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막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을 무렵 서점에서 사 보았다. 이 책은 앞으로의 독서와 직업 생활뿐만 아니라 세상을 보는 눈을 새롭게 뜰 수 있는 시야를 갖출 수 있게 해 주었다. 이방인과 소수자라는 형상에 대한 감수성이 몸으로 전달되어 들어왔고, 이 형상은 21세기를 대표하는 키워드로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화두로 남을 것이다. 이후 편집자로서 원고를 볼 때 나침반이 되어 준 책. 서경식의 여러 저서 중에서도 가장 완결성과 예술성이 뛰어난 저작으로 주저 없이 꼽을 수 있는 21세기 최고의 책.
장원
나는 반드시 서경식(1951~2023)의 책을 여기에 포함시키겠다는 불순한 목적으로 목록을 작성한 것이나 다름없다. 마음 같아선 역시 2006년에 나온 『시대의 증언자 쁘리모 레비를 찾아서』창비)도 넣고 싶었다. 사실 그의 어떤 책이라도 무관하다. 재일조선인으로서 분열된 역사와 언어의 구속 속에 살았던 그가 우리 독자들에게 던진 주제는 – 디아스포라, 경계(인), 역사와 개인(의 삶), 공동체와 이방인, 예술의 힘, 언어의 한계를 넘어서는 대화 – 어째 갈수록 더 현재성을 띠는 듯하다. 프리모 레비의 책들이 한국어로 번역된 것도 거지반 그의 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