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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2023
  • 지켜야 할 세계
    문경민 (지은이) | 다산책방 | 2023년 10월 "<훌훌> 문경민, 혼불문학상 수상작"

    <훌훌>로 제12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문경민 소설. 최명희의 소설 <혼불>을 기리며 인간 불멸의 정신을 세상에 다시 피워 올리고자 제정된 제13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했다. '날을 세우지 않고는 지킬 수 없는 세계'(216쪽)에서 자신을 태워가며 존엄을 지킨 국어 교사 정윤옥의 마지막 한 해를 밝힌다.

    정년을 앞둔 국어교사 정윤옥은 학교의 반대에도 2학년 문과반 담임을 고집한다. 그 반에 뇌병변장애를 앓는 시영이 있기 때문이었다. 같은 장애를 앓던, 잃은 동생 지호가 떠오르는 아이였다. 학급을 지키던 그 해에 그는 아동학대 고발 협박을 겪기도 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한 해를 보내며 기쁨으로 삶을 꾸렸다. 교원노조에 가입해 해직교사가 되었던 3년차 때와 같은 마음으로, 정윤옥은 변하지 않음으로 자신의 세계를 지킨다.

    현직 교사이자 장애가 있는 딸의 아빠(250쪽)인 소설가 문경민은 2023년 하반기 교육계의 여러 사건을 몸으로 겪으며 이 소설을 완성했다. 이 사건들로 인해 상처받은 이들의 마음에 깊이 다가갈 소설이 될 듯하다. 관리자가 좋아하지 않는 조직원,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사람, 외로워보이는 사람(10쪽)으로 산 정윤옥의 불화하는 용기를 보며 사회생활, 조직생활의 생리에 도무지 타협이 되지 않는 나 역시 이 소설로 위로받았다. 누구에게나 있을 소중한 세계, 그 각자의 존엄을 지킬 용기가 되는 소설이다.

  •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정아은 (지은이) | 마름모 | 2023년 10월 "쓰는 사람의 성실하고 찌질한 이야기"

    정체가 궁금한 작가였다. 소설로 데뷔했는데 모성과 여성에 대한 에세이들을 내다가 전두환에 대한 논픽션까지 쓴 작가. 신간 목록을 훑다 보면 정아은이라는 이름이 난데없는 느낌으로 종종 등장하곤 했다. 동명이인인가? 저자소개를 보면 동일인이 맞았다. 모르긴 몰라도 발군의 성실함을 지닌 이겠거니 생각했다.

    추측은 맞았다. 자신의 글쓰기에 대한 이모저모를 담은 이 책에선 성실한 작가의 곧은 에너지가 뿜어져 나온다. 그의 성실함은 여러 방향으로 발산된다. 쓰는 행위를 향한 열망을 충족시키는 생활의 태도가 한 축이고, 더 잘 쓰기 위해 기울이는 다방면의 노력이 또 한 축이라면, 나머지 한 축은 이 책의 내용 자체에 대한 성실성이다. '글쓰기 세계의 리얼리티'라는 주제에 충실하기 위해 그는 거절당하고 상처받고 방황하는 자신의 찌질함을 숨김없이 털어놓는다.

    무려 문단에 데뷔한 후에 연이어 원고를 거절당하면서 시작된 자기 경멸의 날들, 어떻게든 회복하기 위해 자신 같은 거절의 사례가 또 있는지 눈에 불을 켜고 찾았던 경험, 아주 세련된 방식으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에 대한 실토까지. 이 책에 작가의 젠체라거나 자아 포장은 조금도 없다. 웃음이 날 만큼 솔직한 속사정과 욕구들을 읽다 보면 어느새 그의 성실히 쓰는 삶을 마음으로 응원하게 된다. 단숨에 읽어 내려가게 되는 매력, 왠지 모를 동병상련의 위안감, 끈덕지게 쓰는 태도에 대한 배움까지 모두 얻을 수 있는 글쓰기 책이다.

  • 빅티처 김경일의 생각 실험실
    김경일, 마케마케 (지은이), 고고핑크 (그림) | 돌핀북 | 2023년 10월 "어린이 박학다식 프로젝트"

    평소에도 멀티태스킹에 강한 사람이라고 자부하는 나는 예능을 틀어놓고 과제를 했었고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를 했다. (지금도 헤드셋으로 팟캐스트를 듣고 있다.) 멀티태스킹은 마법의 단어 같고 그것에 능숙한 사람은 일이나 공부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것이라 기대된다. 하지만 김경일 인지심리학자의 말에 따르면 "우리 뇌는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할 수 없다"라고 한다. 아... 여태껏 잘못된 방법으로 뇌를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습관에 익숙해지기 전에 이런 내용을 알았더라면 어땠을까?

    각 분야의 권위자들이 어린이들을 위해 쉽게 설명하고 알려주는 빅티처 시리즈의 첫 권의 주제는 인간 뇌의 작동 방법을 살펴보는 인지심리학이다. 이 책을 통해 나를 움직이게 하는 동기에 대해 배우고 생각에 대해 더 깊게 알아본다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지름길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몰랐던 것을 알게되는 것 그 자체로 조금 더 똑똑하게 생각할 수 있다.

  • 미우라 씨의 친구
    마스다 미리 (지은이), 박정임 (옮긴이) | 이봄 | 2023년 10월 "응, 그래, 괜찮아, 예쁘다, 그리고 다녀왔어."

    마스다 미리 작가의 작품이 국내에 번역되어 소개된 것이 벌써 2012년이니, 10년이 훌쩍 지나고 말았다. 그간 마스다 미리의 작품들은 많은 이들의 좋은 친구가 되어줬는데, 나도 그중 한 명이다. <미우라 씨의 친구>는 마스다 미리의 만화 데뷔 20주년을 기념한 책으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물론 그 의미에만 천착한 것이 아니기에 마스다 미리 특유의 담백함과 솔직함은 여전히 작품에 살아있다.

    작품의 주인공 미우라 씨는 얼마 전 이사를 했고, 처음으로 하우스 메이트를 가지게 된다. 하우스 메이트와의 일상, 어쩐지 맘이 가는 남자와의 만남, 그리고 예전엔 친했지만 이제는 멀어진 친구와의 우정.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삶과 별반 다르지 않은 하루하루가 펼쳐진다. 매일의 삶 속 반짝이는 무언가를 발견해 내는 작가의 특기는 여전하고 말이다.

    돌이켜보면 마스다 미리의 작품은 나에게 언제나 큰 위로가, 언제나 현명한 대답이, 언제나 깊은 울림이 되어 주었다. 시간이 흐르고, 사람들은 변하고, 나도 변해가겠지만 아름다웠던 시절의 기억으로 또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는 오늘이다.

