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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예보: 수고인류의 시간 달 목욕탕 편집자의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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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수고했습니다.
시대예보: 수고인류의 시간
송길영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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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나는 새벽에 일어나 공부하는 것을 좋아했다. 아직 세상이 잠들어 있는 시간에 혼자 깨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상하게 마음이 든든했다. 그때 느꼈던 감정은 '뿌듯함'이었다. 남들보다 먼저 무언가를 했다는 작고 단단한 만족감! 삶을 조금 더 오래 살아보니 그 감정에 다른 이름을 붙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이름은 '수고'다. 그런데 세상은 모든 수고에 고개를 끄덕여주지 않는다. 같은 땀을 흘려도 어떤 수고는 스쳐 지나가고, 어떤 수고는 오래도록 남아 사람을 움직인다. 그 차이를 가르는 건 수고에 깃든 서사와, 거기 새겨진 정성의 깊이다. 한 걸그룹이 "사실, 저희는 하루도 스케쥴이 없었던 적이 없어요."라고 말했던 것도 그래서 인상적이다. 사람들을 움직이는 것은 그들이 얼마나 힘들게(How hard) 일했는가가 아닌 무엇을 위해(What for) 그토록 수고했는가이다. 그 물음을 놓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이 있지 않을까.

AI가 단 몇 초 만에 모든 것을 만들어내고 개인조차 거대 기업의 역할을 해내는 시대에, 사람들은 왜 역설적으로 다시 '인간의 손길'을 찾아 헤매는가. 답은 명확하다. 모든 것이 가벼워지고 쉬워질수록, 한 땀 한 땀 구슬땀을 흘리며 정성을 쏟아부은 인간 고유의 냄새는 대체 불가능한 희소성을 갖기 때문이다. 기술이 효율을 완성할 때, 가치를 완성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서사가 담긴 수고 뿐이다. 책은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가 나아갈 가장 명확한 이정표를 제시한다. 거대한 문명의 전환기 속에서 타인이 짜놓은 판에 갇힌 '사본인간'이 아닌, 나만의 진정한 가치를 입증하는 '원본인간'으로 바로 서는 길을 말이다. 구슬땀의 가치를 아는 당신, 오롯이 나만의 서사를 써 내려가며 이 새로운 시대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면 지금 바로 이 책을 펼쳐보길 권한다.

한 걸그룹이 수많은 아이돌 사이에서 유독 다른 울림을 주는 까닭은, 시스템의 매끄러움 뒤에 가려지지 않은 특유의 '사람 냄새'가 온전히 작동했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자동화되는 AI 시대에, 역설적으로 우리가 가장 갈증을 느끼고 끝내 마음을 빼앗기는 것은 바로 이 지독하게 인간적인 '사람 냄새'일지도 모른다. - 알라딘 경제경영 MD 김진해
저자의 말
"쉬운 길의 유혹을 이기고 구슬땀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 수고인류의 시간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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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에 한 번 문을 여는 특별한 목욕탕
달 목욕탕
김상근 지음 /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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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달 목욕탕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일 년에 한 번, 달 목욕탕이 개장하는 날은 분주하다. 달에 떨어진 별들을 모아 물을 끓여 탕을 가득 채우고, 김이 모락모락 날 때까지 기다려 문을 연다. 다양한 행성으로부터 온 우주선들이 달에 속속 도착한다. 손톱이 지팡이처럼 길어진 손님부터, 머리에 먼지 구름이 포옥 쌓인 손님, 씨익 웃을 때마다 초록색 이빨이 보이는 손님까지, 이날을 손꼽아 기다린 손님들이 입구에 줄을 선다.

