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던 여자는 자신의 은밀하고 비밀스러운 의문에 답을 구하기 위해 도시로 떠났다가 위험에 처한다. 세기가 바뀌기 바로 전 날 만나자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갔던 여자는 만나게 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사람을 만난다. 아일랜드 농부의 고통받던 아내가 잔혹할 만큼 지배적이었던 남편에게 마침내 반항한다. 이야기 속 여성들에게는 불행이 찾아온다. 머리가 하얗게 변하고, 원치 않은 임신을 하거나 미쳐버린다. 차가운 세계이자 유독한 남성성이 지배하는 세계. 20대 젊은 작가 클레어 키건은 분노와 결의에 찬 채로 언어로써 그것을 날카롭게 깎고, 눈이 시리게 벼려냈다.
2024년 국내에 처음 소개된 이래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클레어 키건의 국내 다섯 번째 번역작이자 데뷔작. 이로써 27년 동안 활동해 오며 출간한 다섯 권의 책이 모두 완간되었다. 키건은 이 책으로 루니 아일랜드 문학상, 마틴 힐리 상, 프랜시스 맥마너스 상, 윌리엄 트레버 상 등 4개의 문학상을 수상하며 아일랜드 문학계에서는 하나의 사건으로서 화려하게 등장했다. 작가의 데뷔작을 가장 마지막에 마주하게 된 국내 독자라면 이미 먼저 만나보았던 후기작들과 비교하며 26년 전 이미 예고된 작가의 천재성을 발견하고 아름다운 원석을 들여다보는 듯한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