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헤더배너
사고는 없다 춤을 추었어 오렌지와 빵칼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그 일은 진짜로 '사고'였나"
사고는 없다
제시 싱어 지음, 김승진 옮김 / 위즈덤하우스
장바구니 담기자세히 보기100자평 쓰기
사고는 우연일까. 사고는 운명일까. 사고라는 단어엔 "예측 불가능성"의 뉘앙스가 짙게 담겨있다. 사고는 정말 예측할 수 없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일까? 그렇다면 사고는 왜 경향성을 갖는가. 왜 사고는 가난한 이들이 더 많이 당하는가. 이 책은 자전거 교통사고로 친구를 잃은 저자가 사고라는 개념에 의문을 가지고 연구한 내용을 총체적으로 정리한 논픽션이다.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사고 피해자와 유가족 들을 인터뷰하며 저자가 밝혀낸 진실은 사고에 대해 말하기 위해선 차별과 불평등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인종, 계급, 성별과 사고의 위험, 피해, 사고 후 비난, 책임 사이엔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지점을 명확히 짚고 넘어가지 않는 한 사고로 인한 죽음과 피해를 줄일 수 없다. 저자는 사고를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결론으로 나아가며, 예방에 관한 모든 대책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말한다.

진실을 교묘히 가리는 단어들을 사용하는 한, 같은 "사고"는 또다시 반복될 것이다. 우연과 운명 앞에선 반성도 분석도 대책도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참사의 나라' 대한민국에서 유가족과 생존자들은 매번 같은 요청을 한다. 다시는 내가 겪은 고통이 반복되지 않게 해달라고. 이 책은 사고에 관한 모든 무책임과 눈가림 앞에 우리가 들이밀 수 있는 완전한 보고서다. 필요했던 논리적 데이터들이 담긴 귀한 기록이다. - 사회과학 MD 김경영
책 속에서
이 책은 사고 이후에 유통되는 기만적으로 단순한 이야기에 관한 책이다. 누군가가 실수를 했고 더 이상은 들여다볼 것이 없다는 이야기 말이다. 또한 이 책은 우리가 복잡한 실제 이야기를 기꺼이 알고자 한다면 우리 자신과 사회에 대해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에 관한 책이다. 단순해 보이는 모든 사고 이면의 권력, 취약성, 고통에 관한 복잡한 이야기를 알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우리는 매년 수만 명의 목숨을 구할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29쪽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가장 약하고 아름다운 존재를 위한 이수지의 춤"
춤을 추었어
이수지 지음 / 안그라픽스
장바구니 담기자세히 보기100자평 쓰기
그림책은 참 독특하고 매력적인 분야이다. 그림과 글의 하모니가 감동을 주기도 하고 앞서가는 그림을 쫓아가게 해주는 글이 뒤늦게 깨달음을 주거나 전혀 상관없는 그림들이 이어져 나만의 문장을 만들게 해주기도 한다. 그래서 그림책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이 세계를 멋지게 항해하는 대표적인 작가 이수지는 항상 그림책 외연의 확장을 시도해 왔다. 이번 그림책 <춤을 추었어>도 모리스 라벨의 춤곡 <볼레로 Bolero>로부터 시작한다.

