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와 삼체 세계 사이의 전쟁에서 삼체 세계의 포로이자 전쟁의 최전선이었던 원톈밍. 지구와 삼체 세계가 멸망하고 외딴 소행성에서 긴 망명 생활을 한 끝에 노쇠해진 그는 죽음의 순간에 이르러 예상치 못한 임무를 부여받고 회생한다. 스스로를 ‘주재자’라 부르는 우주 10차원의 전지전능한 힘이 그에게 자신의 적인 ‘매복자’와 싸우도록 종용한 것이다. 하지만 윈톈밍은 또다시 누군가의 꼭두각시가 되기를 거부하고 인류의 미래를 구원하기 위한 자신만의 계획을, 납작해진 우주의 차원을 되돌려 멸망한 지구 성계를 회복하기 위한 우주 역사상 전례 없는 모험이자 도박을 시작한다.
소설은 윈톈밍이 사실상 유일한 인류로서 참전한 전쟁을 통해 태초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우주의 차원 전쟁이 남긴 잔해와 신비롭고도 잔혹한 존재론적 의미를 그려 나간다. 우주의 차원 전쟁에 얽힌 비밀은 바로 ‘시간’이다. 저차원 우주에서 결국 소멸하더라도 ‘흘러가는 시간’과 흥망성쇠를 경험하려는 자와, 시간 개념이 부재하더라도 모든 지능체가 합일되는 이상적 사고체계의 10차원 우주에서 영원불멸을 누리려는 자 사이의 전쟁 속에서 영겁의 세월을 견뎌 맞이하는 결말은 무엇일까. 작가는 작품이 거둔 성공에 대하여 ‘파리도 천리마의 꼬리에 붙으면 천릿길을 갈 수 있다’며 겸양을 보이지만, 이는 원작에 대한 무한한 존중과 사랑의 표현으로 이해해야 마땅하다. 바오수는 이 소설을 통해 <삼체>의 이야기를 우리 우주의 창조 신화 만들며 완벽한 원작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헌사를 보내는데, 청신에게 별을, 우주를, 세계를 선물한 원톈밍을 떠올리게 한다. <삼체> 시리즈의 팬이라면 놓쳐서는 안 될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