11.72023
  • 해적의 시대를 건너는 법
    박웅현 (지은이) | 인티N | 2023년 11월 "박웅현이 말하는 조직 문화"

    <책은 도끼다>, <여덟 단어>의 저자 박웅현의 신작. 이번 책은 조직문화에 대해 말한다. 개인의 창의성에 대해 말하던 그가 왜 조직문화라는 주제에 몰두하게 되었을까? 빠른 변화의 시대, 체계적인 시스템의 무거움이 독이 된 시대. 민첩하고도 유연한 움직임이 조직의 존립을 위한 필수 능력이 된 지금의 시대에 그는 무엇보다 조직의 내부 구성원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조직문화는 단기간에 변화를 만들어내기 어렵다. 꾸준한 자세로 점진적 변화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 기본 전제 위에서, 박웅현은 수평적이고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조직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마음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TBWA의 조직문화연구소가 컨설팅한 여러 기업에서 효과적이었던 케이스들을 소개하며 변화의 방식과 원칙을 설명한다.

    '우리 회사는 다를 것.' 근거 없는 믿음으로 현실을 외면하고 구시대에 머물러 있는 리더는 아직도 사태를 파악하지 못한 것일 뿐이다. 시대는 격변하고 회사엔 새 시대의 물이 새어 들어오고 있다. 회사의 규모나 업종을 막론하고, 격변하는 시대에 난파당하고 싶지 않은 리더라면 새겨 들어야 할 지침이 가득하다.

  •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1 : 우리 신화의 시작
    황석영 (지은이), 홍원표 (그림) | 아이휴먼 | 2023년 11월 "황석영이 새로 쓴 진짜 우리 이야기"

    한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라면 모두 알고 있는 이야기가 있다.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외치는 호랑이 (해님 달님), 선녀의 옷을 빼앗은 나무꾼이 하늘을 보며 우는 수탉이 되는 이야기 (선녀와 나무꾼), 마늘과 쑥을 먹어야 비로소 사람이 되는 이야기 (환웅과 단군)... 딱히 배운 적이 없다 해도 전승되어 알게 되는 이 이야기들을 민담이라고 한다. 아주 오랫동안 이어진 민담은 입에서 입에서 이어지다 책으로 묶이기도 했으며 작품들의 원형이 되었다.

    <바리데기>, <개밥바라기별> 등을 집필하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작가인 황석영은 우리 민담의 중요성을 환기시키고 어린이들에게 알리기 위해 민담집을 펴냈다. 포문은 역시나 고조선의 단군 이야기, 삼국시대와 통일신라 시조들의 이야기다. 황석영 작가의 입담으로 채워진 익숙하지만 새로운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끈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훗날 그 끈이 세계의 가운데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되돌아보게 해줄 것이다.

  • 손실 없는 투자원칙
    남석관 (지은이) | 모루 | 2023년 10월 "37년 투자경력 슈퍼개미의 투자원칙"

    수험생 시절 수능시험 만점자 인터뷰를 보다 보면 조금 어이없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었다. 국어·영어·수학 과목을 중심으로 예습과 복습을 철저히 하고,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게 충분한 수면과 운동으로 체력을 관리하고, 매일매일 꾸준히 습관처럼 공부하고, 스트레스 관리는 음악 감상과 독서, 영화… 아니, 정말 그렇게 하면 된다고? 의심이 들 수도 있지만, 해보면 알게 된다. 매일매일 꾸준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무엇인가 한다는 것이 얼마나 고단한 일인지, 왜 대부분 사람이 듣기에는 쉬워 보이는 그 ‘비결’대로 하지 못하는지.

    주식으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저점매수 고점매도, 낮은 가격에 사서 비싸진 이후 팔아 차익을 내야 한다. 원리는 너무나 간단해 보이지만, 이 간단한 원리를 지켜 수익을 내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전업투자 기간 23년을 포함하여 무려 37년 동안 주식투자를 이어온 저자는 이번 신간에서 본인의 경험과 매매법을 소개한다. 전작에서 주식투자의 마인드를 잡는 데 중점을 두었다면, 이번에는 실질적으로 주식투자에 도움이 되는 저점매수·고점매도 조언, 중장기투자·단기투자 시 매매 대응법, 오랫동안 시장에서 경험하고 느낀 주식투자 이야기를 공유한다. 당연하게도 주식투자에 정답이 있을 수 없겠지만, 4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축적된 저자의 다양한 경험과 원칙, 기술은 투자자들이 스스로를 비추어 살피는 거울이 될 만하다.

  • 김대리의 데일리 뜨개
    바늘이야기 김대리 (지은이) | 웅진리빙하우스 | 2023년 11월 "취향이 있는 뜨개, 취향이 있는 일상"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고, 해가 빨리 지기 시작했다. 어느덧 겨울 냄새가 나고 문득 두려워진다. 이번 겨울엔 또 얼마나 추울까? 겨울이어서 좋은 점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는데, 꼽아보니 세 개나 되었다. 크리스마스, 모기와의 이별, 그리고 따뜻하고도 멋진 옷. 가을, 겨울의 옷은 역시 이전 계절의 옷보다는 멋부릴 틈이 많아진다. 짜임새 있는 니트에서부터, 양말, 모자, 귀마개까지 이 계절의 멋스러움을 그래서 이 책에 가득 담았다.

    지금 가장 핫한 뜨개 유튜버, 바늘이야기의 김대리가 내놓은 2년 만의 도안집 <김대리의 데일리 뜨개>는 누구나 쉽게 완성하는 감각적인 니트와 소품 14가지를 담고 있다. 이번 책에서는 다양한 난이도의 도안을 함께 담았는데, 선택지가 다양해 단계별로 뜨개 도안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또한 모든 도안에 삽입된 QR을 통해 누구든 쉽게 작품을 완성할 수 있게 했다. 이 책 한 권으로 이번 겨울은 좀 더 따뜻하고 포근하기를 바라본다.

11.102023
  • 더 마인드
    하와이 대저택 (지은이)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11월 "내 인생의 육하원칙은 내가 정한다."