그림 속 아이는 검은 점 하나와 지휘봉을 들고 악보 위에 선다. 검은 점은 <볼레로>의 18개 구조를 차용한 18개의 서로 다른 풍경 속에서 달리기를 하듯 돌진하다가 지친 낙엽처럼 천천히 구른다. 뒤이어 이어지는 사마귀와 개미, 나비, 개구리, 꽃과 같은 자연물의 아름다움 위를 통통 뛰던 검은 점은 이내 바람에 날아가 탱크 위를 지나기도 한다. 이 매서운 이동의 끝은 어디일까. 생뚱맞게도 불꽃놀이다. 접힌 종이를 펼치면 빈 구멍의 자리가 마련된 불꽃놀이 현장이 펼쳐진다. 하늘에 갖다 대면 완성 될 것 같은 아름다움과 비어버린 공간이 암시하는 쓸쓸함까지 느껴지면 지나친 과장일까? 작가의 말까지 읽어야 완성되는 한 권의 그림책, 아니 세계. 검은 점 혹은 한 아이로 상징되는 세상 모든 약하고 아름다운 존재를 위한 이수지의 춤. - 유아 MD 임이지
작가의 말
그림책은 인쇄된 네모난 책 너머로 어떻게 나아갈까-음악과 춤과 아이를 주인공 삼아 아날로그와 디지털 세계 사이에 존재하는 그림책을 상상했습니다. 어느 날,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전쟁과 도심에서 열린 불꽃놀이 축제 사진이 인터넷 뉴스 창에 나란히 뜬 것을 보았습니다. 우리는 손을 잡고 왈츠에 맞춰 앞으로 나아가지만, 과연 나아가는 것일까요. 이 어려운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약하고 아름다운 존재를 생각하며 <춤을 추었어>를 만들었습니다.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멀리 갈 것 없다, 21세기 흐름만 잡아라."
홍춘욱의 최소한의 경제 토픽
홍춘욱 지음 / 리더스북
장바구니 담기자세히 보기100자평 쓰기
'2024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는 승리할까?', '왜 세계는 중국을 혐오할까?' 대한민국 대표 이코노미스트 홍춘욱이 21세기 세계 경제의 흐름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14가지 경제 토픽을 엄선해 <홍춘욱의 최소한의 경제 토픽>에 담았다. 저자는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 대전환의 시대가 찾아왔다고 언급하면서 팬데믹 이후의 메가 트렌드, 미중 패권 다툼, 고령화로 인한 노동시장 변화, 인공지능 혁신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국가와 개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심도 있게 분석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복잡한 경제 현상을 경제 초보자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고 명료하게 설명하면서도, 동시에 깊이 있는 분석과 통찰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저자는 유튜브 채널과 블로그를 통해 축적한 경제 전문성을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변화하는 세계 경제의 흐름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인의 자산 관리와 투자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안목을 제공하고자 했다. 저자는 경고한다. "20세기에 가지고 있던 지식으로는 21세기를 대응하기 어려울뿐더러, 새로운 변화에 적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홍춘욱의 최소한의 경제 토픽>이 독자들이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경제적 안목을 갖추고,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통찰력을 기르는 데 도움을 줄 필독서로 자리 잡길 바라본다. - 경제경영 MD 김진해
작가의 말
"21세기 세계 경제는 과거의 상식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이 실시간으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동맹국 혹은 혈맹이라는 개념이 희석되는 한편 '신자유주의'라는 말은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20세기에 가지고 있던 지식으로는 21세기를 대응하기 어려울뿐더러, 우리는 새로운 변화에 적응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홍춘욱의 최소한의 경제 토픽>을 집필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죠."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나는 과거의 무수한 나를 해방시킨다"
오렌지와 빵칼
청예 지음 / 허블
장바구니 담기자세히 보기100자평 쓰기
27세 유치원 교사인 오영아는 잘 웃고 잘 참는다. 친구 은주가 재난 피해를 받은 세계 각지의 아동의 비참한 모습이 담긴 사진과 함께 전달한 기부 링크를 보면 청바지를 사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기부를 한다. 은주가 하는 말은 항상 옳다. 정치인의 비리, 기업의 로비, 프리랜서의 고발, 연예인의 잘못된 역사의식 등 비난받아 마땅한 악행이 세계 도처에 가득하고 은주의 가치관에 복종하느라 오영아는 웃음을 잃었다. 자신을 때리는 폭력적인 원생 은우며, 나에게 잘해주는 좋은 사람이지만 재미는 없는 남자친구 수원 등에 시달리면서 참고 절제하느라 무표정해진 오영아는 예전의 밝은 자신으로 돌아가기 위해 '정서 변화 시술'을 소개받는다. 뇌의 기전을 자극해 도파민을 휘감은 영아는 이제 브레이크가 고장난 트럭처럼 질주하며 비로소 자유로워진다.

'K-스토리 공모전'등 다수의 공모전에 입상, <라스트 젤리 샷>으로 2023년 제6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을 수상한 작가 청예가 심사위원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소설을, '욕 먹을 각오'를 하고 '쓰고 싶은 이야기'를 썼다. SNS에 '박제'되는 게 무서워 하고 싶은 말을 참아본 적이 있다면, 첨예한 갈등으로 점철된 현대사회에서 닳고 닳아 웃음을 잃은 적이 있다면 당신도 꼭 이만큼의 자유를 갈구하고 있을지 모른다. 시작하면 끝까지 내달리는 뾰족뾰족한 소설. 오렌지와 빵칼을 양 손에 쥐고 딱 그만큼의 해방을 향해 손을 뻗어본다. - 소설 MD 김효선
이 책의 한 문장
은주는 반성하는 나의 얼굴을 예뻐했다. 저질러 버린 잘못에 변명할 여지조차 구하지 못하여 굴종하는 일. 미안하다며 고개 숙여 사과하는 일. 이것은 외로운 나를 챙겨준 친구인 은주에게 해 마땅한 보은이었다. 고개를 숙이고 부끄러워하며 뺨을 달구면 그녀가 적선하듯이 손등에 입을 맞춰줄지도 모른다. 용맹한 기사가 험한 세상으로부터 아이를 구하듯. 진리를 깨달은 학자가 부랑자에게 은혜를 베풀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