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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하기, 소유되기 너를 기다릴 시간에 나를 .. 빨간 돌을 찾아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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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에 대한 고찰"
소유하기, 소유되기
율라 비스 지음, 김명남 옮김 /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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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주하는 자본주의의 끝물에서 '소유'라는 개념은 모든 것을 집어삼키며 점점 더 큰 블랙홀이 되어가는 것만 같다. 이토록 각 개인이 가진 것에 집착한 시대가 있었나? 내가 가진 것, 조금만 더 행운이 따르면 가질 수 있을 것 같은 것, 그런 것들에 대해 스스로 천박하다고 느끼는 욕심을 내려놓으려 애쓰다가도 이러다가 정말로 모든 기회를 놓치고 도태되는 건 아닐까 별안간 불안이 몰려온다.

사실 이런 사회적 상황에서 계급과 소유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는 주체로서 '백인 중산층'이라는 정체성은 다소 리스크가 있다. 안온한 둔덕 위에서 외치는 위기에 대해서는 일단 의심 가득한, 아니꼬운 시선을 먼저 던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율라 비스는 안전한 주제로 도피하는 대신 솔직함을 장착한 채 이 주제에 정면으로 마주하길 선택한다. 그는 자신의 계급과 특권을 예민하게 인지한 상태로 소유, 계급, 일, 경제·사회적 시스템 등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소유라는 주제에 대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숙고해 볼 지점이 많음을 깨닫는 동시에, 우리 자신의 상태와 경험 또한 무시로 겹쳐 생각해 보게 된다. 이론이나 개념으로 설명하기 애매한 구석이 있는 주제들을 그의 일상 속 고찰로 풀어내니 더 선명히 와닿는 부분이 있다. 한 편 한 편 짧은 에세이들을 따라가며 휙휙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소유라는 이 시대의 문제에 깊숙이 들어와있는 스스로를 발견할 것이다. - 인문 MD 김경영
이 책의 첫 문장
우리는 또 가구점에서 집으로 가는 중이다.

이 책의 한 문장
돈이 없다는 것은 시간이 드는 일이다. 그러면 빨래방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고, 버스 정류장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고, 무료 진료소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고, 중고품 가게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고, 은행이나 신용 카드 회사나 전화 회사와 어떤 수수료에 대해서, 어떤 작은 요금에 대해서, 어떤 실수에 대해서 통화하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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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거장 그렉 이건 최신 중단편 선집
잠과 영혼
그렉 이건 지음, 김상훈 옮김 / 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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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자는 것을 영혼의 부재로 간주하는 기묘한 기독교 교리가 뿌리 박힌 19세기 미국 평행세계. 기독교인들은 잠을 자지 않으며, 잠을 자는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을 비인간으로 취급하고 그들을 노예로 부린다. 철도 노동자 제시는 업무 중 사고로 인해 혼수상태에 빠지고, 가족들은 교리에 따라 그가 죽었다고 믿고 그를 매장한다. 며칠 뒤 관 속에서 눈을 뜬 제시는 천신만고 끝에 무덤을 뚫고 가족들에게 돌아가지만, 그를 맞이한 것은 그를 악마가 깃든 괴물로 취급하는 부모와 고향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이었다. 제시는 마을을 떠나 이름을 바꾸고 뉴욕으로 옮겨 새 일자리를 얻지만, 그가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적이 있다는 사실이 폭로되고, ‘악마가 빙의한 움직이는 시체’에 대한 공포와 분노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집단 린치를 피해 몸을 숨긴다. 이후 제시는 의사이자 의식을 잃는 것이 영혼에 손상을 입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전국 순회강연을 다니는 한편, 그 자신도 의식이 단절된 이전과 이후의 자신이 서로 동일한 존재인지에 대해 고뇌에 빠지게 되는데…

현대 하드 SF의 거장 그렉 이건이 21세기에 발표한 작품 중 스스로 “특히 애착을 느낀다”고 밝힌 주요작과 2020년대에 발표한 최신작을 수록한 특별 선집. 전작 <내가 행복한 이유>, <대여금고>를 비롯하여 그가 20세기에 발표한 중단편들이 인간의 뇌 내부로 파고들어 ‘나’의 정체성을 파헤쳤다면, <잠과 영혼>을 비롯한 최근 중단편들은 우주라는 거대한 물리 세계로 도약하여 ‘나’의 존재를 확장한다.?과학적 엄밀함과 문학적 서사가 결합된 21세기 그렉 이건의 결정판. 이번 작품에는 특별히 한국어판 출간을 기념하여 작가가 한국 독자들에게 전하는 ‘작가의 말’도 포함하였다. - 소설 MD 박동명
이 책의 한 문장
그는 멈췄고, 그런 다음 다시 시작했다. ‘그’라는 집이 침묵해 있는 동안, 그의 기억과 성격을 구성하는 가구와 물건들은 먼지막이 커버에 덮인 채로 고스란히 남아 있었지만, 그는 그것들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다른 곳으로 옮겨두지는 않았다. 모든 것은 예나 지금이나 그의 피부 아래에 보관되어 있었다. 영혼이란 단지 몸이 깨어 있을 때 몸이 느끼는 감각에 불과했다. 그가 잠들면 영혼은 사라진다. 그가 죽은 뒤에는 영원히 사라질 것이다. ― 「잠과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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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중심에서 '나'를 외치다"
너를 기다릴 시간에 나를 사랑하기로 했다
질리언 투레키 지음, 조경실 옮김 / 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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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과의 다툼 끝에 습관적으로 "미안해"라는 말을 내뱉는다. 돌아오는 것은 "뭐가 미안한데?"라는 서늘한 질문이다. 당혹감에 침묵하게 되는 이유는 그 사과가 잘못에 대한 성찰이 아니라, 오로지 이 불편한 상황을 모면하고 상대의 기분을 맞추기 위한 비굴한 항복 선언이었기 때문이다. 반대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상대의 눈치를 살피다 "나 요즘 좀 힘들어"라고 조심스럽게 꺼낸 말에, 돌아오는 건 공감 대신 "나는 더 힘들어"라는 말이다. 자신의 감정을 꺼내는 일 자체가 눈치 없는 짓처럼 느껴져,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쪽을 택하게 된다. 관계의 주도권을 상대에게 넘겨준 채 '나'를 지우고 상대에게만 맞추려 애쓰는 태도는 결국 독이 된다. 갈등이 두려워 나를 먼저 깎아내거나, 감정을 삼키는 것이 배려라 믿는 방식의 사랑은 상대를 만족시키지도, 나를 행복하게 만들지도 못한 채 서로를 지치게 할 뿐이다.