저마다 반짝이는 탕 안에 자리 잡고, 물을 끼얹으며 피로를 푼다. 코에서 작은 방울을 뿜으며 새근새근 잠들어 버린 이도 있다. "그 일이 자꾸 생각나. 내 잘못인가?" 하며 떠올리기만 해도 어두워지는 일이 있다면 마음탕에 들어가 놓고 오면 된다. 마음을 뽀득뽀득 씻고 나면 몸도 한결 가뿐해진다. 무거운 것들을 내려놓고 조금 더 가볍게 살기. 매해 목표로 삼는 일이지만, 자꾸 잊어버리고 무겁게 살고 있다. <달 목욕탕>은 그런 나에게 탕 한자리를 내어준다. 별 물이 찰랑이는 탕에 몸을 담그고 별들이 가득한 우주를 바라보며 잠시 쉰다면, 하고 상상해보게 한다. 그러면 몸과 마음에 쌓인 것들도 어느새 씻겨내려가 조금은 가볍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된다. - 알라딘 유아 MD 권벼리
김상근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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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더 선명하게 말하는 법
박완서의 낱말들
박완서 지음, 호원숙 엮음 / 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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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의 문장은 생활 가까이에 있다. 사람들이 주고받는 이야기를 곁에서 듣는 듯 익숙하고 생생해서 어느새 그 이야기를 따라가게 된다. 그러다 방심한 순간, 우리가 애써 감추고 싶은 속내와 욕망을 정확하게 들춰내는 문장을 만난다. 너무 정확해서 뜨끔하고, 때로는 마음 한구석이 시큰해진다. 평범한 일상의 말로 이토록 사람을 선명하게 그려낼 수 있었던 건 박완서가 평생 상황에 꼭 맞는 언어를 찾아왔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박완서의 낱말들>을 펼치면 나스르르, 난분분하다, 어름어름 같은 말들이 하나둘 눈에 들어온다. 요즘에는 잘 쓰지 않아 생경한 우리말도 있고, 어렴풋이 뜻을 알 것 같은 익숙한 말도 있다. 낱말만 놓고 볼 때는 그 뜻과 쓰임이 선뜻 와닿지 않다가도, 박완서의 소설 속 문장과 함께 읽으면 비로소 말의 의미가 또렷해진다. 아, 이 장면에는 이 말이어야 했겠구나, 하고. 책상 가까이에 늘 사전을 두고 ‘상황에 딱 맞는 진실된 언어’를 찾았다는 작가의 흔적이 그렇게 120개의 낱말 속에 남아 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감정을 느끼고, 여러 순간을 지나면서도 그것을 몇 개의 익숙한 말로 뭉뚱그려 표현하곤 한다. 좋다거나 싫다거나, 기쁘거나 짜증 난다는 말만으로는 미처 설명되지 않는 마음도 분명 존재한다. 박완서의 문학 안에서 발견한 꼭 맞는 낱말 하나가 미처 이름 붙이지 못했던 마음에 이름을 건넨다. 새로운 말 하나를 더 알게 된 만큼, 우리가 표현할 수 있는 삶의 모습도 조금씩 넓어진다. - 알라딘 에세이 MD 박진희
이 책의 한 문장
어머니의 글에 박혀 있는 낱말들에는 내력이 들어 있다. 그 낱말들의 아름다움과 스치는 감성, 그 낱말이 문장 속에 들어가 있을 때의 적합함, 비애와 유머와 그 들리는 소리를 놓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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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교수, 김명남 번역가 추천
편집자의 책읽기
김영준 지음 / 글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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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 없이 편집자가 주목받는 시대, 읽기를 직업으로 삼는 이들은 책을 어떻게 읽어내며 어떤 문장들로 삶을 채워가는가에 대한 세간의 호기심의 가득하다. 김영준은 30년 이상의 업력을 쌓은 베테랑 편집자다. 문학과 인문을 넘나들며 수많은 책들을 만들어낸 그는 이번 책에서 자신의 읽기를 들려준다.

서문에서 그는 편집자의 책읽기가 피상적이라고 말한다. "빨간 펜을 든 사람의 읽기는 텍스트의 깊은 바닥까지 내려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모두의 읽기는 다르고, 바닥까지 내려가는 읽기만이 읽기의 정석이라고 말할 수 없으며, 피상적 읽기의 차원에서 독후 기록을 했을 때 오히려 더 널리 건드릴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이 500쪽이 넘는 꽤나 두꺼운 책은 그가 수많은 책과 일상을 어떻게 읽어냈는지에 대한 글들을 담고 있는데, '피상적'이라는 그 자신의 표현과는 달리 독자로서는 재미난 이야기가 다채롭게 다가온다. 책을 좋아하고 책의 세계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그가 다룬 책의 리스트도, 그 책들의 내용과 작가의 이야기도 흥미롭게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 알라딘 인문 MD 김경영
이 책의 한 문장
그들은 이를 소설이 아닌 에세이에 넣어 디테일을 보존한다. 에세이는 어떻게 그런 보존이 가능한가? 그 디테일의 보존이 에세이의 목적이며 이를 방해할 어떤 규칙도 없기 때문이다. 즉 에세이는 문학으로 취급되고 있는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경험의 문학화를 제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만일 운 좋게도 작가가 어떤 경험을 디테일 손상 없이 소설에 집어넣는 데 성공했다고 하자.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어느 등장인물의 경험으로 묘사된다는 바로 그 사실 때문에 본래의 경험과는 다른 맥락을 갖게 된다.

추천의 글
내게 김영준 편집자는 출판과 독서에 관한 어떤 주제에도 지혜로운 답을 구할 수 있는 백과사전이다. 가장 좋은 것은 그가 통달한 고전 작가들의 것처럼 단정하고 위트 있는 그의 글이다. 책을 읽고 만들고 파는 그 모든 세계의 이야기가 관록 있으면서도 충격적으로 신선한 관점으로 전개된다. 마치 나만 비밀리에 알던 보물함을 공개하는 듯한 심정으로, 나의 독서 친구들에게 동지애로 권한다. - 김명남 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