    모두가 ‘신의 직장’이라고 부르는 공기업에 취업한 사람이 있다. 대기업 수준의 연봉에 정년이 보장되고, 퇴직 이후에는 연금까지 나오니 이제 앞으로 돈 걱정은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입사 이후에도 성실하게 일한 그는 3년 연속 최우수 인사 고과를 받으며 최연소 인사 팀장이 되었다. 이만하면 성공한 인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렇게 그가 이렇게 ‘성공’한 삶을 사는 사이,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건강 악화로 공황장애가 찾아왔다. 난치병으로 한쪽 청력을 30%나 잃었다. 출근길에 매고 다니는 가방에는 각종 병원에서 받아 온 약이 한가득하였다. 거울을 들여다보며 그는 물었다. ‘이게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인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결론은 분명했다. 회사에 매여 건강과 시간을 바치는 삶은 바라던 모습이 아니었다. 내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할지는 스스로 정하고 싶었다. 스스로 계속 되물었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러던 어느 순간 머릿속에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여유롭게 살아가는 모습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는 하와이에 머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 수십만 구독자들에게 매일 아침 동기부여와 영감을 주는 유튜브 채널 ‘하와이 대저택’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알아차린 저자가 자기계발의 거장, 자수성가한 사업가, 학자들의 책 수천 권을 읽어가며 발견한 무의식, 마인드 셋의 힘을 본인이 직접 체득하고 실천한 구체적인 방법과 함께 담았다.

  • 타국에서의 일 년
    이창래 (지은이), 강동혁 (옮긴이)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0월 "디아스포라 문학의 거장, 이창래 신작"

    "어떤 경험은 우리의 삶을 영원히 바꾸기도 한다." 틸러에게는 그런 종류의 경험이 있다. 그는 가족과 대학, 고향 동네와 국가 그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했다. 소속감을 가져본 적은 없었고 언제나 겉도는 느낌이었다. 골프장 아르바이트를 하다 고객으로 만난 낯선 사람의 파격적인 제안은 그런 그에게 거부할 수 없는 매혹으로 다가왔다. 이미 미국에서 무수히 많은 사업체를 운영하며 거대한 부를 움켜쥔 것처럼 보이는 퐁은 비즈니스 무대를 세계로 넓힐 참신한 아이디어가 있다고 했다. 퐁은 틸러에게서 어떤 절박함과 허기를 목격했다며 자신의 조수로서 해외 투자 여행에 동행하기를 청한다.

    "나는 나 자신을 그냥 넘겨주고 싶었다. 나는 사라지고 싶었다. 삶으로부터 사라지는 게 아니라, 삶 속으로 사라지고 싶었다." 여기가 아닌 머나먼 어딘가로 떠나고 싶었던 틸러는 곧바로 퐁의 비행기에 동승한다. 하와이에서 마카오를 거쳐 선전과 홍콩으로 이어진 여정은 틸러가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으로 펼쳐진다. 그리고 타국에서 보낸 일 년의 시간 끝에, 틸러는 깨닫는다. 너무 멀리 와버린 탓에 자신 안의 근본적인 어떤 것이 완전히 바뀌었으며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음을. 김연수 작가가 “넷플릭스 시리즈를 넘어서는 소설. 파도처럼 거침없이 나아가는 문장이 독자를 더 먼 곳까지 가게 한다.”라고 추천하며 함께 읽은 소설.

  • 산타는 어떻게 굴뚝을 내려갈까?
    맥 바넷 (지은이), 존 클라센 (그림), 서남희 (옮긴이)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3년 9월 "완벽한 크리스마스 선물"

    우리 집 아이는 12월을 가장 좋아하는 달로 꼽는다. 아이의 이유는 간단했다. "12월은 제 생일이 있고, 크리스마스가 있어서 선물을 두 번 받거든요." 선물 목록 작성에 있어 아이 나름의 논리도 있다. 생일은 엄마, 아빠가 주는 선물이라 비교적 합리적인 선택지 안에서, 크리스마스는 산타가 주는 선물이라 비교적 고가의 선택지 안에서 받았으면 하는 선물 목록을 작성해 둔다. 올해도 여지는 없겠지. 사실 산타를 믿든 안 믿든 그것은 아이에게 주도권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스스로 깨닫고 소화하기 전까지는 아이의 몫이고 난 그걸 지켜줄 준비가 올해도 되어있다.

    맥 바넷과 존 클라센이 들려주는 크리스마스 이야기.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궁금해하는 '산타는 우리 집에 어떻게 오지?'라는 질문에 대해 맥 바넷과 존 클라센이 나섰다. '허리띠를 바짝 졸라맬까? 아니면 생쥐만큼 조그마해질까? 아니면 젤리처럼 쭈욱 늘어나 다리 먼저 하나씩 차례로 넣어 보는 걸까?' 맥 바넷은 짓궂은 농담을 던지고, 존 클라센은 레트로 감성 물씬 풍기는 분위기로 화답한다.

    세상 모든 어린이의 크리스마스 걱정을 한 방에 날리는 완벽한 선물 <산타는 어떻게 굴뚝을 내려갈까?>가 알라딘 북펀드를 통해 출간되었다. 이번 그림책은 올겨울, 유년 시절을 그리워하는 많은 어른들과 산타가 우리 집에 오길 간절히 바라는 어린이들에게 완벽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돼 줄 것이다. 그림책 전문가 서남희, 그림책 작가 염혜원, 초등 교사 강수진, 라키비움J 편집장 임민정이 강력 추천했다.

  • 완벽하지 않아 다행이야
    오리여인 (지은이) | 수오서재 | 2023년 11월 "혼자가 둘이 되고, 셋이 되는 시간의 따스한 기록"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그림과 다정한 에세이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오리여인 작가. 전작 <나에게 시간을 주기로 했다> 이후 3년 만에 신작 에세이로 돌아왔다. 전작이 혼자의 시간에 관한 책이었다면, 이번 책은 결혼과 출산, 육아의 시간이 더해져 보다 풍성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총 네 개의 파트로 구성된 이 책은, 에세이 한 편과 그에 어우러지는 만화가 한 세트를 이루어 펼쳐진다. '우리라는 이름의 사랑'이라는 부제로 짐작할 수 있듯이, 혼자가 둘이 되고, 셋이 되는 시간이 촘촘하게 담겨있다. 행복한 일상을 보내다가도 불현듯 찾아오는 걱정과 두려움, 홀로일 때와는 다른 책임감과 부담감으로 고뇌했던 시간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나 자신으로서, 엄마로서 단단해지기 위해 노력한 하루, 사랑으로 충만하게 채운 하루, 소소한 행복들을 세심히 그러모은 하루. 작가의 그런 하루하루가 모여 이뤄진 이 작은 책이 위안이 되어줄 것이다.

11.142023
  • 겨울의 언어
    김겨울 (지은이)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11월 "김겨울로 쓰는 첫 책"

    김겨울 작가의 전작 <아무튼, 피아노>는 "속속들이 싫어하고 낱낱이 사랑하게 된" 피아노의 세계에 관한 기록이고, <떡볶이>는 "스스로를 위로한 유일한 한식이자 인생의 동반자"인 떡볶이 예찬론에 대한 책이다. 여러 매체에 썼던 글 중 일부를 엄선하고, 몇 편의 새로운 글을 더해 함께 수록한 이번 신작은, 전작들과 다르게 자신이 주인공인 책으로, 김겨울의 본격 산문집이라 할 수 있다.

