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작가 최초로 2025 국제문학상을 수상한 김혜순이 수상 이후 처음으로 신작 시집을 선보인다. 난다시편의 첫 권이다. 시인 개인의 열다섯번째 시집, 미발표작 시 65편에 시인 김혜순의 편지, 대표작 시 1편이 영문으로 번역 수록되어 편편이 유영한다.
시인은 일렁이는 생물을 마주본다. 커다란 어항 같은 화면에서 '깊은 바다 속에서 온갖 색깔을 뽐내며 혼자 표표히 고독하게 싱크로나이즈드하는 긴 촉수'는 한 인간을 무척 위로해주었다고 시인은 적는다. 그 존재의 명패는 'Sea Anemore'. 이것이 이 시집의 제목이 <싱크로나이즈드 바다 아네모네>가 된 연유다.
나는 명랑한 싱크로나이즈드 말미잘 내 몸에서 끝없이 돋아나는 천 개의 줄 물속인 듯 물 없는 공중에 일렁이는 기나긴 줄
<싱크로나이즈드 말미잘> 부분
'죽음 3부작'을 통해 죽음을 지나친 시인은 이제 다른 존재로 자유자재로 몸피를 바꾼다. '고통으로 가득차서'(182쪽) 쓰던 시가 아닌 '리듬이 찾아오면 그냥 받아 적'(182쪽)은 시가 흐른다. 이 시집을 읽는 동안 우리도 뼈 없는 존재가 되어 둔갑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식물도 동물도 어류도 파충류도 아닌 무엇이 되는 시, '발 없는 명랑한 귀신'(183쪽)이 되는 시와 함께, 시가 난다.
- 시 MD 김효선
이 책의 한 문장
『죽음 트릴로지』를 쓰고 나서 저는 저를 씻어줄 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이 시들을 만나지 못했으면 저는 얼굴에 죽음이 드리운 험한 사람이 되었을 것 같아요.
시체가 산처럼 높이 쌓인 지나간 시대처럼요.
제가 먹을 것을 사러 나갔는데 경찰 지구대 앞에 앉아 있는 어떤 미친 노숙자 아줌마가 저를 향해 외쳤어요.
캄캄하다! 캄캄하다! 캄캄하다!
저는 정말 어두운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시들은 나를 직립하게 한 끈, 혹은 슬픔으로 팽팽한 철사였답니다.
(김혜순의 편지 중)
번역은 단순한 언어 변환이 아니다. 원문 속에 담긴 사상과 감정을 다른 언어로 다시 살아 숨 쉬게 하는 재창조의 과정이다. 원작자의 의도를 오롯이 지켜내면서도 새로운 언어와 문화의 맥락을 입히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다. 그렇기에 좋은 번역서는 원서를 뛰어넘는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같은 원서라 해도 번역자에 따라 독자가 받아들이는 울림은 완전히 달라지고, 책의 평가와 운명마저 달라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번역은 저자의 목소리를 옮기는 동시에 번역자의 해석과 시대적 감각이 스며드는 창조적 행위이며, 한 권의 책을 낯선 세계에서 친숙한 삶의 언어로 다시 태어나게 하는 다리와 같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한 권의 번역서는 단순한 지식의 전달이 아니라 시대와 독자를 연결하는 특별한 매개체이다. <워런 버핏 바이블 완결판>은 바로 그런 의미를 가장 잘 보여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수십 년간 이어진 버핏과 멍거의 말과 글을 엄선해 한국 독자가 이해할 수 있는 맥락으로 풀어내고, 여기에 한국의 대표적 버핏 전문가 10인이 장마다 친절한 해설과 조언을 덧붙였다. 이로써 독자는 단순히 '버핏이 이렇게 말했다'라는 단순한 사실을 넘어, 그 말이 지금 우리 시장과 삶에 어떤 울림을 주는지 체감할 수 있다. 초심자에게는 투자 세계를 바라보는 올바른 눈을 열어주는 길잡이이며, 이미 공부해온 이들에게는 해석의 깊이를 더해주는 나침반이 될거라고 확신한다. 버핏과 멍거를 가장 한국적으로 읽을 수 있는 이 책이야말로, 시대를 초월한 지혜를 오늘의 언어로 되살려 주는 독보적인 '완결판'이다.
