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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히 평등하고 지극히 차.. 십계 파도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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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영 6년 만의 단독 신작"
온전히 평등하고 지극히 차별적인
김원영 지음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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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에서 장애인의 존재에 대한 법적, 사회적, 윤리적 물음을 던진 김원영이 이번 책에서는 '비정상의 몸'에 관한 미학적, 사회적, 윤리적 물음을 이어간다.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특정한 범위 내에 안착한 몸만이 아름다움을 꿈꿀 수 있는가. 무용의 역사 속에선 어떤 몸들이 등장해왔나. 그 몸들은 어떤 위계를 가지는가. 서로 다른 몸의 움직임을 보며 우리는 어떤 감상을 가질 수 있는가. 그것을 어떻게 나누어야 하는가. 고민의 깊이는 여전하되 질문의 범주는 새롭다.

책은 김원영 자신의 몸으로 살아온 경험에 관한 에세이와 춤의 역사에 관한 인문학적 접근, 그리고 몸에 관한 사회적 관념의 비판적 성찰을 오간다. 그의 글은 안전지대의 바깥에서 우아한 칼춤을 추며 라인 안쪽의 사회에 굵고 짙은 질문들을 던져댄다. 그 춤의 흐름에 따라 독자는 따뜻함 끝에 아연함을 느끼다가, 허우적거리다가, 과거와 현실, 어떤 미래가 겹겹이 쌓인 광경 앞에 숨을 멈추게 되기도 한다.

책의 효용은 책마다 다르다. 존재에 관한 새로운 방식의 사고를 하고 싶다면, 기존의 낡은 시야가 부수어지는 충격을 원한다면, 이번에도 역시 김원영이다. 어떤 온전함은 현재의 사회에선 불온해보이는 방식으로 분투할 때에만 갖추어질 수 있다. 그 담대함을 품은 책이다. - 인문 MD 김경영
이 책의 한 문장
포획하고 매매하고 조롱하고 착취하고 혐오하고 동정하고 욕망하는 ‘시선’ 앞에서 기묘하고 창조적으로 예상치 못한 어떤 순간을 만들어낼 때, 즉 도저히 포획, 매매, 조롱, 착취, 혐오, 동정, 욕망 할 수만은 없는 어떤 몸으로서 그것이 발견될 때, 우리 모두는 이전까지 상상한 적 없는 세상을 향한 문을 연다. 바라보는 사람과 바라봄을 당하는 사람은 이전까지와 전혀 다른 관계로 진입한다. _「시선의 안과 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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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범인을 밝혀내서는 안 된다.”
십계
유키 하루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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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대 입시를 위해 삼수 중인 리에는 한동안 왕래가 뜸했던 큰아버지가 홋카이도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달리 가족이 없던 큰아버지가 돌아가신 일로 이것저것 뒤처리를 하고 며칠이 지났을 무렵, 한 관광 개발 회사로부터 큰 아버지가 소유한 섬 에다우치지마에 리조트 사업을 진행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는다. 일이 진행된 끝에 리에는 아버지와 부동산 회사, 관광 개발 회사, 건축사무소 직원 등으로 구성된 일행과 함께 에다우치지마를 방문한다. 그런데 섬을 시찰한 다음 날 아침, 부동산 회사 직원이 의문의 살해를 당하고, 그와 동시에 범인의 메시지가 발견된다. 지금부터 사흘간 결코 섬을 떠나지 말 것, 살인범이 누군지 알아내려 하지 말 것 등 범인이 제시한 계율은 열 가지. 이 ‘십계’를 준수한다면 섬을 나갈 수 있다는 범인. 이 안에 살인범이 있다. 하지만… 절대 범인을 밝혀내서는 안 된다.

<방주> 유키 하루오가 그리는 또 하나의 클로즈드 서클물. 어떠한 이유로 외부와 차단된 넓은 의미의 밀실(윤영천, 2021 <미스터리 가이드북>, 177쪽)이라는 클로즈드 서클의 정의를 생각해 보면, 인터넷도 휴대전화도 문제없이 사용 가능하며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배를 불러 나갈 수 있는 섬을 등장인물들 스스로 클로즈드 서클로 만든다는 역설이 이야기의 긴장감을 더한다. 이것이 가능하게 만드는 범인의 ‘십계’와, 이로 말미암은 등장인물들의 행동 제약, 심리적인 갈등, 의문과 공포에 몰입하다 보면 마지막 순간까지 책장 넘기기를 멈출 수 없다. 마지막으로 당부하자면 작가의 전작 <방주>를 인상 깊게 읽은 독자라면, 절대로 이 소설의 마지막 문장을 먼저 보지 않기를 권한다. - 소설 MD 박동명
이 책의 첫 문장
섬에는 11월의 바람이 불고 있었다. 작은 섬이다. 동그라미에 가까운 모양이고 지름은 3백 미터가 안 된다. 건물 몇 채와 빈약한 나무들을 제외하면 평평한 지형을 가로막는 것은 없다. 하지만 섬 북쪽에는 잡초가 무성한 곳이 많다.

