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아주의자에게 5년 만에 초대장이 도착했다. “이것은 최초의 여행에 관한 글이다. 여행은 편지와 함께 시작되었다”라는 문장과 함께 여행이 시작된다. 이 편지는 MJ로부터 온 것인데, 나와 MJ는 한때 같은 하숙집에 기거했던 사이로 만난지 오래되어 지금은 우연히 길에서 마주친다 해도 서로 알아보기 어려운 정도의 사이이다. 편지도, 여행도, 기억도, 속삭임도 모호한 채로 여행가방을 풀고 꾸리며 사실과 거짓과 추측이 혼재된 속삭임이 우묵한 기억의 정원으로 나를 소환한다. '모호한 정원과도 같은 그 날을, 그 기억의 우묵한 장소를' (49쪽) 스케치한다.
나는 이 세상을 알고 싶지 않은 만큼이나 나를 알고 싶지 않다. (18쪽)
개념을 반복하고 진술을 부정하며 이야기는 에코처럼 퍼진다. 장르를 분류하는 것이 의미없을 문장들이 무젖듯 다가오는 것은 이 소설의 화자가, 다시말해 배수아주의자들이 꼭 그러한 방식으로, '꼬리를 문 뱀'처럼 출구와 입구를 구분하지 않고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일 것이다. 도서 상품페이지에서 접속할 수 있는 배수아의 낭독 영상을 함께 재생해보길 권한다. 고조되고 풀어지는 작가의 음성과 함께 새가 속삭이고 풍경이 바람에 스친다. 이 영상이 재생되는 10분 12초 동안 청자는 배수아라는 세계의 여행자가 되고 마침내 이 분위기의 일원이 된다.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글쓰기는 반드시 필요하고 중요한 행위다. 비형식적이든 형식적이든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일목요연한 글로 표현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도 쉽지 않다. 글 써 보라고 하면 "어떻게 써요?" 막막한 마음이 먼저 드는 어린이 독자들을 위해 24년 차 독서 교사 라온오쌤 오현선 저자가 오랜 기간 동안 글쓰기 지도를 해오면서 터득하고 공고히 다져온 글쓰기 비법을 공개한다.
올해 2월 첫 권을 선보인 <술술 글쓰기 마법책> 시리즈는 최신작 3권을 마지막으로 완간되었다. 1권 시작책은 간단한 한 줄부터 자세한 세 줄까지 완성하는 법을 안내해 주고, 글쓰기의 기본이자 핵심인 문단의 개념과 문단 쓰는 법을 2권 발전책에서 알려준다. 앞의 두 권으로 기초를 다졌다면 3권 완성책을 통해 독후감상글, 생활글, 주장글 등 여러 유형의 긴 글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배우게 된다.
저학년에서 고학년까지, 기본 문장에서 긴 글까지 아우르며 차근차근 알려주는 라온오쌤의 글쓰기 비법 책으로 기초부터 탄탄히 다지면서 열심히 읽고 쓰기를 반복한다면, 글쓰기에 대한 부담감은 서서히 줄어들고, 글쓰기의 묘미를 느끼게 될 것이다.
2023년 7월 7일, 엄마 아이바오와 아빠 러바오 사이에서 태어난 국내 첫 쌍둥이 판다 루이와 후이의 성장담을 담은 포토에세이가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출간됐다. 슬기로운 보물 루이바오와 빛나는 보물 후이바오는 손바닥 만했던 꼬물이 시절부터 제법 의젓한 판다가 된 지금까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둘이라서 두 배 더 귀여운 아기 판다들의 이러한 성장 과정을 한데 모은 이 책은 보기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것을 멈출 수 없게 만든다.
<전지적 푸바오 시점>에 이어 이번에도 20년차 주키퍼이자 작은 할아버지인 송바오(송영관)가 아기 판다들의 입장이 되어 동화 같은 일상을 글로 썼으며, 주키퍼로서의 역할 및 아기 판다들에게 쓰는 편지 등 다양한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루이와 후이의 밀착 사진들도 꾹꾹 눌러 담아 푸바오가 떠난 빈자리를 조금이나마 채워주는 느낌이다. 슬기롭고 빛나는 보물들이 선사하는 무해한 기쁨을 맘껏 누려보자.
사과를 한입 가득 베어 물었을 때 나는 소리 '사각사각'에서 느껴지는 신선하고 상큼한 이미지처럼, 신인 작가를 발굴하고 주목하여 유아 그림책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자 시작된 비룡소의 사각사각 그림책상. 제3회 사각사각 그림책상 대상은 <구름 한 숟가락 ㄱㄴㄷ>이다. 구름을 보며 떠올린 상상에서 시작된 이야기를 통해 쉽게 한글 자음을 익힐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심사 위원들은 '그림책의 연사를 찬찬히 보고 연구하고 오랜 작업과 공부의 결론으로 짐작되기도 한다.'라며 '꿈속 판타지의 이야기와 한글의 자음, ㄱㄴㄷ 전개가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어, 새로운 시각으로 즐길 수 있다'라고 평했다. 하늘 위 구름을 코오 꿀잠 주스 위에 올리고 꿈속으로 떠나면 구름은 파도가 되기도 하고 스케이트보드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가장 좋은 구름은 좋아하는 게 가득 찬 내 방안의 침대. 구름 침대에서 자는 기분은 어떨까? 유년의 상상력이 달콤하게 떠오른다. 어린이들과 함께 읽으며 달콤한 상상력과 한글 공부를 같이 하고 싶다.
여러 매체를 통해 가속 노화의 위험을 알리며, 전 국민에게 '저속 노화 열풍'을 일으킨 정희원 교수의 '느리게 나이 드는 식습관' 완결판 책이 드디어 출간됐다. 저자는 SNS를 통해 한 숟갈씩 떠먹여 주듯 실제 도움이 될 만한 건강 정보를 지속적으로 전하며, 건강한 삶에 대한 다양한 연령대의 갈증을 해소해 주었고, 지금은 전 국민의 건강 커뮤니티 형성에 이바지하고 있다.
책은 우리가 먹는 음식이 지방보다 뇌와 근육 형성에 직접적임을 알려주며, 한국형 MIND 식단과 수면, 운동 습관 등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깊이 있는 정보를 소개한다. 그동안 그의 저서와 다양한 채널로 접하던 '저속 노화'와 관련된 정보를 한데 모아 보여줄 뿐만 아니라, 건강하고 맛있는 일주일 저속 노화 밥상 레시피 소개해, 이 책 한 권으로 저속 노화를 완전히 정복할 수 있도록 했다.
저자가 알려주는 지식은 단순하지만 엄격하지는 않다. 아는 맛이기에 참을 수 없는 가공식품들로부터 천천히 멀어지면서도, 실천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 내 삶에 적절하게 안착할 수 있도록 한다.
다양한 식재료 군에서의 개념적인 인지를 통해 일상에 적용하는 것만으로도 건강한 삶으로 나아가는데, 충분히 도움받을 수 있을 것이다. 삶의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켜보자.