    작가 스스로 "김겨울로 쓰는 첫 책"이라고 표현한 만큼, 책 읽는 김겨울, 책 소개하는 김겨울, 글 쓰는 김겨울, 음악 하고 춤추는 김겨울, 철학 공부하는 김겨울, 거의 모든 김겨울이 담겨 있다. 때때로 맞닥뜨리는 삶의 악몽과 불안을 시와 책과 음악과 사람에 기대어 이겨내며,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여기고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김겨울의 시간도 만난다. 진중하고 깊은 사색의 글 사이사이 김겨울식 작은 유머가 빛을 발하기도 한다. "나는 지금, 그 모든 김겨울을 읽는다." 이 책을 추천한 진은영 시인과 같은 마음으로, 이 겨울과 잘 어우러지는 '겨울의 언어'를 권한다.

  • 리처드 도킨스, 내 인생의 책들
    리처드 도킨스 (지은이), 김명주 (옮긴이) | 김영사 | 2023년 11월 "리처드 도킨스가 감탄하며 읽은 책들의 기록"

    “책은 항상 내 삶의 중요한 부분이었다. 많은 생물학자와 달리, 나는 야생의 새나 자연사에 대한 사랑을 통해서가 아니라 책과, 존재에 대한 깊은 철학적 질문을 통해 생물학에 입문했다.” 리처드 도킨스가 그동안 만난 특별한 책들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어린 시절 처음 동물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해준 <둘리틀 박사>, 스스로 "과학소설을 읽으며 과학을 배운 사람"이라 자부하며 추억하는 유년기 속 아서 C. 클라크의 SF와 <멋진 신세계>부터 칼 세이건의 작품 중 가장 좋아한다는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까지. 도킨스가 감탄하며 읽은 책들에 대한 이야기가 그의 80세 생일을 기념하며 한 권에 담겼다.

    도킨스는 '문학으로서의 과학'이라 이름 붙인 서문으로 과학서의 문학적인 아름다움을 찬미하며 책을 연다. "다시 한번 저 점을 보라. 저것이 '여기', 우리의 고향이다. 저것이 우리다. 당신이 사랑하는 모든 사람, 당신이 아는 모든 사람, 당신이 들어본 모든 사람, 존재했던 모든 사람이 그 위에서 살았다." 칼 세이건의 <창백한 푸른 점> 속 우리를 저절로 망망한 세계로 데려가는 문장을 비롯해 실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아름다운 문장들을 인용하며 시작하는 책들의 향연은, 자연에 대한 찬사와 인간에 대한 탐구, 신앙에 대한 질문 등 진화론, 자연선택, 과학철학 등의 주제를 아우르는 지적 여정으로 끝을 맺는다. 과학의 경이로움을 전하는 책들의 세계로 믿음직한 안내자와 함께 떠나보자.

  • 축복을 비는 마음
    김혜진 (지은이)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11월 "<9번의 일> 김혜진 집-소설"

    김혜진의 세번째 소설집. <딸에 대하여>에서 레즈비언인 딸이 엄마와 합가를 결심한 것은 애인과 함께 살 집이 없어서였다. <불과 나의 자서전>에서 '남일동' 재개발을 겪은 이들은 신분상승을 경험한다. 기준금리 동결 소식과 김포의 서울권 편입이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는 부동산의 시대다. 우리가 머물렀고 머무를 집에 고인 여덟 편의 이야기가 소설집에 실렸다.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목화맨션>, <미애>, 김유정문학상 후보작 <축복을 비는 마음> 등이 제 집을 찾았다.

    선우의 아파트 내 독서모임은 세련된 장벽을 세워 '끝까지 좋은 사람인 척 구는' 방식으로 <미애>를 배제한다. <목화맨션>의 소유주와 세입자로 관계를 맺은 만옥과 순미가 8년을 나눈 감정은 순미를 내보내기 위해 계약서를 살펴볼 때 흐려진다. 문제는 각자가 누구도 이렇게까지는 할 수 없었을(98쪽) 방식으로 최선을 다해 도달한 곳이 겨우 이 자리라는 것이다. 선우가 가진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그들의 열망"(16쪽)은 아이를 맡길 곳이 없는 미애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도 했다. <목화맨션>의 소유주 만옥은 순미의 사정을 살펴 계약금을 올리지 않았고, 재개발 사업을 기다리며 놓친 많은 기회를 벌충하기 위해 하나뿐인 재산인 목화맨션을 팔아 빚을 갚아야 하는 처지다. 불성실한 적도 악독했던 적도 없는 우리가 안간힘을 써서 도착한 곳이 겨우 이 작은 방 하나인데 무얼 더 해야 좋은, 멋진, 넓은 삶을 살 수 있나. 김혜진의 소설은 이 당혹스러움을 직시하는 데에서 삶에 스며든다.

    "어떤 시절에 내가 머물렀던 집들은 나를 위로하고 격려하고 단련시키며 기꺼이 나의 일부가 되었다는 생각을 종종한다. (291쪽)는 작가의 말과 함께 내가 살았던 그 집들의 면면을 생각하며 이 소설을 읽었다. 지렁이가 함께 살던 집, 개미가 물고 가던 집, 볕이 들지 않던 집. 나의 일부가 된 누추함과 환함을 비추는 이야기를 읽으며 그럼에도 나타날 축복을 꿈꾸어 본다.

  • 의미의 시대
    세스 고딘 (지은이), 박세연 (옮긴이)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1월 "세스 고딘, 새 시대의 일을 말하다."

    봄이 오면 벌들은 분주해진다. 일벌들은 만발한 꽃밭을 누비며 꿀을 모으고, 여왕이 알을 낳기 위한 특별한 방을 꾸민다. 여왕은 새 여왕벌이 될 알을 낳고, 로열젤리로 충분한 영양을 공급한다. 그리고 마침내 새로운 여왕이 탄생할 때가 되면, 기존의 여왕벌을 비롯하여 벌집에 거주하던 절반의 벌들은 무리를 지어 정확한 거처도 정하지 않은 채 기회와 성장을 찾아 모험을 떠난다. 벌들은 떠나온 벌집에서 수백 미터가 떨어진 곳에 임시 거처를 마련하고, 밀집된 공 모양으로 뭉쳐 서로의 온기를 유지한다. 추위가 닥치면 벌들은 함께 웅크려 몸을 떨며 열기를 만들어 내고, 더위가 찾아오면 서로 떨어져 공기 순환을 용이하게 만든다. 하지만 외부 환경이 무리의 안전을 위협할 때, 극단적인 온도에 노출된 벌들은 휴면 상태에 돌입해 움직이지도 반응하지도 않는다. 터전을 옮긴 이후 며칠 안에 새로운 거처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벌들은 모두 죽고 말 것이다.

