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상대의 선택과 임신, 출산의 과정에 유전자가 어떻게 관여하는지에 대한 과학적 설명은 언제 들어도 재미있다. 오로지 마음의 속삭임과 이성의 결정에 따랐다고만 생각한 선택들인데 그 배후엔 항상 마음과 이성을 교묘하게 조종하는 유전자가 있다는 사실, 흥미롭고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런데 유전자의 조종 범위가 실은 사랑과 혐오라는 일차원적 감정의 영역을 넘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까지 닿는다면 어떨까? 지금부터는 조금 심각하고 섬뜩해진다.
이 책은 오래 묵어왔고 여전히 가장 문제인 여러 사회 문제들, 이를테면 불평등한 경제, 혐오 정치, 착취 사회, 능력주의 문화 등을 유전자의 관점으로 살펴본다. 유전자가 인간에게 심은 생존 본능과 번식 본능은 어떻게 사회문제들로 이어지는가? 책은 수많은 최신의 연구들을 바탕으로 민감한 이슈들을 거침없이 정면돌파한다. 저자는 직선적 태도와 흔들림 없는 문체로 과학이 해석하는 사회를 흡입력 있게 들려준다. 이기적 유전자, 그다음의 이야기가 궁금했던 독자들은 이 책에서 바라던 내용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김상욱 교수가 "한마디로 진짜가 나타났다."는 말로 강력 추천했다. - 인문 MD 김경영
추천의 글
“진화론으로 인간을 이야기하는 책은 많다. 하지만 이 책은 모든 민감한 문제를 정면으로 다룰 뿐 아니라 거침없이 돌직구를 날린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사랑과 혐오를 유전자로 설명하는 것은 놀라운 것이 아니지만, 자본주의 경제학을 번식 경쟁으로 해석하고 정치적 진보와 보수를 신경전달물질과 연결 짓는 것은 대단히 흥미로웠다. 저자는 진화론으로 기독교의 성서까지 설명하려는 무리수를 두면서도 전혀 망설이지 않는다. 이 책의 진짜 미덕은 수많은 최신 연구 결과가 두루 인용된다는 것이다. 진화론이 인간에 대해 알려준 것의 최신 버전이라 할 만하다. 재미와 깊이, 독창적인 아이디어, 논란이 될 내용을 모두 갖춘 멋진 책이다. 한마디로 진짜가 나타났다.” - 물리학자 김상욱
'파묘들다'라는 신조어까지 생길 만큼 큰 돌풍을 일으키며 관객들의 폭넓은 사랑을 받은 영화 '파묘'로 단숨에 하나의 브랜드가 된 '장재현 오컬트'를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각본집이 출간되었다. <오컬트 3부작 : 장재현 각본집>은 오컬트 장르 최초로 관객 수 1천만 명을 돌파하며 대중의 호응을 끌어낸 '파묘'를 비롯해, 신 앞에 선 나약한 인간의 슬픔을 그린 2019년 작 '사바하', 한국형 가톨릭 엑소시즘으로 꼽히는 2015년 작 '검은 사제들'의 각본을 담았다.
혼령, 정령, 종교, 퇴마, 무속 등 실체 없는 현상에 끊임없는 상상과 정의를 써 내려간 세 작품은 무언가 간절하게 바라는 사람들의 불안과 두려움, 상처를 선명히 보여준다. 직접 각본을 집필하기로 유명한 장재현 감독은 이 각본집을 통해 본인의 세계관을 한눈에 보여주며, 인간의 본성부터 역사적 담론까지 독자로 하여금 다시 한번 곱씹도록 한다. 이미 영화의 매료된 이들에게 영화에서 볼 수 없던 대사와 지문을 만나는 재미와 숨은 의미를 하나하나를 간직할 수 있는 선물이 될 것이다.
- 예술 MD 권윤경
이 책의 한 문장
첩장 이야기를 들었다. 처음 관을 꺼내어 화장을 마치고 일을 마무리하려는 순간, 우연히 그 밑에서 다시 발견된 또 다른 관의 이야기를.