최초 출간일 1997년, 135개국에서 2,500만 부 이상 판매, 1990년대 가장 많이 팔린 책 2위 (미국 USA 발표 기준)라는 역대급 기록을 가지고 있는 원제
이 책은 심리학자이자 대중 연설가인 리처드 칼슨과 그의 아내 크리스틴 칼슨이 함께 쓴 사랑과 관계에 대한 고찰로 100가지 조언들을 사례와 함께 세심하게 담고 있다. 가장 가까이에 있고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정작 가장 날카로운 말을 주고받는 상대, 가장 사랑하지만 종종 가장 증오하기도 하는 그 상대와의 관계를 잘 풀어나가는 것이 바로 우리 인생의 행복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에 동의한다면 이 책 읽기를 꼭 추천한다.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모르고 있는 이야기, 나만 겪는 고통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은 모두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1990년대의 부부가 들려준다. 2024년의 지금에도 여전히 유효한 이야기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스웨덴의 러시아에 대한 공포, 튀르키예의 스웨덴, 폴란드 나토 가입 반대... 이 이슈들을 말할 때 지리를 빼놓고 설명할 수는 없다. 전쟁의 발발과 확대는 모두 지리적 상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현재 세계의 국제 관계와 각국의 국내 정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선 지리를 살펴야 한다.
이 책은 120개의 지도를 통해 5대륙 28개국의 지정학적 현황을 읽어낸다. 각 국가별로 지도와 한 문장으로 정리한 지정학적 상황 소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어지는 설명이 한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짧은 분량들이 이어지기 때문에, 한 국가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보단 세계 전체에 대한 개괄적인 파악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인 책이다. 국제 정세에 관한 기사나 칼럼, 책을 읽기 전, 기본적인 배경지식을 깔아 놓기에 충분하다. 지도 덕후 뿐 아니라 국제 관계에 대한 일반 상식이 필요한 독자 모두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나종호 교수의 전작 <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은 담담하되 마음을 울리는 내용으로, 알음알음 입소문을 타고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후 그는 '유퀴즈'에 출연하여 주목을 받았지만 정작 자신은 이 스포트라이트에 부담감을 느끼며 스스로 거품이 아닐까 의심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에서 그는 '타인이 보는 나', '내가 되고 싶은 나'에 대한 욕심을 모두 내려놓고 '내가 아는 나'를 드러낸다. 자신의 취약성을 드러내며 그는 독자를 향해 진정한 위로를 시도한다.
책은 그의 불안장애 이야기로 시작된다. '트레드밀 같은' 한국 사회, 나약함은 곧 낙인이 되는 분위기 속에서 나종호의 20대는 '범불안장애', '사회불안장애', '우울감을 동반한 적응장애'와 함께였다. 타인과 대화할 때면 떨리는 입술과 심장에 무리를 주는 맥박을 억지로 숨겨 가면서 괴로운 젊은 시절을 보냈던 그는 아픔을 자책할 필요 없다고 말한다. "누구에게나 아플 자격"이 있다고. 그는 진정한 나의 모습을 내보일 수 있을 때, 스스로 치유하고 타인에게도 관대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자신을 옥죄는 것 같은 나약함에 괴로운 이라면 이 책을 통해 위로를 얻길 바란다.
예소연의 첫 소설집이 한여름에 도착했다. 황금드래곤문학상을 수상한 SF <고양이와 사막의 자매들>, 2023년 문지문학상 수상작 <사랑과 결함>을 이미 만난 독자가 기다렸을 바로 그 책이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발표된 10편의 소설은 그야말로 동시대적이다.
일자리가 불안정하고 거주지가 취약한 젊은 여성들은 "너 남자 없이 못 사냐?"(12쪽)라고 친구를 비난하면서도 마음이 허해 '어플'을 돌려 오늘 만날 남자를 찾기도 한다. 영화로도 제작된 <우리 철봉 하자>의 두 친구 맹지와 석주는 "담당자가 너무 예민하다고. 페미 같다나 뭐라나."(17쪽)라는 인상비평에도 일자리를 잃을만큼 취약해서 크로스핏으로 근육량을 늘려서라도 이 세계에 붙어있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너무나 많이 사랑한 죄'를 부르짖던 2천년대 초반의 노래와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2020년대의 세상도 사랑이 너무 많은 사람을 우스꽝스럽게 생각한다. (<우리 철봉 하자>는 '남미새'라는 표현을 채택해 세태를 포착한다.)
예소연의 소설 속 인물들은 세계의 폭력에 긁힌 흉진 자리를 적나라하게 노출한다. <아주 사소한 시절> 3부작의 소꿉친구 희조와 미정, 표제작 <사랑과 결함>의 조카 성혜와 고모 순정 사이를 오가는 사랑은 지긋지긋하다. 지긋지긋할 때까지 날것이 되는 일이 사랑이라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모난 마음을 주워 담는' (360쪽) 것이 소설의 일이라고 이 소설을 읽노라면 믿고 싶어진다.
<사랑과 결함>의 소박맞은, 조울증 고모 순정의 삶을 읽으며 지금은 이 세상에 없는 우리 고모를 떠올렸다. 아버지가 다른 자식들을 낳았던, 조증이 올라오면 택시비도 없이 수십 킬로미터를 충동적으로 이동했던, 술을 먹고 고함을 질렀던 고모가 수십 송이 백합꽃을 사들고 우리 집에 찾아온 일이 있었다. 그때 고모의 마음엔 조카가 이 꽃을 보고 기뻐하길 바라는 마음, 사랑이 있었을 것이다.
조금은 껄렁한 이미지로 평소에도 "플렉스"를 입에 달고 다니던 천우. 어느 날 SNS에 장난스레 자기와 동생의 이름을 딴 요트 '천우신조호'의 사진을 올리며 #요트탈사람#플렉스_릴렉스 해시태그를 건다. 사실 이 게시물은 폭삭 망해버린 가정에 대한 원망과 정들었던 학교, 고향 해운대를 떠나야 하는 자신의 상황을 미약하게나마 반전시키기 위한 허세였다. 하지만 그 스토리를 보고 모인 5명의 아이들은 압류 딱지가 붙었다 떨어진 흔적이 역력한 요트를 타고 무작정 해운대 바다로 나간다. 이 행동에 깊은 의미는 없다. 그저 각자 다른 입장, 다른 위치에 놓여있다 우연히 조우했을 뿐.
<푸른 사자 와니니>의 베스트셀러 작가 이현은 청소년 소설의 주된 배경이 되는 수도권 인근의 학교를 벗어나 부산, 그리고 망망대해로 주인공들을 이동시킨다. 광활한 바다, 그만큼 무서운 그곳에서 불의의 사건에 휘말인 이 아이들은 깊은 흉터를 얻는다. 그러나 이야기는 주인공들의 흉터를 헤아리는 데에만 그치지 않는다. 이건 뉴스 사건 보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는 일에 꼼짝없이 꽁꽁 묶인 이들은 계속 묶인 채로 이야기 속에 살아야 하는가? 설령 이들이 픽션 속의 인물이라 할지라도 묶인 줄을 끊고 한 발짝 움직이길 원한다. 하물며 바다를 헤매고 온 이들에겐 한 발짝뿐이랴. "파도에 삼켜지지 않는" 모습을 바라고 바란다. 이건 바로 그 이야기다.
