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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시작된 젊은작가상이 10회를 맞아 어김없이 봄을 연다. 그동안 김애란, 황정은 등 이미 독자의 지지를 받던 작가부터 수상 전까지 아직 단행본을 출간하기 전이었던 손보미, 정지돈 등의 작가를 독자와 연결하는 일을 맡았던 젊은작가상이 올해는 박상영 작가를 소개한다.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라는 첫 소설집의 반짝임으로 인상적인 시작을 알린 소설가 박상영이 <우럭 한 점 우주의 맛>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삼십 대, 작가가 된 나에게 이십 대에 만났던 '형'에게 당시의 내가 투척했던 연애 편지에 가까운 일기가 (교정이 된 채) 돌아온다. 엄마의 암 역시 재발했다. 이십 대였던 나를 지배하던 두 가지, 형과의 연애(의 실패)와 엄마의 암 투병 역시 내게 돌아왔고, 이야기는 이 두 사건을 축으로 필연적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지나간 시간들을 들여다 본다. "그럼 오늘부터 저를 우럭이라고 부르세요. 쫄깃하게." 라고 눙치는 '나'에게 "아니요, 광어라고 부르겠습니다. 속이 다 보이거든요." 라고 대답하던 그 시절의 '형'의 비대칭적인 연애. 이성애자 커플을 대상으로 커플 매니저 일을 했던 사십년 차 기독교인 엄마가 그 연애와 그런 나를 받아들일 수 없음을 알고 있던 그때의 내가 그 자리에 있다. 그리고 지금의 나. " 그가 나의 가장 뜨거운 조각들을 가져가버렸다는 사실을, 그로 말미암아 내 어떤 부분이 통째로 바뀌어버렸다는 것을" 이미 알아버린 사람이, 엄마에게 "단 한 번이라도 내게 사과를 해줬으면 좋겠어."라고 아직도 말할 수 없는 사람이, 지금까지도 실패해왔고, 앞으로도 실패를 쌓아갈 내가 나의 이야기를 기록한다. 재치있고 정직한 눈으로 자기 자신을 응시하는 그 용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넌 참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사네"라고 말한 친구. "누나, 그렇게 살지 마세요."라고 말한 오래 알던 후배의 말을 오래 곱씹는 이주란의 <넌 쉽게 말했지만>. 남들은 다 견딜 수 있었던 일을 나는 견딜 수 없어서 끝내 생활이 파괴된 이가 수수한 생활을 되찾기 위해 보내는 나날의 무덤덤함에 마음이 쓰인다. 외로운 외국생활 중 한때 나를 견디게 한 '언니'에게 끝내 상처가 될 줄 알면서 던진 마지막 말. 백수린의 <시간의 궤적> 속에서 언니의 '억지로 웃으려고 하지만 끝내 물에 녹아내리는 물감처럼 한없이 희미해지던 눈빛' 같은 감정에 대한 묘사도 오래 기억될 것이다. 앞으로의 10년을 함께 할 젊은 작가들이 펼치는 다채로운 소설의 향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