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헤더배너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 모든 꽃이 봄에 피지는 않.. 사랑하는 소년이 얼음 밑에..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손 내밀고 귀 기울이는 마음, 사랑"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
이유리 외 지음 / 자이언트북스
장바구니 담기자세히 보기100자평 쓰기
<지구 끝의 온실> 등을 출간한 자이언트북스에서 '자이언트픽'으로 믿고 읽을 만한 작가를 소개한다. 첫 작품집에 이름을 올린 작가는 이유리, 김서해, 김초엽, 설재인, 천선란. 2017년 한국과학문학상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한 김초엽부터 2023년 이 작품집의 '폴터가이스트'라는 작품을 통해 독자를 처음 만나는 김서해까지 2020년대를 함께 호흡하는 작가들이 도래할 이야기를 향해 손을 내민다.

이유리의 소설 속에서 '사랑'은 팔 수 있는, 내뱉으면 진분홍색 기체로 화하는 물질로 표현된다. 이 내뱉은 숨처럼 김서해의 소설 속에서 수영선수인 소년 정현수는 소외된 소녀 세인에게 팔을 뻗고, 김초엽의 소설 속 '인물' 수브다니는 기꺼이 물에 잠겨 녹슬 것을 택한다. 설재인의 소설처럼 공간을 열고, 천선란의 소설처럼 몸을 열고 상대방의 세계를 환대하는 이야기들. 이 앤솔러지의 발문을 쓴 북튜버 김겨울의 말처럼 '우정과 환대와 헤아림이라는 손 내밀기'로 매해의 시작 출간될 '자이언트픽'을 기대해 본다. - 소설 MD 김효선
이 책의 한 문장
하지만 수브다니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했다는 것만은 알아요. 그는 정말로 금속 피부를 달고 싶어했죠. 다른 사람들이 그걸 받아들이든 받아들이지 않든, 수브다니에게는 중요하지 않았던 거예요.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포기하면 그 순간이 바로 시합 종료예요."
모든 꽃이 봄에 피지는 않는다
이다지 지음 / 서삼독
장바구니 담기자세히 보기100자평 쓰기
2022년 한 해를 강타했던 유행어를 하나 꼽는다면,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을 꼽고 싶다. 리그 오브 레전드 2022 월드 챔피언십에 참가한 프로게임단 DRX 소속 프로게이머 ‘데프트’ 김혁규 선수의 인터뷰 기사 제목에서 유래하여, 최하위 시드부터 쟁쟁한 경쟁팀들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DRX팀의 드라마틱한 스토리와 어우러져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이후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참가한 국가대표 축구팀이 포르투갈에 2:1로 역전승하며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후 이 글귀가 적힌 태극기를 들고 환호하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퍼지면서 사람들은 다시 한번 ‘꺾이지 않는 마음’에 열광했다.

지금 실패했다고, 남들보다 뒤처져 있다고 거기가 반드시 끝은 아니다. 소위 ‘일타강사’로 수많은 학생들을 만나왔던 저자는, 그들이 간절하게 원하는 것이 수험 정보가 아니라 ‘스스로의 힘을 믿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드는 희망과 용기의 언어’임을 알게 되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 남들보다 뒤늦은 시기에 다시 도전해야 하는 막막함 앞에 섰을 때, 마음이 꺾여 주저앉지만 않는다면 때는 반드시 온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전문 분야인 역사책이 아니라, 꿈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세상에 내놓았다. “모든 꽃이 봄에 피지는 않습니다. 자기만의 꽃이 피는 때는 옵니다.” 포기하면 그 순간이 바로 시합 종료라고 하지 않던가. 초조함과 불안감에 꺾이지 않기를 바라며 우리 모두에게 응원을 보낸다. - 자기계발 MD 박동명
이 책의 한 문장
"나는 지구력이 좋다." 비록 출발은 늦었을지라도 지구력이 좋아 끝까지 뛰는 건 바로 나일 거라는, 일종의 다짐이었습니다.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낸시 프레이저가 말하는 식인 자본주의"
좌파의 길
낸시 프레이저 지음, 장석준 옮김 / 서해문집
장바구니 담기자세히 보기100자평 쓰기
낸시 프레이저는 책을 이렇게 연다.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 굳이 지금이 혼란기라고 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독자들은 난마처럼 서로 얽힌 미래의 위협과 현재의 참사에 이미 익숙해져 있으며, 실은 이로 인해 이미 요동치고 있다." 사회의 모든 영역이 서로 발 묶여 붕괴되는 듯 보이는 현재에 굳이 낸시 프레이저의 책을 집어 든 이유는 지금 이 결과적 사태에 대한 원인을 정확하고도 새로운 언어로 듣고 싶어서일 것이다.