오랜 세월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수많은 위로를 받아왔다. 거센 불면의 여름날을 어느새 찾아온 찬 바람, 지겹도록 긴 겨울 호수를 녹이는 따스한 햇살 같은 것들 말이다. 보도블록 위 삐죽이 솟아 나온 이름 없는 풀들의 강인한 생명력을 보며 깊은 위로를 받기도 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이 책은 가난, 가까운 사람의 죽음, 자녀의 갑작스러운 질병으로 점철된 한 시인의 고단한 삶을 가감 없이 기록하면서도 절대 지지 않는 한 사람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그 희망의 근거는 바로 들풀이다. 저자는 정원에서 자라나는 들풀을 가꾸고 키워가며 삶의 시름을 잊기도, 삶의 희망을 얻기도 한다. 책에는 아주 다양한 종류의 들풀이 소개되며, 한 귀퉁이에 들풀의 이름과 판화로 그린 작은 이미지를 넣었다. 지금 인생에서 가장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모두에게 위로와 구원의 메시지가 될 아름답고 고요한 책이다.
'동시는 읽기 어려워' '동시는 재미없어' 이런 생각을 한 번이라도 가져본 적 있는 어린이 독자에게 비룡소의 <동시야 놀자> 시리즈를 함께 읽어보자고 말을 건네고 싶다. 특히, 제3회 비룡소 동시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선아의 기분은 록쇽쇽>은 쉽게 읽히고, 유쾌 통쾌해서 동시를 어렵게 생각하는 독자들에게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동시집이다.
제1회 비룡소 동시문학상 <바위 굴 속에서 쿨쿨>, 제2회 <두루마리 화장지>에 이은 대상작인 이번 동시집은 제목부터 통통 튄다. 학교생활과 친구 관계, 일상생활, 자연 속에서 소재로 한 총 42편의 동시가 개성 넘치는 아이의 목소리로 리듬감 넘치게 펼쳐진다. 록쇽쇽 기분이 된 선아, 림림림 기다랗게 우는 기린, 타당타당 양파를 썰며 파앙파앙 우는 엄마. 기발한 아이디어와 팔딱팔딱 뛰는 언어로 지어진 동시, 작은 요소마저 놓칠 수 없는 일러스트레이터 간장 작가의 귀여운 그림이 한 권에 꽉 채워져 있다. 읽는 동안 동동동 붕붕붕 쇼옹쇼옹 유쾌한 기분이 된다.
SNS가 정신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은 모두 알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얼마나, 어떻게 해로운지 아는 사람은 드물다. 세계적인 사회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는 방대한 데이터와 연구 결과들을 모아 스마트폰과 SNS, 그리고 인터넷이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얼마나 심각한 위협을 만들어내고 있는지 분석했다. 그 폐해는 막연히 상상하던 수위를 훨씬 웃돈다.
아동기를 스마트폰과 함께 보내는 아이들은 끊임없는 사회적 비교와 주의 분산, 자극에 시달린다. 성인보다 열린 뇌를 가진 아이들이 내내 비교와 자극에 시달린 결과는 우울과 불안으로 나타난다. 외로움 증가, 우울 증가, 현실 세계에 대한 두려움 증가, 자기 효능감의 감소... 아이들의 자살률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조너선 하이트는 "현실 세계의 과잉보호와 가상 세계의 과소 보호"가 아이들의 뇌를 망가뜨린다고 말하며, 지금 당장 SNS와 스마트폰의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한다. 세계가 이미 이렇게 되었으니 어찌하겠느냐는 무력감에 방관하기엔 현실의 문제가 심각하다. <도둑맞은 집중력>의 저자 요한 하리는 "모든 부모는 하던 일을 멈추고 즉시 이 책을 읽어야 한다!"는 말로 책을 추천했다.
전 세계를 뒤덮은 팬데믹이 이제 막 시작되던 때, 루시 바턴은 이제는 친구가 된 전남편 윌리엄과 함께 뉴욕을 떠나 메인 해안의 어느 마을로 떠난다. 처음에는 몇 주 정도 되리라 생각했던 바닷가 마을 생활은 기약 없이 늘어간다. 마트의 생필품은 바닥을 보이고, 뉴욕에서 온 타지인인 루시와 윌리엄은 지역 사람들에게 배척당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에도 그 곁을 지킬 수 없고, 오랜만에 만난 딸을 안아줄 수도 없다. 하지만 그 시간 속에도 삶은 계속되고, 삶이기에 일어날 수밖에 없는 수많은 이상하고 아름답고 슬픈 만남과 헤어짐이 계속된다. 그리고 이 책을 덮는 순간 우리가 마주하는 것은, 지난 몇 년 동안 겪었던 단절과 외로움, 무력감, 그리고 그 가운데에도 계속되었던 우리의 삶과 사랑에 대한 기억이다.
2022년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오, 윌리엄!>의 후속작이자 ‘루시 바턴’ 시리즈의 최신작. <오, 윌리엄!> 출간 이후 일 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 새로운 ‘루시 바턴’의 이야기를 선보이게 된 것을 두고 작가는 “루시와 윌리엄에 대해 생각하기를 멈출 수 없었다”고, “내게 그들은 살아 있는 존재이기에, 그들이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상황에 처하는 것에 대해 계속 쓸 수밖에 없었다”고 이야기한다. 모두가 힘겹게 지나왔고, 아직도 우리 삶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시간을 이 세계 어딘가에서 함께 지내온 루시의 이야기.
아침에 일어나니 빨간 점이 생겼다. 거울을 응시하던 아이는 빨간 점의 크기가 점점 커진다고 느낀다. 자꾸자꾸 커져서 나를 삼킬 것만 같다. 친구들이 나를 놀리면 어떻게 하지... 부끄러움 때문에 진짜로 빨간 점이 커진 것 같다. 옷으로 가려도 보고 빨간 벽 뒤로 숨어도 보지만 빨간 점은 숨길 수 없다. 눈물이 터질 것만 같다! 빨간 점도 터질 것 만 같다!
<내 마음 ㅅㅅㅎ> 김지영 작가의 새로운 그림책. 단점(短點)과 단점(丹點), 같은 발음 다른 뜻으로 상상력을 이어 나갔다. 아무리 작아도 한 번 의식하면 나를 삼킬 듯이 커져버리는 단점은 숨기려고 할수록 더 도드라진다. 단점이든 장점이든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다독이는 경험이 부족한 어린이들에게 단점은 부정적인 것이 아니며 모두가 가지고 있는 모습이라는 걸 김지영 작가만의 그림으로 표현한다. 부족한 점에 매몰되지 말고 행복과 즐거움에 집중하라는 메시지가 전염된다. 점이 커지듯이.