이 책의 한 문장
계율은 원래 인생을 걸고 지켜야 하는 규범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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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자유에 대한 영원한 찬가"
파도의 아이들
정수윤 지음 / 돌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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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을 떠나 살아본 적이 없는 나에게 디아스포라는 경험해 보지 못한 감각이다. 나와 비슷한 꽤 많은 사람들이 한국에서 디아스포라를 겪는 사람들이 누가 있겠나?라고 예단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어떤 형태로든 살던 곳을 떠나 이주해야만 하는 사람들은 존재한다. 좁게는 댐이 생겨 고향을 떠나야 하는 원주민들, 역사적으로는 재중 동포, 재일 동포, 고려인 등.. 그리고 망각하기 더 쉬운 탈북인들. 이 이야기는 당신이 새카맣게 잊고 있던 탈북 청소년들의 이야기다.

너무 당연하게도 북에도 청소년이 있다. 그들도 꿈을 꾼다. '설'은 두 번의 탈북 실패 후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두만강을 건넌다. '광민'은 "남조선 기둥선수 손흥민"을 롤 모델로 삼아 축구 선수가 되고 싶다. '여름'은 그저 이곳에 안주하지 않기 위해 떠난다. 이 세 명의 인물들은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남한 사람들의 짐작대로 행동하지 않는다. 남한에 새롭게 터를 잡기 위해 북한을 떠나는 게 아니라 그저 자기 자신인 채로 살아남기 위해 목숨을 걸어 그들이 명명한 자유의 땅으로 향한다.

저자 정수윤은 13년 동안 100명에 달하는 북한 출신 청년들과 마음을 나누면서 이 이야기를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한 사람, 한 사람의 생에 대한 의지. 그 열기가 무서워 뒷걸음치는 게 아니라면 이들의 삶과 자유에 대한 갈망을 마주해보자. - 청소년 MD 임이지
작가의 말
우리는 열린 나라에서 살고 싶습니다. 넓고 푸른 바다처럼 모두를 너그럽게 받아 주는 터전에서 살고 싶습니다. 서로 소통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고 싸우기만 하는 건 지쳤어요. 우리는 지금보다 더 따뜻하고 평화로운 나라에서 살고 싶습니다. 더 환하고 자유로운 나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그런 세상을 만들어 가자고,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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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죽음, 칼, 조예은 호러 소설"
적산가옥의 유령
조예은 지음 / 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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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러브, 좀비> 조예은의 호러 소설. 80여 년의 시차를 두고 두 사건이 맞물린다.

1940년대 박준영. 일제강점기 유복한 상인 가네모토가 외아들 유타카와 호화로운 붉은담장집에 살았다. 조선인 간병인인 준영은 자해를 일삼는 외아들의 치료를 맡아 돈, 죽음, 칼이 얽힌 가문의 비밀이 묻힌 지하실에 접근한다.

2020년대 현운주. 소설가였던 외증조모 박준영의 기이한 죽음 이후 적산가옥을 상속받게 된 나는 이 집에서 망령의 목소리를 들으며 쇠약해져간다. 남편 우형민은 준영의 과민한 신경을 탓하고 돈, 죽음, 칼이 얽힌 사건 속에서 시야가 밝아진다.

불을 머금고 기다린 시뻘건 집의 호화롭고 스산한 이미지가 여름에 잘 어울린다. 여름은 나무집이 머금은 습기를 뿜어내는 계절. 인물이 움직일 때면 원한을 빨아들인 채 스스로 존재하는 집이 내는 삐걱대는 소리가 들려올 것 같다. '오직 호러만이 죽은 자가 죽은 입으로 자기의 목소리를 낸다'는 소설가 조예은의 말처럼, 살아서 제 소리를 내지 못하던 죽은 자들이 이 집에서 비로소 자신의 소리를 낸다. 괴이쩍고 애처로운 이야기를 기다렸다면 이번엔 이 소설이다. - 소설 MD 김효선
이 책의 한 문장
소년이 내게 바짝 얼굴을 붙여 왔다. 손목을 붙잡고 귓가에 짓궂은 목소리를 흘려보냈다. 나는 그때 그가 한 말을 얼마나 지나서야 온전히 이해하게 되었다. "아버지는 내가 죽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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