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노동자,생존자,유머리스트,예술가 '이반지하'"
이반지하는 누구인가. "단호하다. 거침없다. 말도 안 되는데 말이 된다. 계산 없이 계산되어 있는 쇼를 만든다. 존재하기도 하고 존재하지 않기도 한다. 간단명료하게 정의되지 않는다." 작가 스스로 '이반지하'를 이렇게 정의 내린다. 강렬한 표지와 제목으로 일단 시선을 사로잡는 이반지하의 첫 책을 읽고 나면 그를 어떤 하나의 존재로 정의할 수 없다는 것에 깊이 동감할 것이다.
퀴어, 노동자, 생존자, 유머리스트, 예술가 총 다섯 가지 파트로 구성된 이 책은 '이반지하'에 관한, 그가 경험해온 세계에 관한 진솔한 기록이다. 깊은 고통과 절망의 시간을 지나 유니크한 예술 세계를 이룩한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서사를 거침없는 문장으로 시원하게 펼쳐 보인다. 시종일관 특유의 유머 감각을 장착하여 슬퍼하거나 좌절할 틈을 주지 않는다. 특히, 각 글의 말미에 실린 촌철살인의 '이반지하의 말'은 놓치거나 잊고 사는 감각을 확실하게 깨워준다. "뭘 하든 좋은 방법은 없으니까요 마음대로 사시면 돼요."
- 에세이 MD 송진경 (2021.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