1945년 8월 6일 오전 8시 15분 15초, ‘리틀 보이’로 명명된 핵폭탄이 미 공군 B-29 폭격기에서 투하된다. 그로부터 43초 후 폭격기의 조종석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밝은 빛으로 가득해지고, 그 아래로는 지옥이 펼쳐진다. 8월 9일에는 나가사키에 ‘팻 보이’가 투하되었고, 8월 15일 일본이 항복함으로써 제2차 세계대전은 종식되었다. 이로부터 식민 지배에서 해방되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 한국인들은 대체로 원폭 투하와 일본의 항복은 인과관계가 명확한 역사의 흐름으로 생각하며, 주된 관심사는 그 이후 펼쳐지는 해방정국기와 정부수립, 한국전쟁 등에 맞춰져 있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 원폭 투하는 곧바로 일본의 항복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일본 지도부의 강경파는 전쟁을 계속하기를 원했고, 미국의 결정권자들은 일본의 항복을 이끌어 낼 세 번째 원폭 투하를 고려하고 있었다.
책은 1945년 8월, 원자폭탄 투하가 어떤 과정을 거쳐 일본의 항복과 전쟁의 종식을 이끌어냈는지에 대하여 세 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핵폭탄의 투하 여부와 그 투하 시간, 장소를 결정해야 했던 미국 전쟁부 장관 헨리 스팀슨,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자신의 임무에 대해 평생 양심의 가책을 억누르며 살아야 했던 태평양 전략폭격 사령부 수장 칼 스파츠, 원폭 투하 전부터 항복만이 일본의 살길이라 믿으며 일본 지도부를 설득한 일본 외무대신 도고 시게노리. 핵폭탄 투하 결정과 일본의 항복에 가장 깊숙이 관여했던 이들이 남긴 기록과 증언, 그리고 이들의 후손들로부터 입수한 미공개 자료 등을 토대로 원폭 투하와 일본의 항복 사이의 긴박했던 시간을, 윤리적 고뇌와 고통스럽지만 해내야만 했던 결정의 이야기를 재구성했다.
아일랜드 더블린의 헤이프니 레인에 있는 조지 왕조 풍 붉은 벽돌 저택에 입주 가정부로 일하게 된 마서.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다 도망쳐 도착한 그곳에서의 첫 날, 창문 밖을 서성이는 수상한 남자를 만난다. 남자의 이름은 헨리. 에밀리 브론테의 사라진 원고를 추적하던 중 그 열쇠가 되어줄 서점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여 헤이프니 레인을 찾아온 터였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그 서점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자취를 찾을 수 없었다. 두 사람은 우여곡절 끝에 함께 사라진 서점을 찾아 나서고, 그 과정에서 100년 전 서점의 주인 오펄린의 인생을 추적하게 된다. 결혼을 강제하는 집안에서 도망쳐 파리의 서점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의 점원으로 일하며 헤밍웨이, 제임스 조이스 같은 작가들과 교류하던 오펄린. 그가 더블린 헤이프니 레인에 차린 서점은 마서와 헨리의 시대에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그와 그의 서점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하나의 서점, 두 시대, 세 사람의 이야기가 서로 공명하며 전하는 희망과 연대의 메시지. 작중 무시당하지않기 위해 남성복을 입고 런던에서 파리로 그리고 더블린으로 도망치면서도 악착같이 자신의 인생을 거머쥐려 했던 오펄린의 강인한 의지는 남편의 폭력을 피해 헤이프니 레인으로 흘러들어온 마서에게 울림을 준다. 또,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의 여성 서적상 실비아 비치, 에밀리 브론테와 브론테 자매들, 마서를 받아준 보든 부인 까지, 시대를 뛰어넘은 여성들의 연대가 빛을 발한다. 책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익숙할 이름들도 곳곳에 등장하여 반가움을 선사한다. 작가는 “서점은 발견의 관문, 우리를 새로운 세계로 데려가고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책에 담긴 자신의 이야기를 찾아 기꺼이 그 문을 통과하려는 전 세계 애서가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고 말했다.
'이 감정들은 사소하지 않다'고 우리 모두의 '마이너 필링스'를 적어내려간 한국계 미국 작가 캐시 박 홍의 격렬한 에세이 <마이너 필링스>는(2020년 미국 출간, 2021년 한국 출간) 동시대의 한국 독자에게도 열렬한 지지를 얻었다. 캐시 박 홍의 작업은 시로 시작되었다. 2002년 발표되어 푸시카트상을 수상한 시인의 첫 시집 <몸 번역하기 Translating Mo’um>가 정은귀의 번역으로 드디어 한국 독자를 만난다.
166, 167쪽에 걸쳐 영문-번역문이 나란히 실려 소개된 시 <몸 번역하기>에서 엄마와 아이는 이렇게 대화한다. (부모님은 집에서는 한국어를 사용할 것을 고집했다고 캐시 박 홍은 그의 자전적 에세이에서 밝혔다.) '어지러'와 'dizzy'라는 각각의 기표는 표적에 정확히 도달하지 못한다. 영어가 서툰 엄마와 한국어가 서툰 아이는 서로를 번역으로 만날 수밖에 없다.
엄마는 항상 내게 물으셨다 : 모미 아-파? (mo'umi a-p'a?)
어마 어지러 (oma ujiruh)
복화술을 쓰는 시는 이렇게 실험과 발상을 오가며 언어 그 자체에 대해 묻는다. 97쪽에 실린 시 <미친 년 번역하기>의 제목을 시인은 Michin'yun이라고 썼고, 정은귀는 '미친 년'이라고 번역하며 '메친 년'이라는 단어를 궁글린다. 한 겹 덧씌운 말맛과 두 겹을 벗긴 말맛 사이를 횡보하며 의미가 진동한다. '울지 말고 시를 읽자'는 번역가 정은귀의 청에 손을 맞잡는다. 미친 년 연대의 일원으로서 이 시집의 마땅한 도달을 환영한다.
고대 바빌론의 지혜를 현대적 관점에서 재해석한 재테크의 고전 <바빌론 부자의 돈 버는 지혜>가 국내 유일 1,2부 합본 완역본으로 출간되었다. 저자는 부의 축적과 유지가 일시적인 행운이나 거액의 초기 자본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재정 관리 습관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수입의 일정 부분을 반드시 저축하고 현명하게 투자하며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등의 기본적인 원칙들을 우화 형식을 통해 독자들이 쉽게 이해하고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히 복권 당첨자의 파산 사례와 워렌 버핏의 성공 스토리를 대비시켜 단기적인 행운보다는 장기적인 안목과 인내의 중요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바빌론 부자들의 돈 버는 지혜>는 단순한 재테크 지침서를 넘어서 돈과 관련된 올바른 습관의 중요성을 일깨우며 누구나 꾸준한 노력과 올바른 원칙을 통해 재정적 안정과 부를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전달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5가지 부의 법칙과 7가지 부자의 비결은 오늘날의 경제 환경에서도 큰 가치를 가진다. 이 원칙들은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한데,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인들에게 재정적 성공을 위한 시간을 초월한 원칙들을 제시한다. 핵심 메시지는 간단하다. 부의 축적은 복잡한 기술이나 비밀이 아니라, 기본 원칙들을 꾸준히 실천하는 데서 비롯된다는 것. 끝으로 찰리 멍거의 말을 전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대로 실천하자 정말 효과가 있었다." (2007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주니퍼 헤이워드는 여러 가지 면에서 ‘평범한’ 작가다. 그의 데뷔작은 50여 군데 저작권사로부터 퇴짜를 맞다가 겨우겨우 출간되었으며, 그나마 예정되어 있던 초판 발행 부수도 1만 부에서 5천 부로 깎였고, 2쇄는커녕 겨우 2~3천 부 정도 팔리는 데 그쳤다. 담당 편집자는 해고되었고, 새로운 담당은 그의 존재를 완전히 잊는 것 같았다. 그의 친구 아테나 리우는 눈부신 존재였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대형 출판사와 여러 권의 출간 계약을 맺었고, 넷플릭스와 엄청난 금액의 계약에도 성공했다. 심지어 엄청난 대작의 초고를 이제 막 마무리한 참이었다. 아테나의 인생은 앞으로도 계속 성공 가도를 달릴 것만 같았다. 계약을 축하하는 둘만의 자리에서, 팬케이크 반죽이 목에 걸려 사망하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아테나 리우는 그렇게 사망했고, 그의 미발표 초고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세상에 단 한 명, 주니퍼 헤이워드뿐이다.
