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언제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는 곳이다. 하루아침에 등장하는 기술은 인간의 삶을 다시 쓰고, 예상치 못한 사건은 우리가 세운 질서를 무너뜨린다. 변화는 늘 준비보다 빠르고,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 우리는 시대의 뒤안길로 밀려나는 존재가 되기 쉽다. 그러나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변화가 거셀수록 통찰은 더욱 값진 무기가 되기 때문이다. 흐름을 읽고 본질을 파악하는 힘은 단순히 다음 한 해를 준비하는 차원을 넘어, 앞으로의 인생을 흔들림 없이 항해하도록 돕는 길잡이가 된다. 매년 우리에게 찾아오는 지적 의례이자 시대를 바라보는 가장 신뢰할 만한 창 '트렌드 코리아'가 존재하는 이유다.
올해도 여지없이 '트렌드 코리아'가 찾아왔다. 한 마디로 표현해 보자면, 불확실성 속에서 방향을 잃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닻이고, 혼돈의 바다에서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게 하는 나침반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여기에는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한 해를 관통할 통찰과 스스로의 선택을 정당화해주는 힘이 담겨 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다가올 미래를 미리 엿보고, 스스로를 단련하며, 기회를 발견하고, 도전을 준비할 수 있다. 결국 이 책이 주는 가치는 ‘내일을 먼저 만난다’는 것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바로 그 점에서 매년 이 책을 찾게 되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것은 내일의 시대를 가장 먼저 만나고 싶고, 무엇보다 그 시대의 주인공으로 당당히 서고자 하는 우리의 열망 때문이다. 자, 이제 올해의 키워드 'HORSE POWER'를 만나러 떠날 시간이다.
- 경제경영 MD 김진해
저자의 말
"2026년이 우리 모두에게 묻고 있다. 이 AX 대전환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AI에게 압도되지 않고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가장 인간적인 한 수는 무엇인가? 가장 나다운 자신만의 제78수를, 당신은 가지고 있는가?"
국립중앙박물관에 방문하기 위해 줄 서서 오픈런까지 한다는 기사를 접하는 나날이다. 루브르 박물관이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가기 위해 줄을 선다는 말은 익히 알고 있지만 이런 일이 한국에서도 일어난다는 것은 조금 놀랄 수밖에 없다. 부끄러운 말이지만 나조차도 국립중앙박물관에 가 본 적이 없다. 방문하지 않은 걸 떠나서 한국 문화유산에 관심을 크게 가진 적도 없다. 그런데 이제 전 세계적으로 한국의 문화유산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이 방문하다니 놀라운 일이다.
저자 유홍준은 1985년 공개강좌 '젊은이를 위한 한국미술사'를 시작으로 '한국미술 전도사'를 자처하며 대중과 호흡해 왔다. 또한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를 13년에 걸쳐 완간하며 한국미술사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에 출간된 <모두를 위한 한국미술사>는 오랜 시간 현장과 강단을 오가며 쌓아온 저자의 경험과 지식 덕분에 탄생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지나치게 간략하거나 특정 주제만을 다루지 않았고, 구석기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모든 시대, 회화에서부터 공예까지 전 분야를 아우르는 친절한 해설로 이루어져 있다. 내게 가장 가깝고도 먼 한국미술사를 이 한 권으로 시작해 볼 요량이다.
- 예술 MD 임이지
책 속에서
역사는 유물을 낳고 유물은 역사를 역사를 증언한다. 한국 역사의 전개 과정에 미술이 어떻게 나타났으며, 개개의 미술작품들은 그 시대를 어떻게 말하는가를 밝혀 한국문화사의 실체를 구체적인 이미지로 제시한 것이다. 이것이 한국인들이 익혀야 할 교양과 상식으로서의 한국미술사이다. p.6
"손상은 손상일 뿐이다. 특정한 관계 속에서만 손상은 장애가 된다." 장애학의 기본 관점인 이 문장은 책에 반복해서 등장한다. 현재의 한국 사회는 장애를 '본질적인 것'인 동시에 그렇기에 당사자가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장애는 늘 관계 안에서 발생된다. 장애 문제는 정치의 문제가 아닌 적 없었다.
