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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당황했다. 독자가 점차 줄어든다더니 정말 사라져버린 걸까 싶어서다. 그런데 정말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과연 우리 시대에 독자로부터 공통의 메타포를 찾아낼 수 있을까. 이런 의문을 갖고 앞선 시대를 돌아보면, 여행자, 은둔자, 책벌레로 여겨졌던 ‘은유로서의 독자’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물론 모두의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를 독서하는 피조물이라 부르는 알베르트 망구엘의 눈에 비친 독자의 이야기를 통해서, 비로소 우리는 한때의 독자를 만날 수 있다.
알베르트 망구엘은 전작 <독서의 역사>에서 독서 행위에 주목하며 책에 대한 인류의 갈망을 그려냈는데, 이번 책에서는 책을 읽는 사람, 독자에 주목하여 자신의 독서 이력을 뒤지며 재구성한다. 그렇게 드러난 독자의 모습은 여행자, 은둔자, 책벌레다. 책을 세계로 이해하고 그 속을 거니는 여행자, 그와는 반대로 좁은 탑에 숨어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은둔자, 마지막으로 책을 먹어 치우듯 읽어내는 책벌레다. 이 셋 중에 자신의 모습이 없다면, 다행이다. 바로 이 책이 찾아헤맨 오늘날 '은유로서의 독자'가 당신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멸종하기 전에 만나서 반갑고 기쁘다. 이제 종족 보전을 위해 더 열심히 책을 읽을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