20대 중반의 나이에 네뷸러상, 로커스상, 영국도서상 등을 수상하며 영미권에서 가장 핫한 젊은 작가로 떠오른 R. F. 쿠앙의 문제적 소설. 책의 제목 <옐로 페이스>는 백인이 동양인을 흉내 내기 위해 용모를 과장되게 표현하는 무대 분장에서 유래된 말로, 아시아인을 희화화하는 인종차별적 문화 행위를 말한다. 작중에서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 전선에서 복무한 중국인 노동자에 대해 쓴 아시아계 작가 아테나 리우의 미발표 초고를 훔쳐 보편적 휴먼 드라마로 각색한 후 자신의 소설로 발표한 주니퍼의 선택을 꼬집는 듯하다. 하지만 소설은 거기에 머무르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거기서부터 시작한다. 소설 발표 이후 격화되는 인종차별과 역차별, 문화 전유, SNS에서의 난투극,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내기 위한 업계의 잔인하고 냉혹한 현실 등 하나하나 날카롭고 파괴적인 이야기들이 거침없이 밀려 들어온다. 백인 주인공이 중국인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발표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쓴 작가 R.F. 쿠앙 자신이 중국계 미국인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이 또한 흥미진진하다. 엄청난 스토리텔링의 힘으로 독자를 밀어붙이는 소설.
기후위기와 인류의 멸종 위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평온할 수는 없다. 시급하게 대책이 필요한 두려운 문제가 맞으니까. 그러나 절박한 어조만이 짙은 호소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지금 중요한 건 '어떤 목소리가 가장 효과적으로 퍼질 수 있는가'이다.
능청스런 이야기꾼 이정모 관장의 목소리는 의외로 이 주제에 딱이다. 그는 2150년 인공지능의 관점에서 시작하여 범고래, 산호, 공룡, 삼엽충 등의 관점을 오가며 각자의 입장에서 생태계와 멸종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해박한 과학적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풀어내는 각 생명체의 사연은 놀랍고 흥미로운 동시에 현재의 위기에 관해 깊은 충격을 준다.
지구 역사에 관한 교양 지식과 기후위기에 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내용을 다정하고 유머러스한 문장과 컨셉으로 잘 포장한 책인지라, 대상 독자는 그야말로 전 연령을 아우른다.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누가 읽어도 아쉽지 않을 내용이다. 꾸짖지 않고 화내지 않되 다만 우리 모두의 시급한 실천을 널리 촉구하는 귀한 목소리다.
주인공은 개 요하네스다. 인간의 선택을 받은 어머니와 형제들은 순순히 반려견이 되는 삶을 받아들였다. 요하네스만이 스스로 자유를 택해 공원을 누비며 살아왔다. 공원 내 오랫동안 갇혀 지내온 들소들에게 공원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고하는 자, 즉, ‘눈’의 역할을 맡을 수 있는 건 그 누구보다도 빠른 요하네스뿐이었다.
어느 날, 공원의 중심에 새롭게 들어선 건축물에 요하네스는 마음을 단숨에 빼앗겨 버렸다. 요하네스가 건축물이 내뿜는 강렬함에 빠져드는 순간을 틈타 더럽고 간사한 인간이 그에게 목줄을 채웠다. 요하네스의 오랜 친구인 갈매기 버트런드와 여러 동물들이 합심하여 인간의 손에서 그를 탈출시키는 데 성공한다. 그 일을 계기로 큰 깨달음을 얻은 요하네스는 들소들을 탈출시키기 위한, 불가능에 가까운 모험을 강행한다.
인간과 공존하는 삶이 아닌, 스스로 선택한 자유를 위해 고군분투해온 한 동물의 이야기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오롯이 동물의 시선에서 그려진다. 가장 빠른 속도로 숲을 질주하다가도 아름다운 예술품에 고요히 매료되고, 인간의 관심과 시선을 피하기 위해 긴장감을 놓지 않다가도 동물 친구들과 함께할 때는 우스꽝스러워지기도 하고, 인간을 질색하면서도 연못에 빠진 어린아이를 제 손으로 구하는 변화무쌍한 요하네스. 끝끝내 자유를, 누구의 것도 아닌 스스로의 삶을 선택한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때로는 고요하고, 때로는 긴박하고, 때로는 아름답다. 오묘한 이야기가 흘러가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여러 아름다운 풍경화도 이야기만큼이나 매혹시킨다.
"참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다들 들어봤을 듯한 이 한 문장, 상품에 대한 확신이 매출로 이어지지 않을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세일즈 카피라이팅'이다.
효과적인 카피라이팅의 핵심 원리와 실용적인 기술을 다루는 가이드북 <스토리 설계자>가 그 고민을 단숨에 해결해 주리라 확신한다.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은 하루 평균 193개의 광고에 노출되는데, 전 세계에서 온라인 광고를 차단하는 사용자가 계속 늘고 있는 현실은 당신을 시작부터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한다. 저자는 카피라이팅이 단순한 글쓰기가 아닌 비즈니스 성공의 결정적 요소라고 지적한다. 이 책은 카피라이팅 경험이 전무한 사람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31가지 비결을 제시하며, 헤드라인 템플릿, 고객 아바타 만들기, 스텔스 클로징 등 다양한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스토리 설계자>는 단순히 카피라이팅 기술만을 다루지 않고, 전반적인 세일즈 스킬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온라인 광고의 목적, 효과적인 세일즈 공식, 추천사 활용 전략 등 실제 비즈니스 환경에서 즉시 적용 가능한 실용적인 조언을 제공한다. 특히 저자는 많은 기업이 카피라이팅을 외주에 의존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직접 카피를 작성하는 것의 중요성과 효율성을 강조하고 있다. 상품의 종류와 관계없이 고객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카피 작성법을 제시하여, 독자들이 이를 통해 비즈니스 성과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돕는 실용적인 지침서라고 할 수 있겠다. 결론은 간단하다. <스토리 설계자>만 있으면 매우 빠르게 노하우를 터득해 여러분의 사업을 구원할 수 있다. 러셀 브런슨, 글천개, 이유미, 오하림이 강력 추천했다.