    생존의 위협을 받을 때,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세계 경기 침체와 팬데믹의 확산으로 사람들은 무력함을 느끼고, 안전을 향한 욕망만이 커졌다. 팬데믹의 영향이 잦아든 지금도 일터에서 사람들은 조용한 퇴사를 준비하며 최대한 적게 일하며 더 나은 일자리를 발견할 때까지 단지 잘리지 않기만을 바란다. 세스 고딘은 패배와 위축이 점철된 새로운 시대를 헤쳐 나갈 해법을 ‘의미’에서 찾았다. 일의 목적은 의미를 찾는 것이며 이를 이루었을 때 결과와 수익이 자연스럽게 따라옴을 주장한다. 의미를 찾기 위해 조직원들은 주어진 일만 빠르게 해내던 워커(worker)에서 의미 있는 일을 찾아서 해내는 플레이어(player)가 되어야 하며, 조직원들이 플레이어가 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진정한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이라고 말한다. 왜 일해야 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일해야 할지 의구심을 가지고 오늘도 출근길에 나선 모두를 위한 새 시대의 경영과 리더십을 말하는 책이다.

11.172023
  • 전지적 푸바오 시점
    송영관(에버랜드 동물원) (지은이), 송영관(에버랜드 동물원), 류정훈(에버랜드 커뮤니케이션 그룹) (사진)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1월 "기쁨과 사랑과 행복을 전하는 바오패밀리"

    국내 최초 아기 판다 '푸바오'가 탄생하면서 바오패밀리, 동물원과 사육사로 큰 이목이 집중되었다. '행복을 주는 보물'이라는 뜻의 푸바오는 이름답게 수많은 대중들에게 행복을 선사해왔다. <아기 판다 푸바오>, <푸바오, 매일매일 행복해>에 이어 새롭게 출간된 이번 책은 푸바오의 작은할아버지 '송바오' 송영관 사육사의 시선에서 담아낸 바오패밀리의 성장 기록이다.

    저자는 바오패밀리의 일상뿐 아니라, 판다의 다양한 감정과 중요한 정보를 대중에게 잘 전달하기 위해 늦은 나이에 문예창작학과에 입학해 글쓰기를 공부하는 등, 사육사로서의 업무 영역을 확장하며 애써왔다.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바오패밀리를 지켜본 사람으로서, 바오패밀리의 일상과 성장 과정을 다채롭게 써 내려간다. 또한, 더 나은 사육사가 되겠다는 다짐의 말과 야생동물을 보존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잊지 않는다. 퀄리티 높은 260컷 이상의 사진을 담아, 존재 자체만으로 기쁨과 사랑과 행복이 되는 바오패밀리의 하루하루를 생생하게 전한다.

  • 화성과 나
    배명훈 (지은이) | 래빗홀 | 2023년 11월 "배명훈의 화성 이주 연작 SF"

    <타워>부터 <미래과거시제>까지, 믿음직한 SF를 생산하며 생태계를 경작해온 배명훈이 화성 이주 연작 SF를 발표한다. 2020년부터 2년간 대한민국 외교부의 의뢰로 '화성의 행성정치'를 연구하기도 한 작가는 칼로리 섭취의 관점이 아닌 식감의 관점으로, 이를테면 '문사철'의 관점으로 화성 이주를 상상해 본다. 화성의 행정가들은 첫 살인사건을 어떻게 '붉은 행성의 방식'으로 조사해야 할까? 화성에서 '밥도둑' 간장게장이 그리워지면 참아야 할까? 화성의 첫 정착민들은 '레드벨트' 해제 정보를 선취해 부동산을 매입해도 될까?

    새로운 행성의 행정가들은 화성의 인구가 500명에 도달하는 순간 첫 살인사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살인사건이 발생한 시점은 이곳의 인구가 2400명을 돌파하는 순간이었다. 행성관리위원회 위원인 지요와 희나는 '수상한 사고사 보고서 한 건이 올라오기까지, 인간이 다른 인간의 목숨을 구한 사건에 관한 보고서는 이미 수백 건이나 쌓여'(27쪽)있음에 주목한다. 인류가 화성이주에 성공하는 순간은 스페이스X에 탑승하는 순간이 아니라 연민이라는 감정이 오고가는 순간이 아닐까.

    황금광 시대에 서부를 개척하던 사람들, 일제 강점기에 만주로 떠난 사람들, 살 수가 없어 떠났던 과거의 사람들처럼 미래의 사람들이 이 행성을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 한국소설이 아닌 지구소설로 이 소설을 소개하게 될 그 날도 참된 평화와 조화로운 번영을 꿈꾸는 이 마음이 온전히 전해지리라 믿는다. 천문학자 심채경, 소설가 윤고은이 추천했다.

  • 감정의 문화정치
    사라 아메드 (지은이), 시우 (옮긴이) | 오월의봄 | 2023년 11월 "감정은 무엇을 하는가"

    곰을 보고 공포를 느낀다면 공포라는 감정은 곰에게 내재된 것일까, 씐 것일까. 성소수자와 이민자를 향한 부정적 감정은 어떻게 형성된 것일까. 감정은 권력구조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특정한 방향으로 형성된 감정들은 세계에 무슨 일을 하는가.

    이 책은 고통, 증오, 공포, 역겨움, 수치심 등의 감정을 하나하나 분석하며 권력관계와 관계 맺어진 감정이 어떻게 차별과 혐오를 배제하고 유지하며 강화하는지 분석한다. 각 개인이 자신의 내면에서 독립적으로 생겨났다고 믿는 감정들이 실은 역사 속에서 다져진 사회 규범에 어떻게 영향을 받으며 또 영향을 주고 있는지, 책은 정교하게 증언한다.

    페미니스트 독립연구자 사라 아메드의 주요 연구. 원서가 출간된 시점과 현재의 시간적 차이는 있지만 현재 한국 사회의 비극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적용하여 읽기엔 아무런 위화감이 없다. 치열한 문장들이 세상을 꿰뚫는 단단한 시각을 제공한다.

  • 미래는 저녁 8시에 결정된다
    한승헌 (지은이) | 토네이도 | 2023년 11월 "인생의 방향을 바꿀 저녁 시간의 힘"

    웹툰 ‘무한동력’의 대사 가운데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던 말이 있다. “죽기 전에 못 먹은 밥이 생각나겠는가, 아니면 못 이룬 꿈이 생각나겠는가?” ‘꿈이 밥을 주진 않는다’는 작중 인물의 대사에 대한 답으로, 꿈을 향한 열정을 포기하지 말 것을 격려하는 말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사람은 자신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고민보다, 어떤 일을 통해 사회적으로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더 깊다. 그래서 자신의 관심사나 취향보다는 사회, 선생님, 부모님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일을 선택한다. 꿈을 좇아 사는 일은 여전히 힘에 부친다. 오죽하면 ‘무한동력’의 작가마저 훗날 ‘밥을 먹어야 꿈도 꾸겠지요’라며 꿈조차 꿀 수 없는 우리 사회의 고단함을 씁쓸하게 되뇌었을까.

