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 4차 대유행과 함께 학교가 또 문을 닫았다. 새학기가 찾아와도 친구를 만나러 학교로 갈 수 없는 이 계절, 최의택의 이야기를 독자에게 소개한다. 선천성 근위축증으로 고등학교를 중퇴한 작가가, 계속해서 글을 쓰며, SF라는 문법을 만나 설계해 낸 학교 이야기. '학당'이라는 가상현실 교육 시스템을 배경으로 존재하면서도 존재하지 않는, 소외된 존재들을 위해 세상에 질문을 던진다. 왜 우리가 유령이어야 하죠?
존재할 수도 있고,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는 '슈뢰딩거의 고양이'처럼, 아이들은 존재할 수도,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절대 유령 같은 게 아니다." (17쪽) '유령'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이야기는 청소년 범죄소설의 외피를 쓰고 경쾌하게 나아간다. 광화문의 이순신 동상, 도서관인 홍문관의 소설과 비소설 서가 경계 어디쯤, 운동장으로 쓰이는 '육조거리' 같은 설정들이 게임 시나리오 같은 소설의 전개와 만나면 '어딘가 SF스러운 멋짐이 폭발'(39쪽)한다.
한국 최초의 장편 SF <완전사회>를 쓴 문윤성 작가를 기리며, 심사위원 김초엽, 민규동, 이다혜가 만장일치로 선정한, 제1회 문윤성 SF 문학상 대상 수상작. 김초엽 작가는 '멋진 동료 작가를 만나게 되어서 기쁘다.'고 말하며 최의택 작가를 응원했다. 그 응원이 독자와 맞닿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