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디 무어와 루이스 워터스는 콜로라도의 작은 마을에서 함께 오래 살아 온 이웃이다. 그들은 각자 아내와, 남편과 사별해 홀로 산다. 어느 날 애디는 루이스를 찾아가 평소에 생각했던 바를 말한다. 밤을 함께 보내자고. 연애를 하자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어둡고 고독한 밤을 함께 보내며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하며 곁에 사람을 두고 잠들자고. 그들은 그렇게 하기로 한다.
<밤에 우리 영혼은>의 문장은 간결하다. 일어나는 사건들도 대개 작고 소박한 것들이다. 레이먼드 카버를 떠올릴 수도 있지만, 켄트 하루프는 평범한 인생들 속에서 번뜩이는 균열의 순간들을 포착하기보다는 계속적으로 흘러가는 인생의 흐름을 관찰하는 데 더 관심이 있다. 여러 에피소드로 나뉘어진 이 소설은 그래서 (때로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기도 하는) 에피소드들 사이의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다고 독자가 특별히 머리를 굴릴 필요는 없다. 이야기의 틀은 확고하지만 부드럽게 제시되며, 독자는 그 바람에 몸을 맡기고 두 주인공의 삶을 뒤따라가면 된다. 이들, 그러니까 소설가와 두 주인공은 비장하지도 단호하지도 않으며 우울해하지도 겁먹지도 않는다. 그들은 매일밤 지나간 삶의 많은 부분들을 회고하지만 거기에 젖어들지도 않는다. 지나간 삶은 매일 다가오는 그날의 밤을 지탱하기 위해 필요한 양식일 뿐이다. 애디와 루이스와 켄트 하루프가 흘러가는 시간에 보조를 맞추는 모습은 그 담담함으로 인해 작고 경건한 종류의 감흥을 안겨준다. 가능한 어둡고 조용한 곳에서 읽기를 권한다.