처음은 항상 어렵다. 처음 학교에 가는 일, 새로운 반 친구들 앞에 서는 일, 낯선 동네를 걷는 일도 무서워서 다리가 달달 떨릴 수 있다. '용감'과는 거리가 멀었던 어린이였기 때문에 더욱 공감이 간다. 처음이라서 두려웠던 많은 일들. 그리고 여전히 하기 어려운 일들. 어린이가 아니지만 여전히 마음먹고 해내기가 무섭다. 언젠가 능숙해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어린이들에게 거짓말을 할 순 없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다 잘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없다.
그래도 담대하게 시작을 해야만 할 땐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아주 간단하다. 마음먹은 고양이가 말하길, 마음을 먹으면 된단다. 마음을 먹는 게 무엇인데? 그건 바로 다짐이다. 어떤 일을 하겠다 생각하고 침 한 번 꿀꺽 삼키고 기지개를 쭈욱 켜는 것이다. 또 중요한 것은 "이 마음도 먹어 보고 저 마음도 먹어 보고 골고루" 다짐을 해야 한다. 천천히 꼭꼭 마음속으로 다짐하고 그냥 하면 된다고 한다. 이렇게 쉬워 보이는 걸 여태껏 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래도 마음먹은 고양이가 내 주변에 없어서인 듯하다. 하지만 여러분에겐 여기 이렇게 마음먹은 고양이가 있으니까 어떤 일이든 척척해낼 것이다. 귀엽고 생동감 넘치는 그림체로 마음먹은 고양이 그 자체를 탄생 시킨 다나 작가와 용기를 불어 넣어 주는 강경호 작가의 담백한 글이 독자들의 마음을 끝까지 응원한다.
애독자의 기다림에 손 내미는 김애란의 장편소설이 드디어 출간되었다. 2002년 제1회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하며 하나의 현상으로 세계에 등장한 이후 김애란은 오직 네 권의 소설집, 한 권의 장편소설로만 독자를 만났다. 22세에 데뷔한 작가는 이제 23년차 소설가가 되었고, 이번 작품은 <두근두근 내 인생> (2011) 이후 13년 만에 출간되는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소설의 제목은 교실 속 '자기소개 게임'에서 왔다.
다섯 문장으로 자기를 소개하면 되는데, 그 중 하나에는 반드시 거짓말이 들어가야 해. (10쪽)
교실에서 이 법칙대로 자신을 소개하던 아이들은 거짓말에 비밀을 섞어가며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게 된다. 엄마가 세상을 떠난 뒤 반려 도마뱀 용식과 살고 있는 지우. 지우가 노동 현장으로 떠난 사이 지우의 도마뱀을 맡아주기로 한 소리. 비극적인 사건으로 가족이 해체된 후 강아지 뭉치와 함께 있다 소리를 만난 적이 있는 채운. 서로의 비밀을 엿본 세 아이는 자석의 극점처럼 다가가고 멀어지며 방학의 끝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간다.
만화를 그리고, 그림을 그리고, 상대의 손을 잡는다. 이야기를 짓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흡수하며 아이들은 비밀일 수도, 거짓말일 수도 있는 각자의 서사를 향해 나아간다. 23년 동안 작가의 소설을 따라 읽어온 독자들은 그의 소설이 놓인 자리를 따라 '어머니가 해주는 음식과 함께 그 재료에 난 칼자국도 함께'('칼자국' 부분, <침이 고인다>(2007) 수록) 삼키면서, '너는 자라 내가 되겠지...겨우 내가 되겠지' ('서른' 부분, <비행운>(2012) 수록) 울먹이며 어른이 됐다. 성취하지 않아도 성장할 수 있다고 손을 내미는 김애란의 소설과 함께 채 마무리되지 못한 채 그 여름방학에 머물러 있던 우리의 이야기도 다시 시작된다.
남자가 걷고 있다. 결혼식을 축하하는 연회장을 뒤로하고 시골길을 향해 걸어간다. 마을 마권 판매소 안에는 책을 펼친 채 잠든 여자가 있다. 나중에 목이 결릴테니 깨우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는 계속 걸어간다. 어느 하나의 생각이 머리를 온통 차지하지 않도록 주의하며 걷는다. 그녀를 처음 만난 날, 난로의 열기 때문에 그녀의 머리카락이 얼마나 뜨거운가 싶어 손을 뻗었다. 그의 의도는 그것이 전부였지만 그녀가 그의 손짓을 오해하고 손을 뻗었다. 그는 사제직을 내려놓을 수 없었고, 그녀는 오늘 결혼했다. 예식은 교구 사제인 그가 진행했다. 기회가 있었으나, 이제 사라지고 없다. 그는 계속 푸른 들판을 걷는다.
<맡겨진 소녀>, <이처럼 사소한 것들>로 국내에 소개된 지 1년여 만에 서점가에서 가장 뜨거운 작가가 된 클레어 키건의 신작 소설집. 1999년 데뷔작 <남극> 이후 평단은 작가의 차기작에 귀추를 주목했고, 8년 뒤 2007년 긴 침묵 끝에 세상에 꺼내 보인 이 책은 평단의 찬사가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표제작 외에도 일찍이 무라카미 하루키가 극찬하며 자신이 엮은 영미문학 선집에 소개한 바 있었던 <물가 가까이>, 아일랜드 소설가 조 맥가헌에게 영향을 받아 쓴 <굴복> 등 일곱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질만이 남을 때까지 주변에 있는 것을 덜어냄으로써 삶의 중요한 순간을 더욱 분명하게 그려내는 키건의 작풍이 돋보이는 단편들로, 세밀하게 깎아 드러낸 암시와 은유적 표현들이 섬세하게 녹아있는 걸작.
바다에 가서 파도가 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이상한 기분에 휩싸인다. 내가 서 있는 이 모래사장이 육지의 가장자리라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 모래 위에 뽕뽕 구멍을 내며 드나드는 작은 게와 조개, 부서지는 파도소리, 소금기 가득한 바다 안개, 발바닥에 닿는 차가운 물. 이 모든 것이 육지에 사는 인간이 바다를 느낄 수 있는 최소한의 방법일 것이다.
2024 볼로냐 라가치상 "THE SEA" 부문 대상을 수상한 이 책은, 육지 동물인 인간이 바다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책은 일반적인 가로 형태가 아닌 세로 형태로 제작되어 마치 바다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주며, 해수면 위의 북극곰과 연어부터 수심 8400미터에 서식하는 빗해파리까지 다양한 해양 생물을 소개한다.
바다에 대한 인간의 궁금증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채 남아 있는 것 같다. 실제로 해저를 탐험한 사람보다 달에 간 사람이 더 많다고 하니, 바다는 아직도 인류에게 수많은 물음표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해양 생태계는 빠르게 파괴되고 있어, 서로 연결된 지구 시스템도 위험해지고 있다. 어쩌면 우리가 가장 많은 바다 생물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세대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바다에 대한 궁금증, 자연에 대한 경외감, 그리고 생태계에 대한 감수성을 모두 담아내고 있다.
