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만큼 성과가 잘 보이는 게 있을까. 똑같이 전력으로 질주해도 누군가는 1등으로 결승선을 넘지만, 누군가는 제일 마지막으로 결승선을 넘는다. 그 냉엄한 세계를 향해 달려가는 해체 위기의 무진고 육상부. 전학생 '희재'는 육상부 아이들과 함께 400미터 계주 경기에 참여한다. 계주는 누구 하나만 잘 한다고 이길 수 있는 종목이 아니다. 혼자 뛴다고만 생각하기 쉬운 육상이 팀플이라는 걸 알려주는 현명한 은유다. 당연하게 여겨지는 인생은, 혹은 달리기는 혼자만의 경기가 아니라는 건 어째서 겪어봐야 아는 걸까.
육상부 아이들의 이야기가 드라마를 보는 듯 생생하게 펼쳐진다. 「슬기로운 감빵생활」 「라켓소년단」 작가 정보훈의 생생한 글맛 때문이리라. 언뜻 스치는 땀 냄새에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뜨거운 트랙 위를 같이 뛰는 것 같은 생동감을 주는 이 책은, 결국 성공과 실패는 스스로 결정하는 거라는 걸 다시금 알려준다. 최선을 다했으면 실패한 거야? 라고 동그랗게 반문하면 아니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