지금의 혼돈을 총체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그는 확장된 자본주의관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이 책에서 그는 자본주의를 (경제 시스템에 한정 짓지 않고) 사회의 한 유형으로 인식하며 자본주의가 먹어치우는 것들을 살핀다. 자본주의는 자본주의가 기능하도록 하는 조건적 토대조차 집어삼키는데, 이런 특성을 바탕으로 낸시 프레이저는 현재의 자본주의를 '식인 자본주의'라 명명한다. 식인 자본주의의 비정상적 파괴 본능, 자본주의가 도살하는 체제와 환경 등을 살피며 책은 우리가 실질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대안까지 나아간다.

동시대 가장 독창적인 사상가라 불리는 낸시 프레이저의 이론답게 도발적인 워딩과 새로운 관점으로 가득하다. 힘 있는 문장들은 암울한 시대의 복잡한 진실을 명료하게 풀어 놓는다. 현 시대의 연쇄적 위기는 그의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접근으로만 이해되는 부분이 있다. 여성학자 정희진이 "우리는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가에 대한 '답'을 원한다면 이 책을 권한다."며 추천했다. - 인문 MD 김경영
이 책의 한 문장
현 위기를 발생시킨 책임은 ‘식인 자본주의’ 시스템에 있다. 현재의 위기는 다양한 폭식증의 발작이 한데 모인 예외적 유형의 위기다. 수십 년에 걸친 금융화로 인해 지금 우리가 직면한 위기는, ‘단지’ 극단적인 불평등이나 저임금 불안정 노동의 위기만이 아니다. ‘단지’ 돌봄이나 사회적 재생산의 위기만도 아니고, 이민과 인종화된 폭력의 위기만도 아니다. 또한 뜨거워진 지구가 치명적 전염병을 토해내는 ‘단순한’ 생태적 위기만도 아니고, 무너져가는 인프라와 군사주의 증대, 독재자의 만연을 특징으로 하는 ‘오로지’ 정치적인 위기만도 아니다. 아니, 이 위기는 ‘더 나쁜 무엇’이다. 이 모든 재난이 한데 모여 서로를 악화시키며 우리를 집어삼키겠다고 위협하는, 사회 질서 전체의 전반적 위기다. 이 책은 이렇게 거대하게 서로 얽혀 있는 기능 장애와 지배의 지도를 그린다.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시와 산책> 한정원의 시, 극"
사랑하는 소년이 얼음 밑에 살아서
한정원 지음 / 시간의흐름
장바구니 담기자세히 보기100자평 쓰기
커피에서 시작해 음악까지 이어질 끝말잇기를 아름다운 책꼴에 실어 안정적으로 이어온, '말들의 흐름' 시리즈의 출판사 시간의흐름이 시인선 시리즈를 시작한다. 시인, 소설가, 미술가, 사진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작업을 해온 작가가 참여할 예정인 이 시리즈의 첫 권으로 <시와 산책>으로 '말들의 흐름' 끝말잇기에 참여한 한정원의 시집이 출간되었다.

총 스물여덟 개의 막(幕)으로 이루어진 시극이 펼쳐진다. 거친 바람소리, 암전, 다시 밝아지는 무대. 소년과 소녀는 말을 쌓으며 서로를 부른다. 그 이름은 오늘은 영이고. 내일은 일이고. 모레는 이고. 글피는 삼이겠지만 언젠가 백이 되고. 흑이 되고. 흙이 될 것이다. 노파가 되고 귀신이 되고 꿈이 되는 말이 펼쳐지는 얼음 극장을 상상해 본다. 몇 차례의 암전이 이어진다. 얼음 위를 걷거나 얼음 밑에 살거나, 그 꿈은 기어코 아름다울 것이다. - 시 MD 김효선
이 책의 한 문장
바람 : 뭐가 보이니? 소녀 : 나를 찾아 헤매는 베개. 내가 꾸는 악몽의 누명을 쓰고도 억울해하지 않는 선량한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