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리의 하루는 '최애' 아이돌 마사키를 중심으로 흐른다. "자고 일어나기만 해도 침대 시트에 주름이 잡히듯 살아만 있어도 주름처럼 여파가 밀려"오는 구깃구깃한 일상에서 '덕질'은 유일하고 절대적인 도피처다. 시간 낭비라거나 그런 일방적인 관계는 '건강하지 않다'는 주변인들의 지적은 단호히 거부한다.
"포기하고 놓아버린 무언가, 평소에는 생활을 위해 내버려둔 무언가, 눌려 찌부러진 무언가를 최애가 끄집어낸다. 그래서 최애를 해석하고 최애를 알려고 했다. 그 존재를 생생하게 느낌으로써 나는 나 자신의 존재를 느끼려고 했다."
무언가를 아무 대가 없이 그저 애정하고 응원하는 마음. 오로지 그 존재 자체로 위로받으며 살아내는 마음에 누가 감히 손가락질하며 간섭할 수 있을까. 책 속의 '최애'는 우리 모두에게, 그것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저마다의 무엇으로 치환된다. 애착하지 않으면 버텨낼 수 없는 삶의 시간에 대하여. 19세에 등단해 21세에 발표한 두 번째 소설로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작가 우사미 린이 '지금, 여기'의 소설을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