마토나무 가지를 부러뜨리던 얄미운 제주 바람. 긴 머리 짧은 치마보다는 짧은 머리 긴 치마가 편하고, 예쁜 밀짚모자 대신 끈 달린 등산 모자를 써야 했던 곳. 하지만 그 바람에 마당 텃밭에는 통통한 옥수수가 열리고, 돌담 위로 호박 덩굴이 자라나고, 알록달록 사탕 같은 백일홍이 피기도 했다. 그해 제주를 찾아온 바람신 영등할망은 나에게도 기꺼이 작은 씨앗 주머니 하나를 열어 주었다.

풀꽃 아저씨가 들려주는 우리 풀꽃 이야기

풀꽃 이름도 제대로 모르면서 풀꽃 그림을 그려 보겠다고 나섰습니다. 이른 봄에 낙엽을 뚫고 피어나고, 한여름 더위 속에도 내 마음을 환하게 해 주고, 깊어 가는 가을을 더 빛나게 만들어 주는 꽃들이 고마워서입니다. 1년 가까이 산으로 들로, 글쓴이를 따라다니며 사진을 찍고, 스케치를 하며 다양한 꽃들을 만났습니다. 내가 아는 꽃들은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고, 모르던 꽃들은 새롭게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자연보다 아름다운 그림이 될 수는 없겠지만, 고운 꽃잎, 초록의 작은 이파리들을 천천히 그림으로 담아내는 일은 참으로 설레는 일이었습니다. 요즘은 길을 걸을 때마다 내 발밑에, 풀숲에 어떤 꽃들이 숨어 있는지 더 열심히 살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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