김도현은 <장애학의 도전> 이후 6년 만에 내는 이번 책에서 장애가 왜 관계와 정치의 문제인지, 장애 문제에 왜 이 사회의 일부가 아닌 모든 구성원이 필연적으로 얽힐 수밖에 없는지를 설명한다. 페미니즘의 섹스/젠더 개념에 장애학의 손상/장애 대입해서 이에 얽힌 논쟁을 훑으며 개념에 대한 이해를 짚은 후 책은 장애해방운동의 이야기를 거쳐 노동해방, 기후위기와 장애의 관계로까지 나아간다. 따뜻하고 날카로운 지성의 문장들이 우리가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참을성 있게 되풀이하며 알려준다.
혐오가 물오른 이 시대에 세상의 일부는 장애인을 향해 노골적인 혐오를 드러내지만 장애학은 그들까지를 포함해서 ‘연립聯立’과 ‘공생’의 세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누구도 뒤에 남겨지지 않"아야만 비로소 모두의 해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존재와 위기에 대해 사유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해방의 책.
- 인문 MD 김경영
이 책의 한 문장
‘시선’이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해본다. 장애인은 여성, 성소수자, 이주민, 홈리스 등 다른 소수자들과 마찬가지로 타인의 시선을 많이 받는 존재다. 어떤 시선일까? 차별의 시선이고 동정의 시선이다. 시선이라는 단어는 ‘자선을 베풂’이라는 뜻도 지니고 있기에, 약간의 언어유희를 부리자면 ‘시선施善의 시선視線’을 받는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경찰서에서 청소부로 일하는 ‘조’에게는 두 가지 얼굴이 있다. 낮에는 어눌한 말투와 순진한 표정으로 주변의 동정을 사는 청소부, 밤에는 일곱 명의 여성을 살해한 것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악명 높은 연쇄 살인마 ‘크라이스트처치 카버’가 그것이다. 아니, 하지만 사실은 일곱 명이 아니라 여섯 명이다. 그중 한 건은 조의 ‘작업’이 아니었다. 경찰은 이미 여러 번 따돌렸고, 낮에는 어리숙한 청소부 연기를 하며 수사 진행 상황을 완벽히 따라잡고 있다. 이제 모방범을 찾아 자기가 저지를 범죄까지 뒤집어씌우기만 하면 된다. 경찰의 무능을 비웃으며 증거를 모으던 조는, 모방범 역시 자신처럼 경찰 내부에 있다는 결론에 다다르며 후보를 좁히기 시작하는데…
뉴질랜드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소설로, 북미, 유럽, 호주까지 3개 대륙의 범죄소설상을 모두 석권했다. 2024년에는 아마존 프라임 TV시리즈로 방영되었으며 한국에서도 드라마화가 진행 중일 만큼 미디어의 큰 관심도 받고 있다. 소설은 아름다운 도시 크라이스트처치를 배경으로 연쇄살인마 조와 그를 관찰하는 선량한 동료 샐리의 1인칭 시점을 교차하며 보여준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조가 흔히 미디어에서 그려지는 냉혹하고 철두철미한 살인범 캐릭터가 아니라지질하고 오만한 동시에 자아도취와 착각에 빠진 범죄자에 불과함을 드러낸다. 소설의 중반부에 이르면 왜곡된 내면과 자아를 가진 주인공이 저지르는 무참한 범죄가 더 큰 잔혹함을 만나 예상치 못한 국면으로 빠져들면서 이야기에 긴장감을 더해 단숨에 끝까지 밀어붙인다.
- 소설 MD 박동명
이 책의 한 문장
나는 꿈을 꾸지 않으니 꿈의 잔해를 털어내지 못할까 봐 걱정할 필요가 없다. 꿈을 꾸지 않는 건 보통 사람들은 상상만 하는 말도 안 되는 행동들을 나는 실제로 다 하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