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현의 문장을 그리워하던 독자들에게 반가울 신작, 이번 책은 시 강독집이다. 김사인, 전남진, 반칠환 등 그는 좋아하는 시인들의 시를 소개하며 자신의 경험을 겹쳐보고, 시인이 바라본 풍경을 상상한다.
시가 어렵다는 이들에게 그는 "시를 읽는 일은 곧 삶은 읽는 일"이라고 말한다. 박웅현 특유의 따뜻한 시선과 문장으로 읽어내는 시를 따라가다보면 시 읽기는 어느새 삶을 바라보는 창이 된다. 천천히, 다정하게 살아가는 힘을 길러줄 책.
- 인문 MD 김경영
이 책의 한 문장
● 살아가는 동안 자기 내면은 단단하게 다져 나가야 하겠지만 살아가면서 사람과 자연, 세상에 대해서는 ‘다정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 후에 생각해 보니 시를 읽는 데 필요한 태도와 살아가는 데 필요한 태도가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느림’과 ‘다정함’이 필요하다고요.
<폭풍 속으로>는 그림책의 거장들이 힘을 합쳐 완성한 특별한 작품이다. 콜더컷 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작가 브라이언 플로카는 사실적이면서도 시적인 언어로 이야기에 깊이를 더한다. 안데르센 상을 받은 일러스트레이터 시드니 스미스는 빛과 그림자의 극적인 대비와 섬세한 표현으로 독자를 폭풍의 한가운데로 이끈다. 두 작가가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이 책은 현실에서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자연의 거대함과 경이를 그림책이라는 안전한 무대에서 생생히 전한다.
이야기는 거센 폭풍이 몰아치는 섬마을에서 시작된다. 남매는 폭풍이 닥치기 전 마지막으로 바다를 보기 위해 서로의 손을 꼭 잡고 길을 나선다. 익숙하던 길은 점점 낯설고 두려운 풍경으로 변하지만, 아이들은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너는 내 손을 꼭 잡고, 나는 네 손을 꼭 잡고”라는 다짐 속에 이어지는 여정을 통해, 두려움을 안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진정한 용기임을 보여주는 이 책은 용기와 희망, 그리고 함께하는 힘의 가치를 오래도록 새겨주는 작품이다.
평범한 고등학생 주현. 어머니가 스리랑카 출신이고 한국인 아버지가 돌아가셨지만, 태어났을 때부터 계속 한국인으로 살아왔다. 어린 시절 동네 친구였던 승윤이 호주 유학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주현은 승윤과 다시 놀게 된다. 수도권이지만 도시와는 조금 비껴간 동네인 그곳은 '다문화의 현장'이다. 승윤은 본인도 호주에서 '이방인'이었을 텐데 이주 배경 청소년인 요한에게 '동남아'라 칭한다. (칭찬은 아니고 비하의 뜻이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콕 꼬집어서 욕이냐고 반문하기는 또 어려운 그 단어) 하지만 주현은 승윤과의 오랜 우정, 주말 대치동으로 학원 수업을 듣게 해준 배려 같은 것 때문에 불쾌한 감정만을 끌어안은 채 고민을 거듭한다. 그러던 어느 날 승윤과의 관계는 마침내 폭발하고 마는데...
박지리문학상, 문윤성SF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단요의 날카로운 글쓰기는 한국 사회의 단면을 큰 칼로 도려낸 서늘함과 소름 끼치는 유사성을 다 가지고 있다. '지방 일반고'의 유일한 강점이 다문화의 현장이라거나 자존감이 낮은 청소년이 게임하면서 욕하며 일순간 우월감을 얻는다거나 '한국인'과 '한국인이 아닌 사람들'을 구분해 내는 사람들의 무신경함 같은 것들을 덤덤하게 소개한다. 주현은 한국인인가? 스리랑카 혼혈이기 때문에 '힙한가'? 공부를 안 하면 한심한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친구에게 안겼다 해도 멸칭으로 호명되는 건 괜찮은가?
단요 작가는 "소설은 실존하는 세계에 대한 허구의 모사물로서 그 가치를 지니며, 이때 세계는 정죄와 심판의 대상이 아니라 인과의 역동으로서 존재"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반듯하게 썰린 무의 단면처럼 단순하지 않다. 복잡한 세계를 구성하는 개인들은 캐리커처처럼 과장되어 단 하나의 특징으로 묘사되지만 실은 또 그렇지 않다. 현실은 언제나 고단할 만큼 복잡하고 역동적이다. 이 짧은 소설은 그 모든 걸 다 말해준다. 단요 작가의 글쓰기가 적확하게 독자의 마음에 꽂히는 이유이다.
- 청소년 MD 임이지
책속에서
세상은 가끔 우리한테 너무하다. 그래서 세상을 상대로 협상하는 일은 어렵고, 참을 때와 참지 않을 때를 결정하는 것도 어렵다. 내 잘못과 상대의 잘못이 동시에 있는데 맞교환이 안 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미움과 고마움이 얽혀서 그대로 살아가게 되는 경우도 있다. 원래 그렇다. 그 당연한 사실들을 남에게서 다시 듣는 일은 위안이 되고, 또 나만큼은 남에게 너무하게 굴지 않으리라는 다짐을 세우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p.143
천둥번개가 몰아치던 어느 밤, 소년 천은 열네 번째 생일을 맞이하여 가족과 함께 케이크 위에 초를 밝혔다. 아름다운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무언가 깊이 매료될 수 있는 것을 찾아 완전히 매료되면 된다는 아버지의 알 수 없는 이야기와 희끗희끗 나기 시작하는 새치를 뽑지 말라며 화를 내는 어머니의 볼멘소리. 언제까지라도 이어질 것 같은 평화로운 일상의 한가운데에 전혀 예상치 못했던 ‘그것’이 나타났다. 벽에 걸린 그림에서 튀어나온 유령처럼 벽을 뚫고 들어온 농구공만 한 크기의 구(球)형 물체. 희미하게 붉은빛을 뜨며 검붉은 화염을 같은 긴 꼬리를 매달고 머리 위를 날던 그것은 일순간 눈을 뜰 수 없는 섬광과 귀를 찢을 듯한 굉음을 내뿜으며 사라졌고. 천의 부모님은 재로 변해버렸다. 구 형태의 기묘한 번개, ‘구상섬전(Ball Lightning)’에 부모를 잃은 천은 그것의 비밀을 풀기 위한 인생을 살기로 결심한다. 그의 아버지가 생의 마지막 순간에 말했던 것처럼, 천은 그것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아시아 작가 최초로 휴고상을 수상한 류츠신이 그의 대표작 <삼체> 3부작 이전에 출간했던 장편소설. 구상섬전에 부모를 잃은 과학자 천이 그 비밀을 밝히기 위해 무기에 매혹된 장교 린윈, 물리학자 딩이와 함께 집요하게 탐구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구상섬전의 실체에 가까워질수록 기존의 물리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이 잇따라 나타나고, 이들의 연구는 기존 물리학을 뛰어넘는 위대한 발견으로 이어지지만, 이내 인물들과 세계의 운명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는다. 소설은 200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하면서 냉전 시대의 군비 경쟁과 중국-베트남 전쟁 같은 역사적 상흔을 녹여내며 순수한 지적 열망이 전쟁과 폭력의 도구로 전락하고 마는 아이러니와 인류 문명 전체가 직면한 위기에 대한 진중한 성찰을 담고 있다. <삼체> 3부작과 공유하는 설정과 인물을 발견하는 즐거움과, 그 자체로 완결된 서사를 지닌 독립된 작품으로서의 매력이 공존하는 소설.
- 소설 MD 박동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