복합문화공간 mtl, 보난자커피 코리아, 스튜디오 Apt를 창업한 브랜딩 디렉터 김효빈의 이야기. 저자가 10년의 창업 여정에서 깨달은 핵심은 바로 '하고 싶은 마음'이다. 이는 모든 일의 시작점이자 지속력의 원천이라고 말하면서,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자기 성찰을 통해 감정을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결국 즐거운 마음으로 일할 때 진정한 성공의 문이 열린다는 것이다.
저자는 일을 잘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나의 마음'을 꼽는다. 그는 자신의 창업 경험을 통해 즐겁고 편안한 마음 상태가 일의 난관을 극복하고 성과를 내는 데 핵심적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남의 시선이나 세상의 기준을 좇는 대신 자신이 원하는 방식을 찾아나가는 싸움을 택했다. '이길 수 없는' 싸움 대신 '이길 수 있는' 싸움을! 나의 마음을 살피고, 움직이고, 보듬으면서 일하면 최상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믿었다.
이 책은 무조건적인 성공 비법이 아닌, 현실적이고 건강한 자기 계발법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아무리 좋은 계획이라도 실행 전에는 알 수 없으며, '하고 싶다'는 마음이 확실할 때 어려움을 견딜 수 있다고 조언한다. 또한 성공은 실패의 순간에도 버틸 수 있는 힘에서 온다고 말하며,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자신을 혹사하지 않으면서도 일과 삶의 발전을 추구할 수 있는 마인드셋을 제안한다. '하고 싶은 마음', 그것은 성공을 향한 불굴의 나침반이자 무한한 에너지의 원천이다.
블랙홀, 그 이후엔 무엇이 있을까? '압착되고 작아지고 왜곡되던 블랙홀은 결국 종말을 맞는다.' 이것이 블랙홀에 관한 기존의 가설이었다. 하지만 카를로 로벨리는 이 종말이 끝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블랙홀이 더 이상 작아질 수 없는 최소 크기에 도달하면 양자 터널을 통해 다른 세계로 양자 전이한다. 이 다른 세계가 화이트홀이다. 블랙홀로 들어간 것들은 화이트홀을 통해 빠져나와 태양과 다른 별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온다.
이 환상적이지만 어려운 이야기를 카를로 로벨리는 이번에도 역시 우아하고 단정한 말하기로 풀어낸다. 소설 같은 이야기, 아름다운 과학적 가설. 그가 들려주는 공간과 시간, 존재와 소멸, 블랙홀과 화이트홀에 관한 이야기는 이 까마득한 우주와 그 속의 우리를 망망한 기분으로 고찰하게 한다. 로벨리만이 들려줄 수 있는 블랙홀 가이드.
13세기 초 칭기스 칸의 제국이 등장한 이후 14세기 후반에 이르기까지 200여 년 동안, 몽골제국의 역사는 그 자체로 세계사였다. 그 시기 존재했던 유라시아의 거의 모든 민족·국가들은 몽골제국의 직·간접적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고, 제국의 영향 아래 전쟁과 교역, 외교 교섭과 선교 활동 등 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해지며 정치·문화적으로 연결되어 갔다. 이런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일 칸국의 재상 라시드 앗 딘은 칸의 명령으로 몽골제국을 통치했던 여러 군주의 연대기를 종합하고 제국의 영향력이 미치는 몽골 초원과 실크로드, 중국, 인도, 아라비아, 페르시아, 투르크, 유럽 등 모든 국가와 민족의 역사를 집대성한 <집사>를 편찬하였는데, 가히 ‘세계 최초의 세계사’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은 것이었다.
13~14세기 세계사의 핵심이자 기축이었던 몽골제국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있어 <집사>의 사료적 가치는 두말할 나위 없을 것이나, 페르시아어 원본의 난해함과 방대한 분량 때문에 대중은 물론 연구자들의 접근도 쉽지 않았다. 그러한 가운데 중아유라시아사 연구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 김호동 교수는 21년간의 대장정 끝에 러시아어(1858년)와 영어(1998년)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한국어 완역본을 출간하여 한국어 독자들이 몽골제국사에 접근하는 길을 넓혔다. 그리고 <집사> 완간 이후 교양 독서인들에게는 방대한 분량과 전문적 내용에 질리지 않으면서도 원서의 감동과 희열을 전달하고, 초보 전문가들에게는 원서 전체로 나아가게 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축약본을 집필하기 시작하였으며, 마침내 400여 페이지로 압축된 이야기에 상세한 지도와 계보도, 사진 등 풍성한 시각 자료를 더한 <몽골제국 연대기>를 완성하였다. 이로써 한국어 사용자에게는 몽골제국이 남긴 최초의 세계사에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독자로써 이러한 호사가 더 있을까.
통통 튀는 아이디어와 탄탄한 구성으로 여러 좋은 어린이책을 출판해온 만만한책방 출판사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만만한수학> <만만한국어> 시리즈의 뒤를 잇는 새로운 시리즈를 펴냈다. 환경 위기에 놓인 우리에게 꼭 필요한 지구 생태 시리즈 <지구를 생각한다>, 그 첫 권으로 플라스틱을 다룬다.
자주 접하게 되는 대부분의 환경책들은, 인간에 의해 오염된 지구의 심각한 상황을 알리고 경각심을 높이거나, 오염된 환경 복원을 위해서 오염 물질의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는 맥락의 내용으로 흐른다. <뿔라스틱>은 뿔난 뿔라스틱의 시점에서 재치 넘치는 스토리를 펼쳐간다. 귀여운 그림과 그림 옆의 재미난 깨알 대사마저 이 책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베개, 우산, 기저귀, 우주복 등, 인간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수많은 물건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일깨우며, 플라스틱을 누가, 어떻게 탄생시켰는지 등, 사실적인 정보를 쉬운 언어로 슬쩍 슬쩍 들려주기도 한다. 이 책이 특히 신선하게 느껴지는 지점은 바로, 뿔라스틱의 마지막 대사 한 줄에 있다. 인간의 삶에 이미 깊숙이 들어와버린 자신들을 함부로 사지도, 버리지도, 쓰지도 말라고 말하며 외친다. "당신의 '반려 플라스틱'이 되고 싶습니다!"
<생의 이면> <사랑의 생애>의 작가 이승우가 '주간 문학동네'에 연재한 산문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실로 오랜만에 깊은 사색의 글로 돌아왔다. 책은 총 열두 꼭지로, 각 꼭지에는 다양한 문학 작품들에 대한 작가 이승우만의 감상이 빼곡히 실렸다. 성경에서부터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까지, <오디세이아>에서부터 본인의 작품인 <소설가의 귓속말>까지.