    일부 사람들은 이런 삶을 노예에 비유하기도 하지만, 저자는 이런 비판은 매우 편협한 시각이라고 말한다. ‘하고 싶은 일, 재미를 느끼는 일’을 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넘어 생계를 유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본업으로 삶의 기반을 마련하고, 저녁 시간에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 삶의 방식을 권한다. 퇴근 후 매일 사진 찍는 연습을 한다면, 어느 순간 스스로 만족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인정받는 사진을 찍게 될 것이다. 만약 더 많은 성과를 내고 싶어 업무 관련 기술을 공부한다면 남들보다 더 빠르게 승진하게 될 것이고, 매일 저녁에 운동을 한다면 건강한 미래가 당신과 함께할 것이다. 퇴근 후 1~2시간의 ‘나다운 시간’, 그 시간이 쌓이고 쌓여 ‘나다운 삶’을 만들 것이다.

11.212023
  • 4 3 2 1 (1) (양장)
    폴 오스터 (지은이), 김현우 (옮긴이) | 열린책들 | 2023년 11월 "폴 오스터 필생의 역작"

    우리의 삶을 이루는 무수한 선택. 그것은 축복이자 고통이다. 선택의 순간, 우리는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가 닫히는 것을 목격해야만 한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회한은 언제라도 현재를 무참히 짓밟을 수 있기에 우리는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하나의 길을 택하여 뚜벅뚜벅 걸어가야만 한다. 만약 걷다가 뒤를 돌아 다른 길을 택한 삶을 알 수 있다면 어떨까. 여기 아치 퍼거슨이라는 한 남자의 네 가지 생이 있다. 그는 1947년 뉴저지에서 태어나 뉴욕에서 사진을 공부한 어머니와 가구점을 운영하는 아버지와 함께 유년기를 보낸다. 냉전, 케네디 암살, 인종 갈등, 흑인 민권 운동, 베트남 전쟁을 비롯한 요동치는 세계사의 파고가 그의 삶을 크고 작은 물결로 덮쳐온다. <4 3 2 1> 속 모든 퍼거슨은 이러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었고, 모든 게 다를 수 있었다." 갈림길에 선 퍼거슨의 선택이 조금씩 달라진다면 그의 생은 어느 갈래로 뻗어나갈까. 그렇게 소설은 퍼거슨-1, 퍼거슨-2, 퍼거슨-3, 퍼거슨-4의 서로 다른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퍼거슨은 대학에 가지 않기로 하거나 소설을 쓰기로 한다. 위태하던 퍼거슨 아버지의 가구점 사업은 망하거나 대성하고, 사진을 사랑하는 퍼거슨 어머니는 유명 사진작가가 되거나 다시는 사진기를 손에 들지 않는다. 책장을 덮고 "현실은 일어날 수 있었지만 일어나지 않은 일들로도 이루어져 있다."라는 퍼거슨의 말을 떠올리며 다시 바라보는 지금, 여기는 새삼스러운 경외감으로 가득하다. 폴 오스터가 "나는 바로 이 책을 쓰기 위해 평생을 기다려 온 것만 같다."라고 고백한 필생의 역작.

  • [세트] 황금종이 1~2 세트 - 전2권
    조정래 (지은이) | 해냄 | 2023년 11월 "<정글만리> 조정래, '돈'을 쓰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등의 작품으로 한국 현대사를 다시 쓴 작가 조정래가 돌아왔다. <정글만리>, <천년의 질문>등을 통해 국가와 경제에 대해 묻던 날카로운 문제의식으로 한국사회의 지금, 돈을 황금처럼 대하는 세태에 대해 썼다.

    주인공 이태하 변호사를 중심으로 돈을 둘러싼 사건이 옴니버스식으로 펼쳐지며 돈의 마력에 홀린 이들이 이전투구를 벌인다. 월세 4배 인상을 요구한 건물주를 폭행한 식당 주인, 편의점에서 청소년 대신 술과 담배를 사주는 것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독거노인, 유산을 차지하려 어머니에게 소송을 건 자식. 맹목적인 욕심을 따라 돈중독을 향해 내던져진 인물들을 보며 스스로에게 되묻게 된다. 우리에게 돈이란 무엇인가, 돈의 위력과 인간의 존엄 사이에서 중심을 잡고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질문이다.

  • 시간을 잃어버린 사람들
    테레사 뷔커 (지은이), 김현정 (옮긴이) | 원더박스 | 2023년 11월 "시간은 왜 항상 부족한가"

    저글링 하지 않고 사는 현대인이 있을까. 매일이 얼렁뚱땅 서커스 같다. 정해진 하루들 안에 일, 가사노동, 취미, 공부, 운동을 균형감 있게 배치하면서 가족, 친구들을 챙기는 자투리 시간도 빼둬야 하는데, 와중에 틈틈이 발생하는 인생의 이벤트들 마저 욱여넣으려 애쓰다 보면 어느샌가 공 하나가 이미 저쪽에 떨어져 있음을 뒤늦게 발견한다. 와르르 무너지는 마음의 안정. 다시 마음을 차곡차곡 쌓아보려 하지만 명상에도, 산책에도, 상담에도 필요한 건 또 시간...

    시간은 왜, 늘, 부족한가. 독일의 페미니스트 저널리스트가 쓴 이 책은 이 질문에 현실적이고 정치적인 분석을 내어 놓는다. 저자는 시간 개념의 정치성과 상호 연결성에 대해 공들여 설명한 뒤, 현대 사회의 여러 이슈들이 시간문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통찰력 있게 엮어낸다. 독일 사회를 배경으로 하지만 현재 한국의 이슈들과 놀라울 정도로 잘 맞아떨어진다. '외국인 가사도우미 고용' 정책의 제국주의적 폭력성, 돌봄 경시와 맞물린 저출생, 시간 불평등과 직결되는 부의 불평등, 심지어 최근 SNS에서 활발한 의견 나눔이 있었던 '갓생과 과로'에 관한 이야기까지. 현대 사회의 문제들을 모아놓고 보니 정중앙에 시간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이 많은 문제들을 정리할 방법으로 저자는 일하는 시간을 파격적으로 줄이는 사회 모델과 시간 개념을 제안한다. 혁명적이지만 현실적이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클라우디아 골딘의 <커리어 그리고 가정>에서 다룬 '탐욕스러운 일'에 관한 문제의식에서도 이어지는 논리가 있다. 만성적 시간 부족에서 오는 숨막힘과 바쁨을 찬양하는 사회의 기괴함에서 벗어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 사선을 걷는 남자
    데이비드 발다치 (지은이), 김지선 (옮긴이) | 북로드 | 2023년 11월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가 돌아왔다."