그래서 이 영화도 이야기를 첩장시켜야만 했다. 처음의 일이 다 끝났을 무렵, 우연히 다시 시작되는 두 번째 일. 마치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은 것처럼… 이 이야기도 그렇게 두 개로 끊어야만 했다. 하지만 그것은 친일파와 일본의 군국주의를 파헤쳐가는 시간의 연속성이 있기에 가능할 수 있었다.
_ <파묘> ‘감독의 말’ 중에서
1974년부터 2024년까지 500권의 시집을 출간한 창비시선이 새로운 50년을 기대하게 하는 501번 시집을 출간했다. <접시꽃 당신> 등의 밀리언셀러 시집으로 꽃 핀 자리에 놓인 마음을 노래하던 서정시인은 현실정치를 경험하며 날 선 분노의 말을 보았다. 8년 전 <사월 바다>를 바라본 자리에서 겨우 한 걸음을 옮겨 시인은 정오에서 가장 먼 시간으로 현재를 인식한다.
내 안의 어두운 나를 차분히 응시하게 하여주소서 <정오에서 가장 먼 시간> 부분
'정오는 밝고 환한 시간입니다. 생명을 가진 것들이 가장 왕성하게 살아 움직이는 시간입니다.' 시인이 이야기하는 정오에서 지금은 먼데, 이 어둠은 밖이 아닌 내 안에 있다. 베스트셀러의 제목은 대개 그 시대를 이야기하는 법.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2007)라는 도종환의 다감한 위로가 필요한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2022)라는 깨달음에 독자가 고개를 끄덕이는 시대다. 너를 증오하고 배척하는 내 마음의 어두움을 응시하며, 가장 가파른 곳에서 시작한다.
'가장 가파른 곳에 서서 / 나의 나머지 샘과 바꾸어야 할 것이 / 무엇인지를 아는 것'(<늦게 핀 꽃도 아름답다> 부분)
- 소설 MD 김효선
이 책의 한 문장
알베르 까뮈는 정오를 균형 잡힌 시간이라 했습니다. 지금 우리의 내면은 균형이 깨진 채 극단으로 가 있습니다. 세상도 극단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우리의 내면이 외화된 게 세상이라고 한다면 어둡고, 거칠고, 사나운 세상은 우리가 만든 것입니다.
서울에서도 핫하다는 곳에 살다가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를 온 후 가장 놀란 점이 있다. 전에 살던 곳은 20-30대들의 모습을 많이 보았다면 지금 사는 곳에선 유아차와 씽씽이를 훨씬 더 많이 본다. 그제야 아주 오랜만에 미디어 속의 어린이가 아닌 실제 어린이를 만날 수 있었다. 저출생이니 인구 절벽이니 인구 문제는 들끓고 있지만 도시에 어딘가에는 분명 어린이가 살고 있다. 크고 작은 도시에 사는 어린이들은 어떤 유년을 보내고 있을까?
대한민국 인성교육 대상,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감사상, 청소년 육성 대통령상 수상 등 어마어마한 경력을 가진 저자는 도시에서 양육을 한다는 것의 의미와 한국에서 어린이를 한 명의 성숙한 시민으로 키워내기 위해 양육자가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준다. 양육은 부모로 일컬어지는 양육자 만의 일이 아니라 교사, 학생의 교육 3주체를 넘어 아이들을 만나는 모든 사람들로까지 확대한다. 특히나 학생 스스로가 자신은 돌봄을 받는 타자의 대상이 아닌 스스로를 돌볼 줄 아는 주체성이 있음을 인지시키는 부분은 시민으로 성장할 때 반드시 필요한 점이다. 나아가 자녀가 없고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더라도 "어린이를 부족하고, 불편한 존재"(p.14)로 여겨서는 안 될 것이다. 저자는 5%의 작은 변화로도 많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거라 말한다. 그 방법들을 담은 이 책이 이 사회에서, 이 도시에서 고군분투할 모든 양육자들에게 작은 숨구멍이 되어주지 않을까.
- 좋은부모 MD 임이지
책 속에서
아이는 자신이 생활하는 공간 속에서 소비자로 자라고 있을까, 시민으로 자라고 있을까? 환대 없이 우리는 한 사회와 연결된 사람을 키울 수 없다. 도시에 사는 어른이 아이를 이유 없이 환대로 맞이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p.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