소설가 이승우는 이 책을 통해 책을 읽으며, 또 지으며 느낀 감정들을 마구 풀어놓는다. 그의 그런 행위는 고요하지만 열정적이고, 지극히 사적이지만 또 반대로 매우 적극적인 자기표현이다. 소설가가 자기 방식으로 풀어낸 문학과 삶은 그것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새로운 문학적 세계를 창조하게 한다. 이승우의 세계를 기다려왔던 모든 독자들에게 아주 멋진 경험이 될 책이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계절의 말미에 정유정의 장편소설을 만난다. 시원한 얼음 결정을 손에 쥐는 듯한 푸른 책을 손에 쥐면 우선 독보적인 무게감에 한 번 놀란다. 520쪽 이상 이야기가 질주하는, 요즘 보기 드문 그야말로 '장편'소설. 유빙을 가르는 쇄빙선의 항해처럼, <7년의 밤>, <완전한 행복>의 정유정답게 박력을 실어 세계를 부수고 나아간다.
해상의 롤라, 경주의 삼애원을 교차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해상은 '천국'을 구현하는 기술자이다. 타인의 욕망을 구현해내는 스토리텔러인 그는 자신에게 들어온 기이한 의뢰를 쫓아 경주의 이야기를 듣는다. 꿈이 상영되는 극장인 드림시어터, '롤라'에서 인물은 욕망하는 모든 것을 눈앞에 재생시킬 수 있다. 폭설과 한파와 궁핍과 몰락으로 점철된 극한의 세계를 벗어나 '롤라행 티켓'을 손에 쥔 자들이 상영한 파노라마를 향해 경주는 나아간다.
몸으로 취재하는 작가 정유정은 유빙과 사막, 양 극단을 체험하며 세계의 야성을 소설에 새겨넣었다. 고통 없이 신이 될 수 있을 호모 데우스의 세계에서 인간이 여전히 얼음을 깨부수고 사막을 건널 수 있을지 정유정은 자신의 방식으로 질문한다. 이 소설의 첫문장은 우리에게 도착한 초대장이다.
나는 그 남자의 집에 초대되었다. 주저하지 않고 받아들였다.
(9쪽)
비룡소 2024 황금도깨비상 수상작으로 <언제나 다정 죽집>이 선정되었다. 작가 우신영은 황금도깨비상 외, 제14회 혼불문학상, 제1회 책읽는샤미 어린이 장르문학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다. 제목과 표지에서부터 다정함이 물씬 묻어나는 이번 신작에서 그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함께 오랫동안 운영해온 팥죽집 ‘다정 죽집’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죽집에는 낡고 오래된 도구-가마솥, 사발, 홍두깨, 인두, 주걱-가 있다. 할아버지가 돌봐온 고양이 ‘팥냥이’의 꾹꾹이를 받은 순간부터 도구들은 말을 할 수 있게 된다.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혼자가 된 할머니는 점점 기울어져가는 죽집을 다른 이에게 내어 주기로 하고, 죽집의 도구들은 그런 할머니 곁에서 죽집이 문을 닫지 않도록 함께 힘을 모은다. 팥냥이는 쥐나 생선이 아닌, 도구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팥빵 레시피를 전하는 메신저로 활약하며 보은한다. 그리고 의문의 인물로부터 새벽마다 갓 구운 식빵이 배달되고, 도구들은 합심하여 세상 달콤하고 맛있는 팥빵 만들기에 성공한다.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고양이, 고양이의 꾹꾹이로 입이 트이게 된 도구들, 한 그릇의 팥죽에 두 숟갈을 더해 내어주는 넉넉한 인심의 할머니, 다정 죽집에서 맛있는 팥죽 한 그릇의 기쁨을 누리는 동네 주민들, 그리고 의문의 식빵 배달자. 캐릭터 하나하나 제 개성과 목소리를 내고, 자분자분하게 이어지는 이야기에 비밀스러운 인물과 에피소드가 추가되면서 읽는 재미를 더한다. 다정이 메마른 시대에 달콤함으로 사람 내음으로 마음을 사르르 녹이는 다정한 작품이다.
파다바노 집안에는 애정이 가득했다. 경제적으로 무능하지만 친절하고 선한 남편 찰리와 그런 남편을 사랑하는 로즈, 서로의 절친한 친구이자 한 몸과도 같은 끈끈한 네 자매인 줄리아, 실비, 에멀라인, 세실리아. 그런 가족의 삶에 한 남자가 들어왔다. 태어나고 엿새 만에 누나가 세상을 떠나면서 마음이 망가져 버린 부모로부터 거부당한 채 자라온 윌리엄은 고향에서 벗어나 타지의 대학에 진학하면서 숨 막히는 가정에서 벗어났다. 대학에서 만난 줄리아와 결혼하고 애정과 배려가 넘치는 파다바노 집안의 일원이 된 그는 그곳이 자기가 있어야 할 자리라고 생각했다. 윌리엄과 줄리아뿐만 아니라 그들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다. 각자의 인생이 피하기 힘든 질문을 던져올 때까지는. 지켜야 할 비밀이 생기기 전까지는.
오프라 북클럽 100번째 도서로 선정되어 전미 100만 독자에게 선택받은 화제의 소설. 가족을 둘러싼 30년 간의 사랑과 슬픔, 관용과 화해를 그린 이 소설은 사랑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지, 또한 온전한 자신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인지를 묻는다. 작가는 끈끈한 관계에 깃든 고통과 기쁨, 그리고 삶의 어찌할 수 없는 비애를 부드럽게 직시하면서 인물들 하나하나의 운명에 깊이 공감하게 만든다. 악인도 영웅도 등장하지 않고 자극적인 사건이나 반전도 없지만 각자 운명을 헤쳐 나가는 인물들의 여정을 함께하며 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소설가 김영하는 “사랑하는 모든 이가 지상에서 사라졌을 때 다시 읽게 될 것 같은 소설”이라고 했다.
7만 명의 아침을 바꾼 고명환 신작. 전작 <나는 어떻게 삶의 해답을 찾는가>를 통해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루게 해준 것이 '책'이었다고 말했던 그가 이번 신작 <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에서는 지난 10여 년간 고전에서 얻은 '삶의 지혜'를 말한다.
저자는 삶의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고전에서 찾았다.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같은 인생의 본질적인 물음 앞에서 고전은 그에게 명확한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 인간관계, 행복, 성공 등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고전은 늘 변치 않는 지혜를 제공했고, 이를 통해 그는 삶의 나침반을 손에 쥘 수 있었다. 고전이 지닌 수백 년의 경험과 통찰은 그의 삶을 더욱 밝고 건강한 쪽으로 이끌었으며, 느리지만 확실한 성장의 길을 열어주었다.
이 책은 현대인이 겪는 불안과 두려움을 잠재우고, 자기 자신을 다시 세우는 힘을 부여한다. 저자는 고전에서 발견한 답을 독자들과 나누며, 삶의 방향을 재설정하고 새로운 도전과 행복을 향한 여정을 시작하도록 돕고자 한다. 고전이 전하는 오래된 미래의 지혜는 우리가 마땅히 걸어가야 할 길을 밝혀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바쁜 일상 속에서 잃어버린 자신을 되찾고,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향해 나아가기를 꿈꿔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