    미국 중서부의 한 소도시 근교에서 시신 한 구가 발견된다. 수사를 위해 에이머스 데커를 비롯한 FBI 대원들이 급히 파견되자, 주민들은 일개 소도시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에 왜 FBI가 개입하는지 의아해하지만 요원들조차 그 내막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 게다가 데커는 그 어느 때보다도 사건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작고 황량한 도시 속에 석유 산업과 방위 산업, 종교 공동체 등이 내밀히 얽혀 지역사회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데커는 자신의 특수한 공감각 능력에 무언가 중대한 변화가 생긴 것을 감지한다.

    스릴러 거장 데이비드 발다치가 창조한 독보적인 인물 에이머스 데커가 돌아왔다. 미식축구 선수 활동 당시 사고로 얻은 '과잉기억증후군' 탓에 보고 들은 모든 것을 기억하게 된 그의 매력에 전 세계 독자들이 열광했다. 이번 신작은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이후 여섯 번째 이야기로, 영미 매체의 큰 호평을 받으며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석유 시추와 도시 개발의 이권을 독점한 지역 재벌의 암투, 폐쇄적인 종교 공동체의 땅 위에 들어선 군사 시설, 지하자원을 둘러싼 국제 갈등, 그리고 의문의 살인 사건. 더욱 광활한 무대에서 압도적 규모의 서사로 펼쳐지는 데커 시리즈를 만나보자. "시리즈 최고의 입문서이자 현재까지 시리즈 최고작"이라고 북리포터에서 추천했다.

11.242023
  • [세트] 국토박물관 순례 1~2 세트 - 전2권
    유홍준 (지은이) | 창비 | 2023년 11월 "유홍준의 새로운 출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권 출간 이후 30년이 흘렀다. 답사기 시리즈로 국내외 수많은 유적지를 소개하며 문화유산의 대중화를 이끈 유홍준이지만 그는 여전히 "나의 발길이 미치지 못한 곳이 너무도 많다"고 말한다. 하여, 그는 그간의 성취에서 그치지 않고 새로운 시리즈를 시작한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우리 역사를 시대순으로 살펴보며 각 시대의 지역과 문화유산을 들여다본다. 1권은 선사시대부터 고구려까지를, 2권은 백제, 신라, 비화가야를 다룬다. 시대순 구성이기 때문에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기엔 더 체계적이고 매끄럽다. 우리 역사를 더 세밀하고 깊숙하게 찾아 나가는 여정, 다시 출발이다.

  • 번역: 황석희
    황석희 (지은이) | | 2023년 11월 "번역가 황석희의 첫 책, 자막 없는 일상의 번역"

    영화 번역가 하면 바로 떠오르는 이름, '황석희'. <데드풀> <스파이더맨> <작은 아씨들> 등 그가 고군분투하여 번역해 만들어낸 대사 덕분에 수많은 관객들은 울고 웃는다. 번역가 황석희가 자신의 첫 책을 통해 ‘작가 황석희’로 관객이 아닌 독자들 앞에 선다.

    저자는 최대 두 줄, 한 줄에 열두 자라는 자막의 한계와 정역에 대한 의무감에서 벗어나 본업과 일상의 상념을 자유로이 펼쳐 보인다. 번역가로서의 생활과 작업 환경, 여러 작품을 번역하면서 경험했던 에피소드, 업계 이야기, 띄어쓰기와 단어 사용 등에 관한 소신 발언 등, 쉬운 언어로 번역해 독자들에게 내보인다. 스크린 바깥 세계의 황석희를 즐거이 만나게 되는 책이다.

  • 겨울을 지나가다
    조해진 (지은이) | 작가정신 | 2023년 12월 "지금 겨울을 통과하는 이에게"

    <단순한 진심> 조해진 소설. 서서히 어둠에서 고개를 드는 시기를 <여름을 지나가다>(2015)라는 작품으로 옮긴 소설가가 이번엔 겨울을 잇는다. 주인공 '정연'은 겨울 앞에 섰다. 엄마를 병으로 잃은 후 애도는 후회를 맴돈다. 엄마가 운영하던 정미국수집에서 엄마의 옷을 입고 엄마의 방에서 자고 한 계절을 보내며 정연은 강아지 정미를 산책시키고 칼국수를 끓여 먹고 이웃에게 대접하기도 한다. 겨울을 온 몸으로 겪으며 정속으로 한 계절을 통과하는 동안 정연에게도 '동지'와 '대한'과 '우수'가 지난다.

    후회는 사람을 상하게 한다. '아직 오지도 않은 내 미래를 근심하느라 엄마가 직면한 현재의 불안과 고통을 자꾸만 잊는 내가 싫었고 징그러웠'(68쪽)다고 곱씹으며 폭음으로 밤을 보내도 해는 뜨는 법. 겉절이를 담그고 도마를 사고 '누군가를 즐겁게 해주고 싶은 마음'(112쪽)을 되찾기까지 시간은 천천히 틀림없이 간다. 서서히 젖어드는 이슬처럼 극복이 아닌 회복을 바라보게 하는 이야기의 흐름대로 천천히 숨을 쉬며 읽어 본다. 2023년의 동지는 12월 22일. 가장 어두운 날이 지나면 점점 낮이 길어질 것이다. "겨울은 누구에게나 오고, 기필코 끝날 수밖에 없다는 것을"(139쪽) 기억해달라는 작가의 말과 함께 겨울을 난다.

  • 일본 현지 아이스크림 대백과
    아이스맨 후쿠토메 (지은이), 김정원 (옮긴이) | | 2023년 11월 "흥미진진한 일본 현지 아이스크림의 세계"

    올해 4월에 국내 소개된 <일본 현지 빵 대백과>는 출간 직후, 여행 독자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켜 빠른 속도로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등극하였다. 후속작으로 출간된 이번 책은 '아이스' 편이다. 어른과 아이 모두가 사계절 내내 즐겨 먹는 일본 현지의 아이스크림을 모으고 모아 한 권에 꽉 차게 담았다.