- 경제경영 MD 김진해
추천의 글
"투자서 번역의 원톱인 이건 선생이 정리하고, 국내 투자 리더가 관점을 세운 책." - 문병로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매트릭 스튜디오>저자)
"버핏의 말과 글이라는 명작에 국내 최고 전문가들의 해설이 더해져, 진정한 완결판이 탄생했다." -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
"이 책 한 권이면, 기본기가 없는 투자자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될 것입니다." - 홍진채 (라쿤자산운용 대표)
"버핏의 말 중 지금 한국 주식시장 프레임에서 반드시 들어야 할 부분이 있다." -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시장 붕괴를 예측하는 기술이 아니라 구명조끼를 준비하는 태도 필요하다." - 박성진 (이언투자자문 대표)
"두 거장의 조언을 반복해서 정독하라. '위대한 능멸자'에게 휘둘리지 않는 힘이 생길 것이다." - 정채진 (<운과 실력의 성공 방정식> 공역자)
최고의 그림책 일러스트레이터에게 매년 수여되는 '콜더컷상'은 19세기 영국의 삽화가 '랜돌프 콜더컷'의 이름을 딴 상으로, '칼데콧'이라는 익숙한 발음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 책은 커커스 리뷰가 선정한 '올해의 그림책'으로, 우리가 지금처럼 좋은 그림책을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만든 인물, 랜돌프 콜더컷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1850년대에는 그림책이 거의 없었다. 그 시절, 어린 랜돌프 콜더컷은 그림 그리는 일에 푹 빠져 지낸 아이였다. 그림 그리는 아들이 못마땅했던 아버지는, 그가 열다섯 살이 되자 은행에 일하도록 보낸다. 하지만, 은행 창구에서 돈을 계산하는 대신, 당나귀 그림 그리는 일에 몰두하는 등 그림을 사랑했던 랜돌프. 런던의 저명한 출판인과의 인연으로 첫 그림책을 출간하게 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의 움직임을 생동감 넘치게 표현하는 그의 탁월한 그림 재능과, 아이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그림책의 역사를 바꾸었다. 이 책은 그림책의 새로운 시대를 연 랜돌프의 여정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 어린이 MD 송진경
물리학자 김상욱과 천문학자 심채경이 서로의 세계를 기반으로 나눈 가장 과학적이면서도 가장 일상적인 대화를 한 권의 책으로 만난다. 2024년과 2025년에 걸쳐 유료 구독 서비스를 통해 공개된 서신을 정리하고 매만져 실린 글들은 어디서부터 시작해도 흥미롭고, 독자 역시 편지를 함께 주고받는 듯한 생생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우주와 물질의 근원을 찾아 세상을 잘게 쪼개'는 물리학자와 '대상을 부수거나 변형할 수 없'어 '있는 그대로 쳐다볼 뿐'인 천문학자는 같은 과학을 다루는 듯 하지만 실상은 아주 다른 세계에 살고 있을 듯 하다. 그런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는 그래서 평행선을 그리다가도 끝내는 하나의 완벽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 바로 우리가 사는 이 지구, 그리고 사람이라는 아주 작고 연약한 생명체에 대한 사랑 같은 것으로. 독자는 두 과학자의 대화를 따라가며 지식 너머의 따뜻한 울림을 발견하게 된다. 과학을 말하지만 과학만을 말하지 않는 다정하고도 아름다운 책.
- 에세이 MD 도란
이 책의 한 문장
아무리 천문학자라도 우주의 미래는커녕 당장 저의 오늘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조차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바위 표면의 입자 하나, 어둠 속에서도 바위가 내는 빛이 만드는 세계, 붉게 물든 저녁노을의 그윽함을 생각하는 어느 물리학자와 편지를 주고받는 것은 행복했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