이 책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소모해 온 이들에게 이제 그만 '나'를 중심에 두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우리가 반복하는 잘못된 관계의 패턴이 결국 내면의 결핍과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 마음'에서 기인한다고 단언한다. 상대를 바꾸거나 그를 설득해 사랑을 얻어내려 노력하기보다, 그 시간에 차라리 자신을 돌보는 편이 관계를 회복하는 데 훨씬 빠르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된다는 것이다. 늘 누군가의 기준에 맞추느라 정작 자신의 욕구는 뒷전이었던 사람들, 특히 사랑 앞에서 늘 자신을 마지막 순서에 두었던 이들에게 이 책은 스스로를 먼저 선택할 수 있는 용기와 해방감을 선사할 것이다. - 자기계발 MD 김진해
추천의 글

"관계가 흔들릴 때마다 늘 같은 생각을 했다. 왜 저 사람은 변했을까, 왜 저렇게 행동할까. 그런데 이 책은 시선을 상대가 아닌 나에게로 되돌려 놓는다. 치유되지 않은 내 마음속 무언가가 계속해서 나를 불행하게 만드는 선택으로 이끌고 있는 건 아닌지, 사랑한다는 말 속에 상대를 가둬 둔 채 내가 옳다고 믿는 방식으로만 대한 건 아닌지. 그리고 사랑에는 수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나를 소모하는 방식으로 사랑을 지키지는 않아도 된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다."
- 최서영 (<어른의 품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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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돌은 하나, 주인이 셋. 대체 누구의 돌?"
빨간 돌을 찾아 줘
최지안 지음, 차야다 그림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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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학년 어린이들에게 동화 읽기의 즐거움을 확실하게 알린 '문학동네초승달문학상'. 제1회 대상작 <해든 분식>, 제2회 대상작 <친절한 땅콩 호텔>에 이어 귀여운 괴물이 등장하는 유쾌한 동화 <빨간 돌을 찾아 줘>가 출간되었다. 대상작답게 저학년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소재와 서사로 단숨에 사로잡는다.

놀이를 사랑하는 석구와 동오는 누군가 버린 아이스크림 막대기 하나만 있어도 세상에서 가장 신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두 아이는 놀이터 땅을 파다 우연히 빨간 돌을 발견한다. 석구가 그 돌을 챙겨 귀가하자, 잠시 후 정체 모를 괴물 셋이 불쑥 찾아온다. 문제는 돌은 하나인데, 모두가 자신의 돌이라고 주장한다는 것. 석구와 동오는 거짓말을 하는 괴물을 가려내기 위해 책에서 지혜를 얻고,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하며 진짜 주인을 찾아 나선다.

한때는 어디서나 놀이터와 그곳에서 신나게 뛰어노는 아이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놀이터는커녕 뛰노는 아이들을 발견하기조차 쉽지 않다. 막대기 하나, 돌 하나만으로도 즐겁게 놀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이 책은, 놀이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건강한 놀이에 흠뻑 빠진 석구와 동오를 따라가며 돌의 진짜 주인을 찾아주는 여정에 함께하는 일은 설레고도 유쾌하다. 그리고 마지막에 기다리는 반전은 뭉클한 순간까지 선사한다. 끝까지 읽어야 비로소 이 책의 진가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 어린이 MD 송진경
심사평
석구와 동오는 잘 놀아서 건강하고, 건강해서 잘 논다. '잘놀건강'한 아이들은 나 자신과 세계에 대한 믿음이 굳건하여 괴물을 두려움 없이 맞이하고 친구로 삼을 수 있다. 어른의 도움 없이도 자신의 경험과 직관의 힘으로 진실을 탐구하고 문제 해결에 도달한다. <빨간 돌을 찾아 줘>의 최대 장점은 이것을 추리물의 문법을 활용하여 저학년 동화의 성격에 맞게 풀어냈다는 것이다._심사평(유영진, 아동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