    책의 저자 '아이스맨 후쿠토메'는 아이스크림 평론가로, 연간 1,000종 이상의 아이스크림을 먹어보고, 모든 포장지를 수집한다. 책에는 마을의 아이스크림 가게를 비롯해, 식당, 매점, 커피숍 등의 아이스크림, 그 지역의 슈퍼나 편의점에서 살 수 있는 현지 업체의 스테디셀러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종류의 아이스크림이 등장한다. 저자가 현지인의 마음과 자세로 접한 전국 곳곳의 아이스크림의 맛, 가게 정보, 창업 이야기, 포장 디자인까지, 눈을 떼기 어려울 만큼 흥미진진한 볼거리로 가득하다. 책의 마지막에는, 원서에 없는 아이스크림 가게 리스트를 한 눈에 보기 쉽게 정리하여 수록했다.

11.282023
  • 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
    카를로 로벨리 (지은이), 김정훈 (옮긴이), 이중원 (감수) | 쌤앤파커스 | 2023년 12월 "카를로 로벨리 최신작, 기묘하고 아름다운 양자 물리학"

    “양자역학은 우리 가운데 누구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지만, 사용할 줄은 아는 무척 신비롭고 당혹스러운 학문이다.”라는 물리학자 머리 겔만의 말을 비롯해 아인슈타인과 리처드 파인만도 "아무도 양자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양자 이론이 탄생한 지 100년이 지나, 컴퓨터부터 원자력 발전소까지 우리 일상 속 주요 기술의 기초로 쓰이고 있는데도 이는 여전히 유효한 수수께끼다. '물리학의 시인' 카를로 로벨리가 이 기묘한 양자 이론이 우리 현실에 대해 무엇을 말해주는지를 면밀히 탐구하며 유려한 언어로 풀어낸다.

    책은 강한 바람이 부는 척박한 북해의 섬, 헬골란트를 향한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바위에 올라 거친 파도를 바라보며 일출을 기다리는 스물세 살의 베르너 하이젠베르크를. 그는 훗날 자신이 양자 이론을 꽃피우게 된다는 미래는 알지 못한 채, 도무지 풀리지 않는 급진적인 이론을 탐구하기 위해 헬골란트로 스스로를 고립시켰다. 카를로 로벨리는 뒤이은 양자론의 탄생과 여러 해석, 끝없는 혼란과 오직 ‘상호작용’으로만 이루어진 세계, 그리고 양자론의 ‘관계론적’ 해석으로 이어지는 대장정의 충실한 안내자 역할을 맡는다. 그 광활한 여정의 끝에 선 당신은 발견하게 될 것이다. 지금껏 보지 못했던 눈부신 '현실의 실체'가 눈앞에 펼쳐져 있음을.

  • 내 친구 ㅇㅅㅎ
    김지영 (지은이) | 사계절 | 2023년 11월 "글자로 만나는 어린이의 학교생활"

    제1회 사계절그림책상 대상 수상작 <내 마음 ㅅㅅㅎ>의 후속작. 전작에서 사소한 일에도 변하는 아이의 마음과 그 소중한 성장을 이야기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서툴러도 친구를 사귀는 어린이의 학교생활을 이야기한다. <내 친구 ㅇㅅㅎ>은 전작의 글자 놀이 콘셉트를 이어가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을 보여주고 구성 방식에 있어서도 서사적 즐거움을 한층 더했다. 주인공이 학교생활에서 느끼는 서운함, 질투, 화해할 때 느끼는 감정 등을 작가가 숨겨 놓은 대화의 도구를 통해 어린이들이 작품에 쉽게 공감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도록 그림을 구성했다.

    첫 장면에서 '또야'라는 말과 함께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그간의 시간 동안 아이의 성장을 미묘한 외적인 변화를 통해 표현한 듯하다. 책에 등장하는 단어들 또한 부사, 동사 등 다양한 품사를 등장시켜 어휘의 확장성을 꾀했는데, 이 또한 아이의 성장에 따른 자연스러운 언어발달 과정을 보여주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새 친구 사귀는 일이 떨리는 어린이들, 새로운 글자 놀이를 기다리셨던 분들 모두에게 추천하는 올겨울 기대작.

  • 당신이 생각하는 모든 것을 믿지 말라
    조세프 응우옌 (지은이), 박영준 (옮긴이) | 서삼독 | 2023년 11월 "삶을 바꾸는 가장 극적이고 단순한 방법"

    플로리다의 어느 작은 월셋집에서 청년은 고민했다. “인간은 왜 끝없이 괴로운 걸까?” 수백 권의 책을 읽고, 심리학을 공부하고, 치료 전문가와 여러 명의 선구적 사상가를 만났다. 아침 4시에 기상하고 식생활을 바꾸는 등 생활 습관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으며, 체계적이고 절제된 삶을 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융이 창안한 ‘그림자 작업’을 실천하고, 사람의 인격 유형을 학습하고, 매일매일 명상하고, 수행처를 찾고, 고대의 여러 종교를 연구하기도 했다. 청년이 이토록 필사적으로 답을 찾아 헤맨 이유는, 남들의 괴로움을 덜어주고 싶은 만큼 그 자신의 괴로움에서도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긴 여정의 끝에서 하나의 결론과 마주하였다. “생각하기를 멈추어라.”

    자기 경험과 깨달음을 스스로 엮어 자비로 출간한 청년은 에고에서 기원한 부정적이고 인위적인 사고(생각하는 행위, thinking)의 틀에서 벗어나 우리에게 저절로 주어지는 창조적인 생각(thought)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없이 반복되는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법, 나아가 초월적 영감과 직관의 세계에 들어서기 위해 생각하기를 멈추고 직관의 문을 열 것을 제안하는 그의 책은, 이력도 나이도 알려지지 않은 무명작가가 자비로 출판한 첫 책임에도 어떠한 홍보나 마케팅도 없이 입소문만으로 아마존 분야 1위에 오르며 전 세계 31개국에 판권이 수출되는 놀라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 뼈때리는 한국사
    우은진 (지은이) | 뿌리와이파리 | 2023년 11월 "뼈는 말을 한다"

    순장된 사람들은 어떻게 죽임을 당했을까. 삼국시대 사람들은 충치를 얼마나 앓았을까. 조선시대 사람들도 낙마 사고를 당했을까. 기록으로 남아있지 않지만 우리는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알 수 있다. 뼈가 말해주기 때문이다.

    유적에서 출토된 사람 뼈에 남은 흔적으로 개인의 생애와 집단의 생활상을 복원하는 연구를 하는 저자는 뼈를 통해 알아낸 옛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과학과 상상력, 역사적 지식을 잘 합치면, 치아의 에나멜형성부전증 흔적을 통해 시대의 기근을 알 수 있고 외상흔이 남은 머리뼈의 대량 출토를 통해 일본의 침략 당시 상황을 추측할 수 있다.

    어려운 자료 해석은 덜어내고 흥미로운 풀이는 건조하고 단정한 문장으로 담은 책. 인골고고학을 쉽게 접해보고 싶은 독자라면 만족할 교양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